얼마 전 국제기구에 근무 중인 방통위 소속 공무원의 갑작스런 죽음이 언론에 보도돼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에 휩싸인 바 있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파견 근무 중이던 방통위 김기권 국장이 연이은 장기 해외출장과 과로로 별세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지난 2010년부터 ITU 개발도상국 지원 부서에서 일해 왔는데, 최근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를 순회하며 ICT 자문을 한 직후 그렇게 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과거 같은 부처에서 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로서 애달픈 마음을 이루 표현할 길이 없지만, 국가적으로도 참으로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생각에 아쉽기만 하다. ICT분야 전문가로서 온화하면서도 일에 몰두하는 집념과 성실성이 남다른 공직자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 국장은 왜 머나먼 타국, 그것도 열악한 개도국만을 찾아다니며 ICT 자문 같은 어려운 일을 했을까.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김 국장이 근무하던 ITU는 150여 년 전인 1865년 설립된 UN 전문기구로서 정보통신분야 최대의 국제기구이다. 정보통신에 관한 가장 상위의 정책을 결정하는데, 특히 국가 간 전파간섭 방지를 위한 무선주파수 대역 할당과 국제 전파규칙 관리, 개도국 정보통신 발전을 위한 지원, 범세계적인 전기통신 표준화 촉진 등이 주요 업무이다.
김 국장은 개도국 정보통신 발전을 위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의 ICT 발전 경험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ITU의 정신을 구현하면서 한편으로는 개도국에 한국의 ICT를 알려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간접 지원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ICT 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에 알리는 산파역할을 하며, 보이지 않는 경제외교관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전파방송 관련 산업 단체인 한국전파진흥협회는 T-DMB시스템 및 단말기, 디지털방송 관련 장비, 3D 콘텐츠 등 경쟁력 있는 국산 방송통신제품의 해외진출을 추진하면서 김 국장의 조언을 기대하던 터라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ITU는 세계의 무선주파수 대역을 최종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 각 국은 저마다 자국에 유리하게 주파수 대역이 결정되도록 하기 위해 거의 `전쟁' 수준의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 한국전파진흥협회도 이러한 `전쟁' 수행을 민간부문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마침 4년마다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가 2014년 부산에서 열린다. 지난 1994년 일본이 아시아 최초로 이 회의를 유치했을 때 그렇게 부러웠는데, 이제 우리도 당당히 이런 행사를 열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ITU 전권회의는 대내외적으로 국내 최첨단 ICT 수준을 세계에 알리고,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국내 ICT 민간 업체, 전문가들의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ITU 전권회의는 워낙 크고 중요한 행사라 앞으로 남은 2년 남짓한 기간이 결코 충분한 것은 아니다. 세계 190여 개 국가의 정보통신 장관급을 비롯해 수 천 명의 관계자들이 부산으로 몰려들 것이다. 정부에서도 전담부서를 만들고 유관기관으로 지원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니 다행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이 행사를 단순한 회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보통신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치밀한 준비와 진행은 물론이거니와 온 국민의 관심과 협조가 중요할 것이다. 김 국장의 헌신이 2014년 부산 ITU 전권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국 ICT 발전으로 열매 맺기를 기원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차양신 한국전파진흥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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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파견 근무 중이던 방통위 김기권 국장이 연이은 장기 해외출장과 과로로 별세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지난 2010년부터 ITU 개발도상국 지원 부서에서 일해 왔는데, 최근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를 순회하며 ICT 자문을 한 직후 그렇게 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과거 같은 부처에서 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로서 애달픈 마음을 이루 표현할 길이 없지만, 국가적으로도 참으로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생각에 아쉽기만 하다. ICT분야 전문가로서 온화하면서도 일에 몰두하는 집념과 성실성이 남다른 공직자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 국장은 왜 머나먼 타국, 그것도 열악한 개도국만을 찾아다니며 ICT 자문 같은 어려운 일을 했을까.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김 국장이 근무하던 ITU는 150여 년 전인 1865년 설립된 UN 전문기구로서 정보통신분야 최대의 국제기구이다. 정보통신에 관한 가장 상위의 정책을 결정하는데, 특히 국가 간 전파간섭 방지를 위한 무선주파수 대역 할당과 국제 전파규칙 관리, 개도국 정보통신 발전을 위한 지원, 범세계적인 전기통신 표준화 촉진 등이 주요 업무이다.
김 국장은 개도국 정보통신 발전을 위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의 ICT 발전 경험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ITU의 정신을 구현하면서 한편으로는 개도국에 한국의 ICT를 알려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간접 지원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ICT 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에 알리는 산파역할을 하며, 보이지 않는 경제외교관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전파방송 관련 산업 단체인 한국전파진흥협회는 T-DMB시스템 및 단말기, 디지털방송 관련 장비, 3D 콘텐츠 등 경쟁력 있는 국산 방송통신제품의 해외진출을 추진하면서 김 국장의 조언을 기대하던 터라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ITU는 세계의 무선주파수 대역을 최종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 각 국은 저마다 자국에 유리하게 주파수 대역이 결정되도록 하기 위해 거의 `전쟁' 수준의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 한국전파진흥협회도 이러한 `전쟁' 수행을 민간부문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마침 4년마다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가 2014년 부산에서 열린다. 지난 1994년 일본이 아시아 최초로 이 회의를 유치했을 때 그렇게 부러웠는데, 이제 우리도 당당히 이런 행사를 열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ITU 전권회의는 대내외적으로 국내 최첨단 ICT 수준을 세계에 알리고,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국내 ICT 민간 업체, 전문가들의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ITU 전권회의는 워낙 크고 중요한 행사라 앞으로 남은 2년 남짓한 기간이 결코 충분한 것은 아니다. 세계 190여 개 국가의 정보통신 장관급을 비롯해 수 천 명의 관계자들이 부산으로 몰려들 것이다. 정부에서도 전담부서를 만들고 유관기관으로 지원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니 다행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이 행사를 단순한 회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보통신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치밀한 준비와 진행은 물론이거니와 온 국민의 관심과 협조가 중요할 것이다. 김 국장의 헌신이 2014년 부산 ITU 전권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국 ICT 발전으로 열매 맺기를 기원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차양신 한국전파진흥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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