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요금 인하 산업 생태계 해쳐" 우려 목소리
전체 소비지출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은 하락
소액 결제ㆍ콘텐츠 비용도 늘어…요금 재정립 필요
전체 소비지출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은 하락
소액 결제ㆍ콘텐츠 비용도 늘어…요금 재정립 필요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9년 11월 아이폰이 국내 도입된 후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빠르게 증가해 현재는 5000만 이동전화 가입자의 2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때문에 가계 통신비 부담이 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급기야 정부와 정치권은 물가안정을 위해 통신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압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제적인 통신 요금 인하가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지털타임스는 5회에 걸쳐 현재 통신 요금 인하 논란의 주요 내용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통신요금의 오해와 진실
(1) 통신비 개념 바뀔 때 됐다
#서울 신림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씨(30)는 1년전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꾼 후 생활이 달라졌다. 아침에 스마트폰 알람 소리로 잠을 깬 박씨는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요 뉴스를 검색한다. 요즘 스마트폰은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음악도 같이 들을 수 있다. 예전에는 회사에 도착해야 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회사 메일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도 늘었다.
점심에 거래처 사람을 만나고 돌아온 후에는 스마트폰의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받은 명함을 바로 스마트폰 주소록에 입력시켰다. 스마트폰 주소록과 포털의 주소록을 동기화하니 PC에 따로 저장할 필요도 없어졌다. 오후가 되자 여자친구로부터 저녁에 영화를 보자는 제안이 왔다. 바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제공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 최근 인기 영화를 예매했다. 박씨는 4만5000원짜리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과거 일반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편리성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통신요금 인하 검토 발언 이후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신 요금 인하 방안을 논의중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요금 인하를 주문하기도 했다. 앞서 방통위는 스마트폰의 무료 음성을 20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정치권도 나서서 통신 요금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 심재철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스마트폰 요금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정부 및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주로 통계청의 통계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통신 서비스 지출은 13만6682원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조사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통신서비스 지출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004년 4.3%를 기록한 이후 2005년 0.4%, 2006년 0.8%, 2007년 2.9%, 2008년 1.9%, 2009년 -0.7% 등으로 안정됐으나 지난해는 요금인하에도 지출이 늘어 가계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초당 요금제 도입에 따라 이동전화통화료는 인하됐으나 스마트폰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월 4만5000원 이상(부가세 제외) 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발표 자료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선, 통신비는 절대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계 소비지출중 통신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체 가계 소비 지출중 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6.6%에서 2006년과 2007년에는 6.4%, 2008년에는 6.2%로 줄었다. 또, 2009년에는 6.1%였다가 2010년에는 6.0%까지 낮아졌다.
특히, 그동안 통신업계와 정부의 지속적인 통신비 인하 노력으로 인해 통신비는 소비자물가 지수중 유일하게 하락한 항목이다. 통신 물가는 2005년을 기준(100)으로 할 때 2006년 98.7, 2007년 96.7, 2008년 95.3, 2009년 95.2, 2010년 94.3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에 반해 교통은 2006년 104.6, 2007년 108.4, 2008년 111.9, 2009년 113.7, 2010년 119.3으로 크게 올랐다. 이밖에 식료품, 주류/담배, 의복/신발, 수도, 교육 등 전품목이 2005년 비해 증가했다.
지난 2010년에는 초단위 과금제 도입, 무선데이터 요금 인하 등으로 통신료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현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 요금 인하가 추진됐으며 그 결과 통신 요금 수준은 2007년 대비 15.23%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통신 업계는 가입비 인하, 초단위 과금방식 도입, 소량 가입자를 위한 선불 요금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늘면서 통신 사업자가 가입자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선 데이터가 크게 낮아진 점은 주목할만하다. 과거에는 0.5KB당 1.5원이던 무선 데이터 요율은 0.25원으로 낮아지면서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통신비가 지속적으로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통신 지출규모가 증가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단말기 할부 대금이 늘어난 데다 통신 이용량 자체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휴대푠 구입 가격이 약정 요금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가계 동향 조사에서는 통신 기기의 비중이 줄고 통신 서비스 요금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소비자의 단말기 평균 규입 가격은 2008년 9만8000원에서 2009년 10만5000원, 2010년 12만3000원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 가계 동향 조사에서 통신기기 비용은 2005년 7288원에서 2010년 1564원으로 80%나 하락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에는 단말기 대금이 편입돼 이동전화 요금이 과다하게 부풀려졌다는 분석도 있다.
또, 우리나라는 대표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다. 한국의 2009년 월평균통화량(MOU)는 311분으로 OECD 평균(208분)보다 1.5배 많으며, 착신과금 국가를 제외할 경우에는 1.8배 높다. 통신비가 내렸으나 통신 이용량 자체가 늘면 전체적인 통신비 지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소액 결제가 늘어나면서 휴대폰 고지서에 통신비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도 무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 요금 인하를 논의하기에 앞서 통신 요금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휴대전화의 개념이 복합문화 기기로 변하고 있는 만큼 통신요금에 대한 개념도 재정립돼야 한다"며 "통계청과 협의해 가계 통신비 항목을 문화비용으로 재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통신 요금 고지서에는 통신 요금이외에도 단말기 보조금 할부금액, 소액결제 금액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통신 요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팀장=최경섭차장 kschoi@
강희종기자 mindle@
박지성 기자 jspar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통신요금의 오해와 진실
(1) 통신비 개념 바뀔 때 됐다
#서울 신림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씨(30)는 1년전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꾼 후 생활이 달라졌다. 아침에 스마트폰 알람 소리로 잠을 깬 박씨는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요 뉴스를 검색한다. 요즘 스마트폰은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음악도 같이 들을 수 있다. 예전에는 회사에 도착해야 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회사 메일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도 늘었다.
점심에 거래처 사람을 만나고 돌아온 후에는 스마트폰의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받은 명함을 바로 스마트폰 주소록에 입력시켰다. 스마트폰 주소록과 포털의 주소록을 동기화하니 PC에 따로 저장할 필요도 없어졌다. 오후가 되자 여자친구로부터 저녁에 영화를 보자는 제안이 왔다. 바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제공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 최근 인기 영화를 예매했다. 박씨는 4만5000원짜리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과거 일반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편리성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통신요금 인하 검토 발언 이후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신 요금 인하 방안을 논의중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요금 인하를 주문하기도 했다. 앞서 방통위는 스마트폰의 무료 음성을 20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정치권도 나서서 통신 요금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 심재철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스마트폰 요금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정부 및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주로 통계청의 통계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통신 서비스 지출은 13만6682원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조사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통신서비스 지출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004년 4.3%를 기록한 이후 2005년 0.4%, 2006년 0.8%, 2007년 2.9%, 2008년 1.9%, 2009년 -0.7% 등으로 안정됐으나 지난해는 요금인하에도 지출이 늘어 가계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초당 요금제 도입에 따라 이동전화통화료는 인하됐으나 스마트폰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월 4만5000원 이상(부가세 제외) 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발표 자료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선, 통신비는 절대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계 소비지출중 통신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체 가계 소비 지출중 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6.6%에서 2006년과 2007년에는 6.4%, 2008년에는 6.2%로 줄었다. 또, 2009년에는 6.1%였다가 2010년에는 6.0%까지 낮아졌다.
특히, 그동안 통신업계와 정부의 지속적인 통신비 인하 노력으로 인해 통신비는 소비자물가 지수중 유일하게 하락한 항목이다. 통신 물가는 2005년을 기준(100)으로 할 때 2006년 98.7, 2007년 96.7, 2008년 95.3, 2009년 95.2, 2010년 94.3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에 반해 교통은 2006년 104.6, 2007년 108.4, 2008년 111.9, 2009년 113.7, 2010년 119.3으로 크게 올랐다. 이밖에 식료품, 주류/담배, 의복/신발, 수도, 교육 등 전품목이 2005년 비해 증가했다.
지난 2010년에는 초단위 과금제 도입, 무선데이터 요금 인하 등으로 통신료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현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 요금 인하가 추진됐으며 그 결과 통신 요금 수준은 2007년 대비 15.23%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통신 업계는 가입비 인하, 초단위 과금방식 도입, 소량 가입자를 위한 선불 요금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늘면서 통신 사업자가 가입자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선 데이터가 크게 낮아진 점은 주목할만하다. 과거에는 0.5KB당 1.5원이던 무선 데이터 요율은 0.25원으로 낮아지면서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통신비가 지속적으로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통신 지출규모가 증가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단말기 할부 대금이 늘어난 데다 통신 이용량 자체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휴대푠 구입 가격이 약정 요금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가계 동향 조사에서는 통신 기기의 비중이 줄고 통신 서비스 요금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소비자의 단말기 평균 규입 가격은 2008년 9만8000원에서 2009년 10만5000원, 2010년 12만3000원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 가계 동향 조사에서 통신기기 비용은 2005년 7288원에서 2010년 1564원으로 80%나 하락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에는 단말기 대금이 편입돼 이동전화 요금이 과다하게 부풀려졌다는 분석도 있다.
또, 우리나라는 대표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다. 한국의 2009년 월평균통화량(MOU)는 311분으로 OECD 평균(208분)보다 1.5배 많으며, 착신과금 국가를 제외할 경우에는 1.8배 높다. 통신비가 내렸으나 통신 이용량 자체가 늘면 전체적인 통신비 지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소액 결제가 늘어나면서 휴대폰 고지서에 통신비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도 무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 요금 인하를 논의하기에 앞서 통신 요금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휴대전화의 개념이 복합문화 기기로 변하고 있는 만큼 통신요금에 대한 개념도 재정립돼야 한다"며 "통계청과 협의해 가계 통신비 항목을 문화비용으로 재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통신 요금 고지서에는 통신 요금이외에도 단말기 보조금 할부금액, 소액결제 금액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통신 요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팀장=최경섭차장 kschoi@
강희종기자 mindle@
박지성 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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