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ㆍ개발환경 개선 등 도입 필요성 공감"
■ 소프트웨어 선진화 과제 - 좌담회 (1)
프로젝트 초기부터 명확한 요구사항 수립 필요
정부차원 공동개발센터ㆍPMO설치 제도화 검토
낮은 수익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서비스 시장의 개선을 위해 원격지 개발 제도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본지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원격지개발 결산 좌담회에서 정부, 업계, 학계 관계자들은 원격지 개발의 적용이 확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를 기반으로 원격지 개발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과제들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공공기관부터 원격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격지 개발 도입을 위한 사전요건으로 새로운 개발 방식들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는 최근 본지가 IT서비스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원격지 개발 도입 필요성과 제도적인 개선 방안 마련, 발주기관과 수주기업의 노력 등에 대해 3회 연속으로 게재한 기획기사의 결산 형태로 이뤄졌다.
◇참석자
김성근 중앙대학교 교수
오석균 현대정보기술 상무
이지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
이학규 삼성SDS 상무
정대진 지식경제부 SW정책과장
(이상 가나다 순)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IT정보화부 부장(사회)
△사회=그동안 IT시스템 개발을 선진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이같은 개선사항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원격지 개발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원격지 개발은 발주업체 내 또는 인근의 사무실에서 개발하는 현재의 관행을 탈피해 시스템 개발에 유리한 곳에서 개발하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이같은 용어를 써야 하는 현실 자체가 좀 비정상적이라는 생각도 드는 데 우선적으로 원격지 개발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부터 한번 짚어보자.
△이지운 전무=3년 전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서 IT기업 100명을 대상으로 현 IT서비스 업계의 가장 큰 현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이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이 원격지 개발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는 헤드 카운팅 방식, 즉 투입인력 위주의 대가산정에 대한 문제였다.
원격지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자연스럽게 대가산정에 의한 불합리성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원격지 개발 도입을 통해 투입인력 중심의 프로젝트 관리가 아니라 산출물 중심의 프로젝트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낙후된 IT개발 인력에 대한 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 현재 개발자 중 상당수가 집과 먼 거리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는 등 개발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사회=산업계에서는 원격지 개발이 산업발전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계에서 불 때 원격지 개발과 산업 경쟁력과의 상관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김성근 교수=학계 역시 산업계에서의 주장이 매우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원격지 개발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문제다.
IT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그 장소를 발주자 인근으로 한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는 공공IT 사업뿐 아니라 민간 IT사업에서도 적용돼야 한다. 특히 금융권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원격지 개발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IT서비스 업계의 역량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이제 시스템 개발에 원격지 개발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무엇보다 기업체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피부로 느낄 것 같은 데 사례를 좀 이야기해달라.
△이학규 상무=발주기관 인근에서 개발을 진행하게 될 경우 사무실을 별도로 임대해야 한다. 프로젝트 기간은 1년 미만이라도 사무실 임대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게 돼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도 사무실 임대료를 계속해서 지급해야 한다. 거기다 추가로 보안시설을 갖추는 등 다양한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보안시설은 임대건물의 경우 완벽하게 갖추기도 힘들뿐더러 최대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같은 비용이 사업자에게는 사업원가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인력 운영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프로젝트 관리자(PM), 서버관리자, 네트워크관리자, 소프트웨어 관리자, 테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그러나 헤드 카운팅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 이러한 인력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없다. 늘 항상 정해진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품질 관리 인력이 다른 쪽으로 투입돼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해당 사업장에 일정한 인력을 출퇴근시키는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원격지 개발 도입이 시급하다.
△오석균 상무=최근 스마트워크를 주창하고 상생협력을 얘기하는 시대에 원격지 개발을 막는 것은 시대에 뒤쳐진 제도다. 발주기관과 수주기업 간의 상생을 위해서라도 원격지 개발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 원격지 개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발주기관이 프로젝트 초기부터 명확한 요구사항을 수립하고, 이를 사업 수행자와 협의해 나가야 한다. 아무래도 개발자와 가까이 있다보면 쉽게 개발에 대한 요구가 추가되는 경향이 있다. 지나친 요구는 개발인력의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곧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사회=지금까지 논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원격지 개발 도입이 사업 수행자의 비용절감뿐 아니라 환경이나 프로세스 등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이미 정부도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문제의식을 갖고 원격지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정책계획을 갖고 있나.
△정대진 과장=원격지 개발에 대한 논의는 IT서비스의 총체적인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본다. 현재 제도 면에서는 원격지 개발은 물론, IT서비스 기업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많은 부분들이 이미 반영돼 있다. 용역계약일반조건을 보면 개발자 장소, 비용 부담까지도 발주기관이 부담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이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해야 한다. 무엇보다 발주기관의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하는 작업들을 제도화 할 방침이다. 또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설치도 제도화 할 계획이다. 당장 한꺼번에 모든 것을 실시하기 어렵다면 IT업계의 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 원격지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센터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정부도 원격지 개발 도입에 공감하고 있으니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 이런 면에서 현대정보기술이 해외 IT사업에 적용한 원격지 개발 사례는 우리 정부나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원격지 개발이 가능했던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 성과 등에 대해 소개해달라.
△오석균 상무=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 농업은행의 IT사업을 수행하면서 원격지 개발을 적용했다. 이 사업은 월드뱅크 지원으로 이뤄진 사업이어서 제안요청서(RFP) 작성에서부터 월드뱅크의 관리 감독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선진 기관의 RFP처럼 요구사항이 명확했다. 당시 RFP 분량이 500페이지에 달할 정도였다.
또 한가지 장점은 베트남 농업은행이 한국의 금융제도를 도입한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큰 문화적인 차이 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전체 프로젝트를 놓고 보면 실제로 국내에서 진행된 개발 비율은 30% 정도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비율은 더 낮출 수 있었다고 본다. 직접 가서 개발을 수행하는 것을 당연시했던 우리나라 관행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당시 베트남 농업은행 측에서는 왜 이렇게 개발인력이 많이 왔느냐며 의아해 하기도 했다. 농업은행이 선진화된 월드뱅크 모델을 그대로 받아들여 진행했기 때문이다.
단, 농업은행은 한국에서 어디서 개발하든, 베트남에서 하든 개발 결과물에 대해 모두 공개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여러 단계에서 엄청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각 단계마다 체크할 항목이 명확하니 개발하는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명확한 요구사항 수립 필요
정부차원 공동개발센터ㆍPMO설치 제도화 검토
낮은 수익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서비스 시장의 개선을 위해 원격지 개발 제도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본지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원격지개발 결산 좌담회에서 정부, 업계, 학계 관계자들은 원격지 개발의 적용이 확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를 기반으로 원격지 개발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과제들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공공기관부터 원격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격지 개발 도입을 위한 사전요건으로 새로운 개발 방식들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는 최근 본지가 IT서비스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원격지 개발 도입 필요성과 제도적인 개선 방안 마련, 발주기관과 수주기업의 노력 등에 대해 3회 연속으로 게재한 기획기사의 결산 형태로 이뤄졌다.
◇참석자
김성근 중앙대학교 교수
오석균 현대정보기술 상무
이지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
이학규 삼성SDS 상무
정대진 지식경제부 SW정책과장
(이상 가나다 순)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IT정보화부 부장(사회)
△사회=그동안 IT시스템 개발을 선진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이같은 개선사항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원격지 개발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원격지 개발은 발주업체 내 또는 인근의 사무실에서 개발하는 현재의 관행을 탈피해 시스템 개발에 유리한 곳에서 개발하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이같은 용어를 써야 하는 현실 자체가 좀 비정상적이라는 생각도 드는 데 우선적으로 원격지 개발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부터 한번 짚어보자.
△이지운 전무=3년 전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서 IT기업 100명을 대상으로 현 IT서비스 업계의 가장 큰 현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이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이 원격지 개발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는 헤드 카운팅 방식, 즉 투입인력 위주의 대가산정에 대한 문제였다.
원격지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자연스럽게 대가산정에 의한 불합리성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원격지 개발 도입을 통해 투입인력 중심의 프로젝트 관리가 아니라 산출물 중심의 프로젝트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낙후된 IT개발 인력에 대한 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 현재 개발자 중 상당수가 집과 먼 거리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는 등 개발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사회=산업계에서는 원격지 개발이 산업발전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계에서 불 때 원격지 개발과 산업 경쟁력과의 상관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김성근 교수=학계 역시 산업계에서의 주장이 매우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원격지 개발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문제다.
IT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그 장소를 발주자 인근으로 한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는 공공IT 사업뿐 아니라 민간 IT사업에서도 적용돼야 한다. 특히 금융권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원격지 개발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IT서비스 업계의 역량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이제 시스템 개발에 원격지 개발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무엇보다 기업체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피부로 느낄 것 같은 데 사례를 좀 이야기해달라.
△이학규 상무=발주기관 인근에서 개발을 진행하게 될 경우 사무실을 별도로 임대해야 한다. 프로젝트 기간은 1년 미만이라도 사무실 임대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게 돼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도 사무실 임대료를 계속해서 지급해야 한다. 거기다 추가로 보안시설을 갖추는 등 다양한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보안시설은 임대건물의 경우 완벽하게 갖추기도 힘들뿐더러 최대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같은 비용이 사업자에게는 사업원가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인력 운영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프로젝트 관리자(PM), 서버관리자, 네트워크관리자, 소프트웨어 관리자, 테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그러나 헤드 카운팅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 이러한 인력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없다. 늘 항상 정해진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품질 관리 인력이 다른 쪽으로 투입돼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해당 사업장에 일정한 인력을 출퇴근시키는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원격지 개발 도입이 시급하다.
△오석균 상무=최근 스마트워크를 주창하고 상생협력을 얘기하는 시대에 원격지 개발을 막는 것은 시대에 뒤쳐진 제도다. 발주기관과 수주기업 간의 상생을 위해서라도 원격지 개발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 원격지 개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발주기관이 프로젝트 초기부터 명확한 요구사항을 수립하고, 이를 사업 수행자와 협의해 나가야 한다. 아무래도 개발자와 가까이 있다보면 쉽게 개발에 대한 요구가 추가되는 경향이 있다. 지나친 요구는 개발인력의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곧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사회=지금까지 논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원격지 개발 도입이 사업 수행자의 비용절감뿐 아니라 환경이나 프로세스 등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이미 정부도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문제의식을 갖고 원격지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정책계획을 갖고 있나.
△정대진 과장=원격지 개발에 대한 논의는 IT서비스의 총체적인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본다. 현재 제도 면에서는 원격지 개발은 물론, IT서비스 기업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많은 부분들이 이미 반영돼 있다. 용역계약일반조건을 보면 개발자 장소, 비용 부담까지도 발주기관이 부담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이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해야 한다. 무엇보다 발주기관의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하는 작업들을 제도화 할 방침이다. 또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설치도 제도화 할 계획이다. 당장 한꺼번에 모든 것을 실시하기 어렵다면 IT업계의 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 원격지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센터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정부도 원격지 개발 도입에 공감하고 있으니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 이런 면에서 현대정보기술이 해외 IT사업에 적용한 원격지 개발 사례는 우리 정부나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원격지 개발이 가능했던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 성과 등에 대해 소개해달라.
△오석균 상무=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 농업은행의 IT사업을 수행하면서 원격지 개발을 적용했다. 이 사업은 월드뱅크 지원으로 이뤄진 사업이어서 제안요청서(RFP) 작성에서부터 월드뱅크의 관리 감독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선진 기관의 RFP처럼 요구사항이 명확했다. 당시 RFP 분량이 500페이지에 달할 정도였다.
또 한가지 장점은 베트남 농업은행이 한국의 금융제도를 도입한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큰 문화적인 차이 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전체 프로젝트를 놓고 보면 실제로 국내에서 진행된 개발 비율은 30% 정도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비율은 더 낮출 수 있었다고 본다. 직접 가서 개발을 수행하는 것을 당연시했던 우리나라 관행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당시 베트남 농업은행 측에서는 왜 이렇게 개발인력이 많이 왔느냐며 의아해 하기도 했다. 농업은행이 선진화된 월드뱅크 모델을 그대로 받아들여 진행했기 때문이다.
단, 농업은행은 한국에서 어디서 개발하든, 베트남에서 하든 개발 결과물에 대해 모두 공개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여러 단계에서 엄청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각 단계마다 체크할 항목이 명확하니 개발하는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