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IT 투자효율 높여 초기시장 지원 필요
테스트베드 구축 등 신기술 육성 정책 뒤따라야
테스트베드 구축 등 신기술 육성 정책 뒤따라야
■ 클라우드 컴퓨팅시대
6. 클라우드 성공의 조건
(2) 정부의 역할
클라우드 컴퓨팅은 국내ㆍ외 시장 구분을 넘어 산업 전반의 IT 인프라 전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그러나 외국과 직접 경쟁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관련 부처는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초 45억원 규모의 차세대 디지털 방송 관련 클라우드 시범사업을 발표한 데 이어 국방 분야 등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부터 지경부내 관련 부서와, 업계, 학계 등이 모인 정책 연구모임을 조직해 정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최근 클라우드 연구 모임을 발족해 인프라 차원에서 공공기관에서 클라우드 도입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초기 시장 육성책 마련 절실=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더욱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특히 가장 시급한 것이 초기 시장 형성이다.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시장은 국내 특성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기업 업무나 데이터가 외부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문화적인 거부감에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초기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견 규모 이상의 기업들조차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EMC, IBM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일찌감치 클라우드 서비스의 초점을 내부 자원의 효율화를 꾀하는 기업에 맞추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정서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초기 클라우드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공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사업 규모가 대형인데다 공공부문에서 안정성과 성능 등이 입증될 경우 민간 영역 확산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승안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장은 "공공부문의 IT 투자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면 그만큼 시장 초기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정부내 꼭 필요한 자원은 자체적으로 확보하되 변동이 심한 부분은 과감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해 정부의 IT 투자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 베드 구축도 정부 지원이 절실한 분야로 꼽힌다. 현재는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디어를 갖고 관련 솔루션을 개발한다고 해도 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만 많게는 수백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모델에 대한 검증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클라우드 관련 이익단체들이 테스트베드 구축을 대표적인 시범사업으로 제안하고 있지만 지난 4월 추경에 방통위가 제안했던 273억원 규모의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이 전액 삭감된 이후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범정부 차원 콘트롤 타워 절실=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클라우드의 핵심은 IT 자원을 자체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서비스 형태로 빌려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과 의료 등의 부문에 클라우드를 활용했을 때 큰 효과가 기대되지만 데이터의 저장 위치, 운영 방식 등에 대한 규제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법적 규제들이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수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부처별로 분산된 기능을 통합 조정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방통위는 방통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경부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하는 등 정책 방향이 서로 다르고 부처 담당자들의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도 천차만별이다. 주도권 경쟁 양상도 나타나 정부 IT 인프라를 통합 관리하는 기관 관계자는 "각 부처마다 비슷한 성격의 클라우드 모임과 행사를 만들어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IT 예산이 전반적으로 감축되고 있는 가운데 콘트롤 타워가 없는 클라우드 정책에 어느 정도의 실탄이 확보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기술 육성' 정책 방향 전환해야=지식경제부는 최근 KAIST 등과 함께 대학의 연구, 수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씨유(CCI:U)' 구축을 시작했다. 대학에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무상으로 제공해 차세대 컴퓨팅 관련 수업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학생들의 수업을 돕는 웹 서비스 `코스랩(COURSE Lab)' 등이 개발될 예정이다.
테스트베드 구축은 그동안 업계가 가장 시급한 시범과제로 꼽았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부 클라우드 행보에 변화의 움직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범정부 차원의 클라우드 정책을 찾기 힘들고 이번 테스트베드 역시 600코어 규모로 삼성SDS 내부의 테스트베드와 비교했을 때 1/3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클라우드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규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한 클라우드 관련 협회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제한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인 반면 우리나라는 허용되는 부분만 제도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기술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지원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시각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6. 클라우드 성공의 조건
(2) 정부의 역할
클라우드 컴퓨팅은 국내ㆍ외 시장 구분을 넘어 산업 전반의 IT 인프라 전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그러나 외국과 직접 경쟁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관련 부처는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초 45억원 규모의 차세대 디지털 방송 관련 클라우드 시범사업을 발표한 데 이어 국방 분야 등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부터 지경부내 관련 부서와, 업계, 학계 등이 모인 정책 연구모임을 조직해 정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최근 클라우드 연구 모임을 발족해 인프라 차원에서 공공기관에서 클라우드 도입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초기 시장 육성책 마련 절실=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더욱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특히 가장 시급한 것이 초기 시장 형성이다.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시장은 국내 특성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기업 업무나 데이터가 외부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문화적인 거부감에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초기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견 규모 이상의 기업들조차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EMC, IBM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일찌감치 클라우드 서비스의 초점을 내부 자원의 효율화를 꾀하는 기업에 맞추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정서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초기 클라우드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공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사업 규모가 대형인데다 공공부문에서 안정성과 성능 등이 입증될 경우 민간 영역 확산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승안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장은 "공공부문의 IT 투자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면 그만큼 시장 초기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정부내 꼭 필요한 자원은 자체적으로 확보하되 변동이 심한 부분은 과감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해 정부의 IT 투자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 베드 구축도 정부 지원이 절실한 분야로 꼽힌다. 현재는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디어를 갖고 관련 솔루션을 개발한다고 해도 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만 많게는 수백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모델에 대한 검증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클라우드 관련 이익단체들이 테스트베드 구축을 대표적인 시범사업으로 제안하고 있지만 지난 4월 추경에 방통위가 제안했던 273억원 규모의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이 전액 삭감된 이후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범정부 차원 콘트롤 타워 절실=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클라우드의 핵심은 IT 자원을 자체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서비스 형태로 빌려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과 의료 등의 부문에 클라우드를 활용했을 때 큰 효과가 기대되지만 데이터의 저장 위치, 운영 방식 등에 대한 규제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법적 규제들이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수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부처별로 분산된 기능을 통합 조정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방통위는 방통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경부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하는 등 정책 방향이 서로 다르고 부처 담당자들의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도 천차만별이다. 주도권 경쟁 양상도 나타나 정부 IT 인프라를 통합 관리하는 기관 관계자는 "각 부처마다 비슷한 성격의 클라우드 모임과 행사를 만들어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IT 예산이 전반적으로 감축되고 있는 가운데 콘트롤 타워가 없는 클라우드 정책에 어느 정도의 실탄이 확보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기술 육성' 정책 방향 전환해야=지식경제부는 최근 KAIST 등과 함께 대학의 연구, 수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씨유(CCI:U)' 구축을 시작했다. 대학에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무상으로 제공해 차세대 컴퓨팅 관련 수업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학생들의 수업을 돕는 웹 서비스 `코스랩(COURSE Lab)' 등이 개발될 예정이다.
테스트베드 구축은 그동안 업계가 가장 시급한 시범과제로 꼽았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부 클라우드 행보에 변화의 움직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범정부 차원의 클라우드 정책을 찾기 힘들고 이번 테스트베드 역시 600코어 규모로 삼성SDS 내부의 테스트베드와 비교했을 때 1/3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클라우드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규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한 클라우드 관련 협회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제한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인 반면 우리나라는 허용되는 부분만 제도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기술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지원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시각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