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지리적 환경' 예측 어려워
일방적 비난보단 '한계' 인정해야
■바이오&사이언스
기상청이 6주 동안 연속해서 오보를 했다고 야단들이다. 언론과 인터넷이 사태를 끝없이 증폭시키고 있다. 기상청은 무차별적인 비난에 몸살을 앓고 있고 엉겁결에 기상청을 떠맡은 환경부의 입장도 난감할 것이다. 예보관을 외국에서 수입하자는 어처구니없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외국인만 데려오면 우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모양이다.
오보에 대한 우리의 불평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오보 논란이 대부분 주말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중의 예보는 조금 틀리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말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시간대나 강수량이 조금만 틀려도 거센 항의가 쏟아진다. 물론 오보의 비율이 요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기예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기예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반세기가 조금 넘을 뿐이다. 처음에는 농사에 활용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예보가 조금 틀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예보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과거의 일기예보가 더 정확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우리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면서 주말의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핵심이다.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주말의 일기예보에 대한 사회의 기대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런 기대가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버렸다는 것이다. 과학적 수단을 이용한 일기예보가 100% 정확할 수는 없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오보는 있기 마련이다. 어느 정도의 오보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일기예보의 평균 적중률은 90% 수준이다. 절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우리의 지리적 환경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에서는 기상정보의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 북한의 기상정보도 얻을 수가 없다. 결국 우리는 다른 나라를 통해 확보한 먼 지역의 기상정보에 의존해서 예보를 해야 하는 형편이다. 복잡한 우리의 지형도 예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물론 기상청이 달라져야 한다. 제도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예보 전문인력을 충분히 양성하지 못했고 수치예보 모델도 충분히 개선하지 못한 점은 명백하게 기상청의 잘못이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 사회의 비난을 회피하려 했던 자세도 반성해야 한다. 기상청이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비현실적인 기대 심리를 부추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언론도 달라져야 한다. 무작정 일기예보가 틀렸다는 일방적인 비난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국 모든 지역의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는 비판은 예보의 한계를 무시한 것이다. 요즘처럼 일기가 불순한 경우에는 예보가 `중계'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전지전능한 신(神)의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의 지나친 비판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예보관도 소신을 갖고 예보를 할 수가 없다. 외국인 예보관도 그런 비난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일기예보를 웃음거리로 삼아서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자신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잦은 오보를 탓하기보다는 `예보관 칭찬하기' 운동을 벌이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일기예보는 열 번 중에 한 번만 맞아도 본전을 찾는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일기예보는 폭우, 폭설, 폭염, 한파와 같은 기상재해에 의한 엄청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말에 겪는 약간의 불편 때문에 그런 재해 예방 기능을 무력화시켜서는 안된다.
일방적 비난보단 '한계' 인정해야
■바이오&사이언스
기상청이 6주 동안 연속해서 오보를 했다고 야단들이다. 언론과 인터넷이 사태를 끝없이 증폭시키고 있다. 기상청은 무차별적인 비난에 몸살을 앓고 있고 엉겁결에 기상청을 떠맡은 환경부의 입장도 난감할 것이다. 예보관을 외국에서 수입하자는 어처구니없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외국인만 데려오면 우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모양이다.
오보에 대한 우리의 불평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오보 논란이 대부분 주말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중의 예보는 조금 틀리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말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시간대나 강수량이 조금만 틀려도 거센 항의가 쏟아진다. 물론 오보의 비율이 요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기예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기예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반세기가 조금 넘을 뿐이다. 처음에는 농사에 활용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예보가 조금 틀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예보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과거의 일기예보가 더 정확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우리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면서 주말의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핵심이다.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주말의 일기예보에 대한 사회의 기대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런 기대가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버렸다는 것이다. 과학적 수단을 이용한 일기예보가 100% 정확할 수는 없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오보는 있기 마련이다. 어느 정도의 오보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일기예보의 평균 적중률은 90% 수준이다. 절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우리의 지리적 환경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에서는 기상정보의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 북한의 기상정보도 얻을 수가 없다. 결국 우리는 다른 나라를 통해 확보한 먼 지역의 기상정보에 의존해서 예보를 해야 하는 형편이다. 복잡한 우리의 지형도 예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물론 기상청이 달라져야 한다. 제도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예보 전문인력을 충분히 양성하지 못했고 수치예보 모델도 충분히 개선하지 못한 점은 명백하게 기상청의 잘못이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 사회의 비난을 회피하려 했던 자세도 반성해야 한다. 기상청이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비현실적인 기대 심리를 부추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언론도 달라져야 한다. 무작정 일기예보가 틀렸다는 일방적인 비난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국 모든 지역의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는 비판은 예보의 한계를 무시한 것이다. 요즘처럼 일기가 불순한 경우에는 예보가 `중계'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전지전능한 신(神)의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의 지나친 비판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예보관도 소신을 갖고 예보를 할 수가 없다. 외국인 예보관도 그런 비난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일기예보를 웃음거리로 삼아서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자신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잦은 오보를 탓하기보다는 `예보관 칭찬하기' 운동을 벌이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일기예보는 열 번 중에 한 번만 맞아도 본전을 찾는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일기예보는 폭우, 폭설, 폭염, 한파와 같은 기상재해에 의한 엄청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말에 겪는 약간의 불편 때문에 그런 재해 예방 기능을 무력화시켜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