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잘생긴 외모와 낭만적인 분위기, 찡그린 듯한 눈매에선 깊고 서늘한 진지함이 묻어나고 웃을 땐 장난기가 감돈다. 1962년 영화 워 헌트(War Hunt)로 데뷔해 스팅, 아웃오브아프리카 등 주옥같은 영화에 출연하며 50여 년간 영화와 함께 살아온 로버트 레드포드에 대한 느낌이다. 1969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배역 선댄스는 아직도 그의 인생을 지배한다.
영화배우에서 감독으로, 1985년엔 선댄스영화제를 만들면서 미국 독립영화계의 대부가 된 레드포드는 1937년생, 올해 나이 일흔을 넘긴 영화계의 원로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그를 원로라고 칭할 수 없을 만큼 뜨겁다. 주연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영화 속에서 중후한 노년의 연기나 하고 있을 나이에 그는 미래로 가는 새로운 통로를 찾기 위해 바쁘다.
레드포드가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적인 통신이벤트 모바일 세계 총회(MWC)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선댄스연구소의 차별화 된 콘텐츠를 전 세계 관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독립영화 제작자들을 위한 미디어를 찾기 위해서다. 레드포드는 이들 콘텐츠를 제공할 제 4의 통로, 그 길을 모바일에서 찾고 있다. 모바일을 TV, 극장, PC(인터넷)에 이은 제4의 스크린이라고 판단하고, 네 번째 통로를 먼저 열어보겠다는 의도다.
모바일 세계 총회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의 행보는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 속에서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미디어 플랫폼간 연결은 더욱 강화돼, 콘텐츠는 이제 새로운 디지털의 길을 타고 세상에 뿌려진다. 특히 모바일은 시공을 초월한 제 4의 스크린으로 자리 잡으며, 강력한 콘텐츠 공급플랫폼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시대흐름의 한 복판에서 레드포드는 콘텐츠의 새로운 통로를 찾기 위해 고희의 나이를 불사른다.
그런데 우린 여전히 구호 속에 매몰돼 있다. 콘텐츠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숙명으로 팽개쳐두고, 길을 가진 자는 실어 나를 것 없는 새로운 길을 뚫는 데만 빠져있다. 우리에겐 누구보다 강력한 네 번째 통로가 이미 존재하는데, 그 길 위에 세울 게 너무나 미약하다.
콘텐츠 없는 플랫폼이 대체 무슨 의미인가.
이와 관련 SK텔레콤 오세현 C&I비즈 사장은 레드포드가 모습을 드러낸 같은 MWC행사에서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는 "디지털 기술은 효율적 의사소통과 정보습득, 콘텐츠 전달을 위한 인류의 지혜와 노력의 결과였으나 콘텐츠업체엔 달콤한 금단의 열매였다"며 "콘텐츠 사업자들은 생산 및 전송 비용의 감소와 소비기반 확대를 위해 기꺼이 그 열매를 삼켰으나, 변화된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기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WC에서 두 사람의 행보에는 콘텐츠 사업자의 새 통로 찾기, 그리고 길을 가진 자가 그 길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실어 나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레드포드 나이 쉰 살이 되던 1987년, 음악인 유재하는 단 한 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그해 11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발표한 앨범 가운데 `가리워진 길'의 지독하게 서정적인 멜로디는 당시 불투명한 미래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졌던 젊은이들의 가슴을 두드렸다.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 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네..."
잘생긴 외모와 낭만적인 분위기, 찡그린 듯한 눈매에선 깊고 서늘한 진지함이 묻어나고 웃을 땐 장난기가 감돈다. 1962년 영화 워 헌트(War Hunt)로 데뷔해 스팅, 아웃오브아프리카 등 주옥같은 영화에 출연하며 50여 년간 영화와 함께 살아온 로버트 레드포드에 대한 느낌이다. 1969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배역 선댄스는 아직도 그의 인생을 지배한다.
영화배우에서 감독으로, 1985년엔 선댄스영화제를 만들면서 미국 독립영화계의 대부가 된 레드포드는 1937년생, 올해 나이 일흔을 넘긴 영화계의 원로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그를 원로라고 칭할 수 없을 만큼 뜨겁다. 주연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영화 속에서 중후한 노년의 연기나 하고 있을 나이에 그는 미래로 가는 새로운 통로를 찾기 위해 바쁘다.
레드포드가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적인 통신이벤트 모바일 세계 총회(MWC)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선댄스연구소의 차별화 된 콘텐츠를 전 세계 관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독립영화 제작자들을 위한 미디어를 찾기 위해서다. 레드포드는 이들 콘텐츠를 제공할 제 4의 통로, 그 길을 모바일에서 찾고 있다. 모바일을 TV, 극장, PC(인터넷)에 이은 제4의 스크린이라고 판단하고, 네 번째 통로를 먼저 열어보겠다는 의도다.
모바일 세계 총회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의 행보는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 속에서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미디어 플랫폼간 연결은 더욱 강화돼, 콘텐츠는 이제 새로운 디지털의 길을 타고 세상에 뿌려진다. 특히 모바일은 시공을 초월한 제 4의 스크린으로 자리 잡으며, 강력한 콘텐츠 공급플랫폼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시대흐름의 한 복판에서 레드포드는 콘텐츠의 새로운 통로를 찾기 위해 고희의 나이를 불사른다.
그런데 우린 여전히 구호 속에 매몰돼 있다. 콘텐츠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숙명으로 팽개쳐두고, 길을 가진 자는 실어 나를 것 없는 새로운 길을 뚫는 데만 빠져있다. 우리에겐 누구보다 강력한 네 번째 통로가 이미 존재하는데, 그 길 위에 세울 게 너무나 미약하다.
콘텐츠 없는 플랫폼이 대체 무슨 의미인가.
이와 관련 SK텔레콤 오세현 C&I비즈 사장은 레드포드가 모습을 드러낸 같은 MWC행사에서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는 "디지털 기술은 효율적 의사소통과 정보습득, 콘텐츠 전달을 위한 인류의 지혜와 노력의 결과였으나 콘텐츠업체엔 달콤한 금단의 열매였다"며 "콘텐츠 사업자들은 생산 및 전송 비용의 감소와 소비기반 확대를 위해 기꺼이 그 열매를 삼켰으나, 변화된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기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WC에서 두 사람의 행보에는 콘텐츠 사업자의 새 통로 찾기, 그리고 길을 가진 자가 그 길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실어 나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레드포드 나이 쉰 살이 되던 1987년, 음악인 유재하는 단 한 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그해 11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발표한 앨범 가운데 `가리워진 길'의 지독하게 서정적인 멜로디는 당시 불투명한 미래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졌던 젊은이들의 가슴을 두드렸다.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 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