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콘텐츠' 권리 보호받아야" 공감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법ㆍ제도 개선 전문가 토론회가 19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지난해말 발족한 문화콘텐츠와 법 연구회(회장 윤선희 한양대 법학과 교수)는 문화산업 성장의 기반이 되는 제도 수립을 위해, 국회와 정부,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현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1차로 열리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화부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정보통신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육성법의 충돌 문제와 저작권법 개정안 요체에 대한 논의 등 문화콘텐츠 관련 법에 대한 총론 성격의 토론을 진행했다.
<참석>
사회 : 윤선희 문화콘텐츠와 법 연구회 회장(한양대 법대 교수)
패널 : 방극균 예전미디어 대표
유영일 법무법인 율촌 지적재산권팀장
강성주 선우엔터테인먼트 이사
유병혁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장
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본부장
△사회(윤선희 교수) = 연구회 결성 이후 첫 번째 모임이다. 처음인 만큼 문화콘텐츠 분야 제도 전반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를 통해 향후 연구회가 정부와 업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방향을 정립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문화강국 C-KOREA 2010' 비전을 발표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여기에 정보통신부도 SW강국 도약을 위한 일환으로 디지털 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문화부에서 말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려면 근거법인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이하 문산법)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먼저 이 법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어떤 형태로 개정돼야 할 것인 지, 또 정통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육성법(이하 온디콘법)과의 충돌 문제가 있다하는 데 이를 어떻게 볼 것인 지에 대해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유병혁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장 = 결론부터 말하자면 온디콘법은 잘못된 입법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문화콘텐츠와 디지털콘텐츠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통부가 말하는 디지털콘텐츠와 문화부에서 말하는 문화콘텐츠는 교집합으로 보았을 때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이로 인해 부처간 정책 충돌과 불필요한 마찰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문산법의 강화 방안은 강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산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시장과 문화산업계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독려해야 하고, 민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
또 관련 법의 충돌 부문은 소관부처 정리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찰이 계속 발생하면면서 시너지 효과보다 역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정통부가 말하는 것처럼 문화콘텐츠 산업이 기술 위주로 얘기되는 것도 잘못됐다는 생각이다. `한류'만 해도 이것이 기술에 의해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예컨대 이중섭 화백이 돈이 없어서 담배종이에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 담배임삼공사가 그림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논리가 정통부식이다. 비약이 심했을 지 모르지만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애니메이션 만해도 그렇다. 우리가 지향해야할 목표가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는 `슈렉'이어야 하는 지, 콘텐츠의 우수성으로 승부하는 `도깨비공주'가 돼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사회 = 문화콘텐츠를 기술 중심으로 이해하면 시장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문화콘텐츠진흥원은 어떤 생각인가.
△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본부장 = 슈렉과 도깨비공주를 비교한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 실제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기술과 창작의 우수성을 놓고 보면 창작성이 높은 작품이 성공한다. 오히려 기술이 우수한 작품이 성공하는 사례는 드물다. 기술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창작성이냐 기술이냐의 문제를 떠나, 지원법과 지원기관의 중복을 해소하는 것은 업계와 산업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사회 = 문화콘텐츠 산업 근간이 되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새로운 법이 마련됐다. 개정 저작권법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유영일 법무법인 율촌 지적재산권팀장(변호사) = 먼저 문화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과 창작이 적절히 조화돼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법률적 입장에서는 권리자에게 적절한 권리가 있어야 하고 유통에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매체(기술)의 발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매체의 다양화는 곧 문화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국면의 변화, 마당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 차원에서 보면 기술에도 주목을 해야 한다. 그런점에서 최근 음비게법의 분법화는 적절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문화콘텐츠 창작 자체를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저작권법의 개정도 이 같은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 특히 최근 마련된 저작권법은 권리 보호를 강화했다는 측면에서 당위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네티즌을 중심으로는 반대 의견도 있다. 한국 인터넷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우리가 인터넷의 발전으로 세계 수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환경 하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보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작권 보호가 너무 안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음악ㆍ영화 등 많은 문화콘텐츠 생산자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장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000억원을 넘던 아날로그 음반 시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과 달리, 불법 디지털 음원 시장이 1조원대까지 성장했다는 것은 단적인 사례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서 2004년 국민 의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96.7%가 저작권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58.1%는 `인터넷 콘텐츠는 무료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기본적으로 저작권 보호는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 = 직접 음악사업을 하고 있는 방 대표는 어떤 생각인가.
△방극균 예전미디어 대표 = 음악산업은 사실 IT 때문에 망했다. 온라인게임이 덕을 본것과는 대조적이다. 지금의 음악 시장은 `권리 침해'가 보편화된 시장이다. 돈을 내고 법을 지키는 것이 예외적인 일이다. 그런 점에서 개정 저작권법에서의 `비친고죄'를 찬성한다. 안된다면 한시적으로라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검찰에서는 저작권 침해를 한 1만7000명의 네티즌에 대해 대해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모든 네티즌을 수사하기는 힘들었겠지만, 원칙대로라면 범법자를 그냥 내버려두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본다. 주차위반 만해도 구청에서 범칙금을 부과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다. 이런 제도를 응용해서 저작권 침해를 처벌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작권 분쟁과 관련해 형사고소는 또 다른 문제다. 이는 오히려 악용되고 있는 듯 하다. 걸핏하면 형사고소 사건이 발생한다. 이 같은 사안은 저심위 같은 기관에서 먼저 걸러주는게 어떨까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송인지 통신인지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음원 분야에서는 방송인지 통신인지에 따라 징수(과금) 시스템이 달라진다. 이 또한 법에서 구분을 해 주어야할 것 같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음악 산업계에 과거에 없었던 수익모델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것이 아직은 불법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문제다. 법과 제도는 문화와 기술이 나온 다음에 나오는데, 문제는 다 망한 이후에 나오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음원 전송권만해도 그렇다. 진즉에 나왔다면 음악 업계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4년에 나왔지만 늦은 감이 크다.
△유병혁 과장 = 늦었다는 지적에는 통감한다. 굳이 변명하자면 기술은 문화콘텐츠의 전달 수단이 되고 있는 데, 온디콘법을 만들어 놓은 정통부가 기술을 이유로 끊임없이 제동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정통부는 설득력 없는 논리로 개정 저작권법을 반대하고 있다.
△유영일 변호사 = 입법이 기술을 따라 잡을 수는 없는 것도 문제지만, 문화콘텐츠 속성상 수명이 짧은 것도 법 적용의 문제를 만들어 낸다. 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로 법률 문제화했을 때, 침해냐 아니냐의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판단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데, 그 시간 동안 콘텐츠 수명이 끝나 버린다는 점이다. 현행 법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한 묘책이 없다. 침해 여부를 개관적이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사회 = 최근 문화 콘텐츠 식별체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진흥원의 입장은.
△최영호 본부장 = 콘텐츠 식별체계라는 것은 사람으로 따지면 주민번호와 같은 것이다. 창작물에 대해 소유 권리를 명시하고 수익 배분을 위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제조업의 경우 바코드와 같은 것. 콘텐츠의 경우 이제 시작 단계이다.
문제는 문화콘텐츠는 창작물이므로 창작에 대한 권리 관계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창작자의 보호가 성공의 관건이 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술적 편의성만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외국의 경우 업계 중심으로 콘텐츠 식별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표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원화될 수 없는 것이, 시장에는 다양한 창작물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화콘텐츠를 아는 부처와 기관에서 해야할 일이라는 게 진흥원의 생각이다.
△사회 = 방 대표는 식별체계와 관련해 지면 칼럼도 쓰셨다.
△방극균 대표 = 음원 과금 문제와 관련해 설명하겠다. 음원 시장에서 종량제와 정액제는 업계 입장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다. 예컨대 멜론의 경우 1달에 4000원을 받고 무제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리바다도 이런 방식으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음원업체들이 이들로부더 다시 돈을 받으면, 이를 다시 배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권리관계를 명시한 식별체계가 필요하다. 이런 필요를 모르는 정통부가 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시장에 맡겨 놓으면 알 수 있다.
△유병혁 과장 = 식별체계도 쉽지 않은 문제다. 문화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COI는 가치가 있는 콘텐츠에 대해 수익을 보호하는 권리자 정보가 있고 정통부의 UCI에는 그런게 없다. 유통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분배하기 위한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이 것이 필요 없다고 우기고 있다.
정통부가 꼭 이 사업을 해야 한다면 UCI를 버리고 COI를 하면 된다. 한꺼번에 겹쳐서 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업 주관을 누가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산업과 업계에 도움이 되느냐이다.
△사회 = 우리 문화산업 규모는 대략 45조원이라고 한다. 분야별로는 세계 수위권에 있는 것도 있고, 해외 수출이 유망한 품목도 있다. 문제는 벌써부터 해외로의 기술유출이나 권리 침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영일 변호사 = 해외 문화콘텐츠 시장 공략 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문제는 분쟁의 예방과 해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분쟁의 예방은 계약 단계에서 공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문화콘텐츠 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최근 진흥원에서는 표준 계약서 매뉴얼을 만든다고 하던데, 시의적절한 사업이다.
최근 중국에서 마티즈라는 자동차가 중국에서 카피된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법원에서 이를 어찌 판결할 것인지 관심이 높았는데, 결국 합의로 끝났다. 즉, 분쟁 해결과정에서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의 한 기업은 우리나라 기술을 수입한 후, 덩치를 키워서 국내 기업을 삼켜 버린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 콘텐츠를 보호하는 법적인 도구가 꼭 하나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작자의 보호는 어느 경우에는 디자인이 될 수도 있고, 특허가 될 수도 있고,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제도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성주 선우엔터테인먼트 이사 = 해외에서 나타나는 복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 콘텐츠 업체들은 내수만 보고는 사업을 못한다. 오프라인 시장이 죽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해외서도 침해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점이다. 또 현실적으로 중국 같은 나라에서는 저작권 침해 소송을 진행할 수도 없다. 이긴 사례도 없지만 소송비용이 침해 비용보다 더 들기 때문이다.
△유병혁 과장 = 중요한 것은 외국과의 지재권 협상을 위해서도 국내 저작권법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현재 개정안은 아주 기초적인 저작권 보호 방안이다. 명백한 불법 복제 행위만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반대를 하는 부류가 있다. 이것이 반대된다면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은 몇 년 동안 후퇴할 수도 있다.
국내 문화콘텐츠 기업이 외국에 통째로 넘어가는 문제는 `자본' 경쟁력을 강화해서 풀어야할 일인 듯 하다. 국내 문화산업 자본 시장을 육성하게 되면 외국에 팔리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방극균 대표 = 몇 년전 jtl과 음반을 만든 적이 있는데 열흘만에 북경에서 6종의 복제품이 나왔다. 한중문화산업 포럼에서 중국 관료에게 이 문제를 항의했더니, 오히려 한국은 온라인에서 98%가 복제되고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우리가 우리 것을 보호하지 못하면 밖에서도 보호받지 못한다.
△사회 = 문화콘텐츠 활용 측면에서 보완돼야할 제도와, 제작 지원 사업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방극균 대표 = 콘텐츠 활용의 핵심은 유통과 하드웨어에 있다. 예컨대 무선망 독점 구조는 음원 콘텐츠 활용과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MP3 보급으로 인해 온라인 음원 시장은 커졌지만, DRM 기술을 탑재하지 않았기에 콘텐츠 산업의 성장은 없었다. 이는 곧 지금까지 IT를 위해 콘텐츠가 희생당해 왔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콘텐츠 활용과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객이 바뀌어야 한다.
△강성주 이사 = 정부에서 도입하는 SPC 제도는 제작 자금 지원을 위해서 좋은 방안인 것 같다. 외국 업체들과의 코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보증보험회사가 독점인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중소 업체에 담보를 잡기 때문이다.
△유영일 변호사 = 자금마련의 장치가 다양화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최근에 어떤 논문에서는 지식 재산 자체를 증권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경우 모든 국민이 문화콘텐츠 개발에 참여하고 투자하는 주체가 될 수도 있다.
△방극균 대표 = 비슷한 얘기다. 진흥원에서 문화콘텐츠 펀드를 운영하고 있고 융자도 하고 있는데, 어느 경우에서도 판권 담보가 없다. 부동산 담보만을 요구하고 있다. 판권을 담보 물건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이 졌으면 한다. 더불어 문화콘텐츠 업체들의 기업 공개가 좀더 수월해졌으면 한다.
지난해 6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우회등록을 했다. 그 과정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차라리 정상등록의 길을 넓혀 줬으면 한다. 이 사업은 늘 투자가 들어가는 산업이다. 따라서 자금이 많은 업체가 이긴다. 이 자금을 주식 시장에서 흡수하면 좋을 것 같다.
△최영호 본부장 = 3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면서 실제 이익을 본 기업은 대기업이자 제조 업체다. MP3나 통신사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콘텐츠 업계로 돌려주는 게 중요할 듯 하다. 필요하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로 이제는 콘텐츠 업계가 해외를 상대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화될 필요가 있다. 창작자에게는 권리를 주고 기업이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모델이 정착돼야 한다. 셋째로 콘텐츠 펀드가 지금까지는 국내서만 운영돼 왔지만 앞으로는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와 감독은 물론 문화콘텐츠를 아는 곳에서 해야 한다.
△유병혁 과장 = 콘텐츠 산업이 45조라고 하지만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중요한 것은 성장성과 부가가치 창출이다. 한류의 가치도 그렇다. 향후 법연구회가 이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기능을 했으면 좋겠다.
△사회 = 좋은 말씀들이 많았다. 오늘은 총론 성격의 토론을 진행해 보았다. 앞으로는 장르별 현안에 대한 논의를 통해 문화콘텐츠 제도를 검토할 예정이다.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법ㆍ제도 개선 전문가 토론회가 19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지난해말 발족한 문화콘텐츠와 법 연구회(회장 윤선희 한양대 법학과 교수)는 문화산업 성장의 기반이 되는 제도 수립을 위해, 국회와 정부,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현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1차로 열리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화부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정보통신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육성법의 충돌 문제와 저작권법 개정안 요체에 대한 논의 등 문화콘텐츠 관련 법에 대한 총론 성격의 토론을 진행했다.
<참석>
사회 : 윤선희 문화콘텐츠와 법 연구회 회장(한양대 법대 교수)
패널 : 방극균 예전미디어 대표
유영일 법무법인 율촌 지적재산권팀장
강성주 선우엔터테인먼트 이사
유병혁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장
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본부장
△사회(윤선희 교수) = 연구회 결성 이후 첫 번째 모임이다. 처음인 만큼 문화콘텐츠 분야 제도 전반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를 통해 향후 연구회가 정부와 업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방향을 정립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문화강국 C-KOREA 2010' 비전을 발표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여기에 정보통신부도 SW강국 도약을 위한 일환으로 디지털 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문화부에서 말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려면 근거법인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이하 문산법)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먼저 이 법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어떤 형태로 개정돼야 할 것인 지, 또 정통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육성법(이하 온디콘법)과의 충돌 문제가 있다하는 데 이를 어떻게 볼 것인 지에 대해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유병혁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장 = 결론부터 말하자면 온디콘법은 잘못된 입법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문화콘텐츠와 디지털콘텐츠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통부가 말하는 디지털콘텐츠와 문화부에서 말하는 문화콘텐츠는 교집합으로 보았을 때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이로 인해 부처간 정책 충돌과 불필요한 마찰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문산법의 강화 방안은 강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산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시장과 문화산업계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독려해야 하고, 민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
또 관련 법의 충돌 부문은 소관부처 정리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찰이 계속 발생하면면서 시너지 효과보다 역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정통부가 말하는 것처럼 문화콘텐츠 산업이 기술 위주로 얘기되는 것도 잘못됐다는 생각이다. `한류'만 해도 이것이 기술에 의해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예컨대 이중섭 화백이 돈이 없어서 담배종이에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 담배임삼공사가 그림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논리가 정통부식이다. 비약이 심했을 지 모르지만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애니메이션 만해도 그렇다. 우리가 지향해야할 목표가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는 `슈렉'이어야 하는 지, 콘텐츠의 우수성으로 승부하는 `도깨비공주'가 돼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사회 = 문화콘텐츠를 기술 중심으로 이해하면 시장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문화콘텐츠진흥원은 어떤 생각인가.
△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본부장 = 슈렉과 도깨비공주를 비교한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 실제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기술과 창작의 우수성을 놓고 보면 창작성이 높은 작품이 성공한다. 오히려 기술이 우수한 작품이 성공하는 사례는 드물다. 기술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창작성이냐 기술이냐의 문제를 떠나, 지원법과 지원기관의 중복을 해소하는 것은 업계와 산업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사회 = 문화콘텐츠 산업 근간이 되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새로운 법이 마련됐다. 개정 저작권법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유영일 법무법인 율촌 지적재산권팀장(변호사) = 먼저 문화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과 창작이 적절히 조화돼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법률적 입장에서는 권리자에게 적절한 권리가 있어야 하고 유통에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매체(기술)의 발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매체의 다양화는 곧 문화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국면의 변화, 마당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 차원에서 보면 기술에도 주목을 해야 한다. 그런점에서 최근 음비게법의 분법화는 적절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문화콘텐츠 창작 자체를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저작권법의 개정도 이 같은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 특히 최근 마련된 저작권법은 권리 보호를 강화했다는 측면에서 당위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네티즌을 중심으로는 반대 의견도 있다. 한국 인터넷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우리가 인터넷의 발전으로 세계 수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환경 하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보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작권 보호가 너무 안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음악ㆍ영화 등 많은 문화콘텐츠 생산자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장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000억원을 넘던 아날로그 음반 시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과 달리, 불법 디지털 음원 시장이 1조원대까지 성장했다는 것은 단적인 사례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서 2004년 국민 의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96.7%가 저작권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58.1%는 `인터넷 콘텐츠는 무료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기본적으로 저작권 보호는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 = 직접 음악사업을 하고 있는 방 대표는 어떤 생각인가.
△방극균 예전미디어 대표 = 음악산업은 사실 IT 때문에 망했다. 온라인게임이 덕을 본것과는 대조적이다. 지금의 음악 시장은 `권리 침해'가 보편화된 시장이다. 돈을 내고 법을 지키는 것이 예외적인 일이다. 그런 점에서 개정 저작권법에서의 `비친고죄'를 찬성한다. 안된다면 한시적으로라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검찰에서는 저작권 침해를 한 1만7000명의 네티즌에 대해 대해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모든 네티즌을 수사하기는 힘들었겠지만, 원칙대로라면 범법자를 그냥 내버려두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본다. 주차위반 만해도 구청에서 범칙금을 부과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다. 이런 제도를 응용해서 저작권 침해를 처벌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작권 분쟁과 관련해 형사고소는 또 다른 문제다. 이는 오히려 악용되고 있는 듯 하다. 걸핏하면 형사고소 사건이 발생한다. 이 같은 사안은 저심위 같은 기관에서 먼저 걸러주는게 어떨까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송인지 통신인지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음원 분야에서는 방송인지 통신인지에 따라 징수(과금) 시스템이 달라진다. 이 또한 법에서 구분을 해 주어야할 것 같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음악 산업계에 과거에 없었던 수익모델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것이 아직은 불법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문제다. 법과 제도는 문화와 기술이 나온 다음에 나오는데, 문제는 다 망한 이후에 나오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음원 전송권만해도 그렇다. 진즉에 나왔다면 음악 업계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4년에 나왔지만 늦은 감이 크다.
△유병혁 과장 = 늦었다는 지적에는 통감한다. 굳이 변명하자면 기술은 문화콘텐츠의 전달 수단이 되고 있는 데, 온디콘법을 만들어 놓은 정통부가 기술을 이유로 끊임없이 제동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정통부는 설득력 없는 논리로 개정 저작권법을 반대하고 있다.
△유영일 변호사 = 입법이 기술을 따라 잡을 수는 없는 것도 문제지만, 문화콘텐츠 속성상 수명이 짧은 것도 법 적용의 문제를 만들어 낸다. 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로 법률 문제화했을 때, 침해냐 아니냐의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판단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데, 그 시간 동안 콘텐츠 수명이 끝나 버린다는 점이다. 현행 법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한 묘책이 없다. 침해 여부를 개관적이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사회 = 최근 문화 콘텐츠 식별체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진흥원의 입장은.
△최영호 본부장 = 콘텐츠 식별체계라는 것은 사람으로 따지면 주민번호와 같은 것이다. 창작물에 대해 소유 권리를 명시하고 수익 배분을 위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제조업의 경우 바코드와 같은 것. 콘텐츠의 경우 이제 시작 단계이다.
문제는 문화콘텐츠는 창작물이므로 창작에 대한 권리 관계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창작자의 보호가 성공의 관건이 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술적 편의성만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외국의 경우 업계 중심으로 콘텐츠 식별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표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원화될 수 없는 것이, 시장에는 다양한 창작물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화콘텐츠를 아는 부처와 기관에서 해야할 일이라는 게 진흥원의 생각이다.
△사회 = 방 대표는 식별체계와 관련해 지면 칼럼도 쓰셨다.
△방극균 대표 = 음원 과금 문제와 관련해 설명하겠다. 음원 시장에서 종량제와 정액제는 업계 입장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다. 예컨대 멜론의 경우 1달에 4000원을 받고 무제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리바다도 이런 방식으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음원업체들이 이들로부더 다시 돈을 받으면, 이를 다시 배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권리관계를 명시한 식별체계가 필요하다. 이런 필요를 모르는 정통부가 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시장에 맡겨 놓으면 알 수 있다.
△유병혁 과장 = 식별체계도 쉽지 않은 문제다. 문화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COI는 가치가 있는 콘텐츠에 대해 수익을 보호하는 권리자 정보가 있고 정통부의 UCI에는 그런게 없다. 유통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분배하기 위한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이 것이 필요 없다고 우기고 있다.
정통부가 꼭 이 사업을 해야 한다면 UCI를 버리고 COI를 하면 된다. 한꺼번에 겹쳐서 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업 주관을 누가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산업과 업계에 도움이 되느냐이다.
△사회 = 우리 문화산업 규모는 대략 45조원이라고 한다. 분야별로는 세계 수위권에 있는 것도 있고, 해외 수출이 유망한 품목도 있다. 문제는 벌써부터 해외로의 기술유출이나 권리 침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영일 변호사 = 해외 문화콘텐츠 시장 공략 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문제는 분쟁의 예방과 해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분쟁의 예방은 계약 단계에서 공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문화콘텐츠 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최근 진흥원에서는 표준 계약서 매뉴얼을 만든다고 하던데, 시의적절한 사업이다.
최근 중국에서 마티즈라는 자동차가 중국에서 카피된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법원에서 이를 어찌 판결할 것인지 관심이 높았는데, 결국 합의로 끝났다. 즉, 분쟁 해결과정에서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의 한 기업은 우리나라 기술을 수입한 후, 덩치를 키워서 국내 기업을 삼켜 버린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 콘텐츠를 보호하는 법적인 도구가 꼭 하나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작자의 보호는 어느 경우에는 디자인이 될 수도 있고, 특허가 될 수도 있고,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제도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성주 선우엔터테인먼트 이사 = 해외에서 나타나는 복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 콘텐츠 업체들은 내수만 보고는 사업을 못한다. 오프라인 시장이 죽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해외서도 침해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점이다. 또 현실적으로 중국 같은 나라에서는 저작권 침해 소송을 진행할 수도 없다. 이긴 사례도 없지만 소송비용이 침해 비용보다 더 들기 때문이다.
△유병혁 과장 = 중요한 것은 외국과의 지재권 협상을 위해서도 국내 저작권법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현재 개정안은 아주 기초적인 저작권 보호 방안이다. 명백한 불법 복제 행위만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반대를 하는 부류가 있다. 이것이 반대된다면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은 몇 년 동안 후퇴할 수도 있다.
국내 문화콘텐츠 기업이 외국에 통째로 넘어가는 문제는 `자본' 경쟁력을 강화해서 풀어야할 일인 듯 하다. 국내 문화산업 자본 시장을 육성하게 되면 외국에 팔리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방극균 대표 = 몇 년전 jtl과 음반을 만든 적이 있는데 열흘만에 북경에서 6종의 복제품이 나왔다. 한중문화산업 포럼에서 중국 관료에게 이 문제를 항의했더니, 오히려 한국은 온라인에서 98%가 복제되고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우리가 우리 것을 보호하지 못하면 밖에서도 보호받지 못한다.
△사회 = 문화콘텐츠 활용 측면에서 보완돼야할 제도와, 제작 지원 사업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방극균 대표 = 콘텐츠 활용의 핵심은 유통과 하드웨어에 있다. 예컨대 무선망 독점 구조는 음원 콘텐츠 활용과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MP3 보급으로 인해 온라인 음원 시장은 커졌지만, DRM 기술을 탑재하지 않았기에 콘텐츠 산업의 성장은 없었다. 이는 곧 지금까지 IT를 위해 콘텐츠가 희생당해 왔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콘텐츠 활용과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객이 바뀌어야 한다.
△강성주 이사 = 정부에서 도입하는 SPC 제도는 제작 자금 지원을 위해서 좋은 방안인 것 같다. 외국 업체들과의 코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보증보험회사가 독점인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중소 업체에 담보를 잡기 때문이다.
△유영일 변호사 = 자금마련의 장치가 다양화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최근에 어떤 논문에서는 지식 재산 자체를 증권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경우 모든 국민이 문화콘텐츠 개발에 참여하고 투자하는 주체가 될 수도 있다.
△방극균 대표 = 비슷한 얘기다. 진흥원에서 문화콘텐츠 펀드를 운영하고 있고 융자도 하고 있는데, 어느 경우에서도 판권 담보가 없다. 부동산 담보만을 요구하고 있다. 판권을 담보 물건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이 졌으면 한다. 더불어 문화콘텐츠 업체들의 기업 공개가 좀더 수월해졌으면 한다.
지난해 6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우회등록을 했다. 그 과정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차라리 정상등록의 길을 넓혀 줬으면 한다. 이 사업은 늘 투자가 들어가는 산업이다. 따라서 자금이 많은 업체가 이긴다. 이 자금을 주식 시장에서 흡수하면 좋을 것 같다.
△최영호 본부장 = 3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면서 실제 이익을 본 기업은 대기업이자 제조 업체다. MP3나 통신사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콘텐츠 업계로 돌려주는 게 중요할 듯 하다. 필요하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로 이제는 콘텐츠 업계가 해외를 상대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화될 필요가 있다. 창작자에게는 권리를 주고 기업이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모델이 정착돼야 한다. 셋째로 콘텐츠 펀드가 지금까지는 국내서만 운영돼 왔지만 앞으로는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와 감독은 물론 문화콘텐츠를 아는 곳에서 해야 한다.
△유병혁 과장 = 콘텐츠 산업이 45조라고 하지만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중요한 것은 성장성과 부가가치 창출이다. 한류의 가치도 그렇다. 향후 법연구회가 이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기능을 했으면 좋겠다.
△사회 = 좋은 말씀들이 많았다. 오늘은 총론 성격의 토론을 진행해 보았다. 앞으로는 장르별 현안에 대한 논의를 통해 문화콘텐츠 제도를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