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기 컴퓨팅부 차장
재작년 말에 있었던 일이다. 골드만삭스가 세계적 반도체회사 한 군데에 대해 "플래시메모리 재고를 3주치나 보유하고 있다"며 "과도한 재고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재고를 늘렸는데, 당시 보유한 3주 분량의 재고는 평소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물량이었다. 이 회사가 이례적으로 많은 재고를 보유한 것은 다분히 전략적인 판단에서였다.
이 회사는 크리스마스 시즌 이후에 새로운 플래시메모리를 출시할 계획이었는데, `대목'인 크리스마스에 고객들의 대기 수요가 발생할 것을 예상해 기존 플래시메모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재고를 크게 늘렸다. 기존 제품을 그대로 팔자니 고용량 신제품의 대기 수요가 두려웠던 것. 그래서 기존 제품을 좀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을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 계산이었다. 이 회사의 `크리스마스 전략'은 결국 성공했고, 이후 플래시메모리 신제품 출시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가볍게 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이 간단한 사례 하나에 실시간기업(RTE) 전략의 중요한 단면이 담겨 있다. `수요 지향적' 의사결정과 `수요실행시스템'(DES;Demand Execution System)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크리스마스 시즌의 수요에 대한 예측과 전략결정, 그리고 이를 반영한 생산계획 수립 및 생산은 전략실행 수준에서 실시간 의사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제품의 수명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첨단 제품이라도 의류제품의 패션주기인 6주를 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공급업체가 판매하는 제품의 구성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케팅 전략에서도 제품믹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90년대 후반의 공급망계획(SCP) 기술만으로는 이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측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예측 과정에서 `예외'를 인정했지만, 이제는 예측과정에서 실시간으로 각종 이벤트를 반영하고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결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결국 이는 기업의 전사 애플리케이션의 구조가 실시간 이벤트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세계적 기업IT전략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AMR리서치도 `DDSN'(수요지향적 공급망)이라는 개념을 통해 공급망 전반에서 실시간으로 수요를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AMR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DDSN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무처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를 구현할 경우 매출은 10%, 수익성은 5∼7% 가량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수요지향적 관점은 국내 업계의 RTE 논의를 진일보시킬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전략 없이 광고성 멘트에 머물렀던 국내 RTE 논의를 발전시켜야 할 때다.
재작년 말에 있었던 일이다. 골드만삭스가 세계적 반도체회사 한 군데에 대해 "플래시메모리 재고를 3주치나 보유하고 있다"며 "과도한 재고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재고를 늘렸는데, 당시 보유한 3주 분량의 재고는 평소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물량이었다. 이 회사가 이례적으로 많은 재고를 보유한 것은 다분히 전략적인 판단에서였다.
이 회사는 크리스마스 시즌 이후에 새로운 플래시메모리를 출시할 계획이었는데, `대목'인 크리스마스에 고객들의 대기 수요가 발생할 것을 예상해 기존 플래시메모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재고를 크게 늘렸다. 기존 제품을 그대로 팔자니 고용량 신제품의 대기 수요가 두려웠던 것. 그래서 기존 제품을 좀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을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 계산이었다. 이 회사의 `크리스마스 전략'은 결국 성공했고, 이후 플래시메모리 신제품 출시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가볍게 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이 간단한 사례 하나에 실시간기업(RTE) 전략의 중요한 단면이 담겨 있다. `수요 지향적' 의사결정과 `수요실행시스템'(DES;Demand Execution System)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크리스마스 시즌의 수요에 대한 예측과 전략결정, 그리고 이를 반영한 생산계획 수립 및 생산은 전략실행 수준에서 실시간 의사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제품의 수명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첨단 제품이라도 의류제품의 패션주기인 6주를 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공급업체가 판매하는 제품의 구성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케팅 전략에서도 제품믹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90년대 후반의 공급망계획(SCP) 기술만으로는 이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측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예측 과정에서 `예외'를 인정했지만, 이제는 예측과정에서 실시간으로 각종 이벤트를 반영하고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결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결국 이는 기업의 전사 애플리케이션의 구조가 실시간 이벤트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세계적 기업IT전략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AMR리서치도 `DDSN'(수요지향적 공급망)이라는 개념을 통해 공급망 전반에서 실시간으로 수요를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AMR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DDSN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무처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를 구현할 경우 매출은 10%, 수익성은 5∼7% 가량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수요지향적 관점은 국내 업계의 RTE 논의를 진일보시킬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전략 없이 광고성 멘트에 머물렀던 국내 RTE 논의를 발전시켜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