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통신ㆍ콘텐츠부장
월요일 아침,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머 하나를 소개한다.
"전국의 협회장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모임의 최고 상석에 누가 앉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논란 끝에 재향군인회장이 나섰다. 그는 "대다수 성인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왔을테니 아무래도 내가 적임자"라며 상석에 앉으려 했다. 그러자 대한노인회장이 일어나 "군대 안 갔다온 남자는 물론 할머니들도 우리 협회 회원"이라며 제지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전국여성단체협회장이 나서 "우리나라 인구의 반이 우리 협회 소속"이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모 협회장이 조심스럽게 일어나자 모두들 깜짝 놀라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바로 한국소비자협회 회장이었다."
지난 4월말 중국에서는 국내 기업의 현지 공장 기공식이 하루 간격으로 열렸다. 4월27일 신장성(新疆省) 우루무치에서 SK텔레텍 휴대폰 생산공장이 첫 삽을 뜬 다음날 장쑤성(江蘇省) 우시스(無錫市)에서는 하이닉스 반도체 중국공장 기공식이 거행됐다. 두 행사의 공통점은 중국의 중앙 및 지방정부의 고위 공무원이 대거 참석할 정도로 중국측의 관심이 컸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 서부지역과 중앙아시아를 겨냥한 SK텔레텍의 심모원려가 느껴진다. 변방지역에 공장을 세움으로써 중국당국으로부터 손쉽게 휴대폰 제조 허가를 따내는 동시에 통신ㆍ정유 등 SK그룹의 주력사업과 연관지을 수 있는 연계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구상을 했음직 하다.
더욱이 한때 심각한 존폐 위기를 겪었던 하이닉스는 이날 중국의 우시 시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볼 정도로 성대한 현지 공장 기공식을 치르며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의 기회를 거머쥐었다. 두 행사의 또 다른 공통점은 내수 아닌 해외시장의 소비자를 발굴해 내는 글로벌전략을 과감하게 실천에 옮겼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이같은 행사가 열리기 며칠전인 지난 4월25일, 하나로텔레콤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넛) 사업을 포기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두루넷 인수 이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주력하기 위해서'라는 하나로측의 설명이 뒤따랐지만 무선사업 진출의 호기로 평가받았던 와이브로사업을 포기하는 이유로는 다소 미흡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업 `진출' 뿐 아니라 `포기'도 역시 하나의 선택이다. 외국 대주주들이 단기 경영성과에 집착해 포기 결정을 했든, 정통부 의 정책 실패에 대한 반발이든 그 자체가 하나의 전략이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하나로측은 와이브로 포기가 소비자를 감안한 전략적 선택이었음을 명확히 보여줄 의무가 있다. 시장은 그 같은 선택에 대해 준엄한 평가를 내려줄 것이다.
최근 중국기업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소비자, 특히 시장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중국 최대의 종합가전그룹인 하이얼(海爾)이 13억 인구의 거대 중국시장 대신 한국시장의 틈새까지 파고 드는 이유는 한마디로 새로운 시장 창출과 이를 통한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로 압축할 수 있다. 하이얼은 중국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한 업체로, 인도네시아공장을 필두로 1999년에는 미국에 직접 투자를 했고, 2002년에는 일본 가전시장에 진출할 정도로 기세를 떨치고 있다. 아울러 중국시장 진출 등 우리의 대(對)중국 행보에 비해 중국의 자본수출 전략이 더욱 무섭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국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현지기업의 해외진출을 독려하는 `조우추취'(走出去)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 규모가 1991년에는 4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02년 말 93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말에는 120억 달러를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월요일 아침,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머 하나를 소개한다.
"전국의 협회장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모임의 최고 상석에 누가 앉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논란 끝에 재향군인회장이 나섰다. 그는 "대다수 성인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왔을테니 아무래도 내가 적임자"라며 상석에 앉으려 했다. 그러자 대한노인회장이 일어나 "군대 안 갔다온 남자는 물론 할머니들도 우리 협회 회원"이라며 제지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전국여성단체협회장이 나서 "우리나라 인구의 반이 우리 협회 소속"이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모 협회장이 조심스럽게 일어나자 모두들 깜짝 놀라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바로 한국소비자협회 회장이었다."
지난 4월말 중국에서는 국내 기업의 현지 공장 기공식이 하루 간격으로 열렸다. 4월27일 신장성(新疆省) 우루무치에서 SK텔레텍 휴대폰 생산공장이 첫 삽을 뜬 다음날 장쑤성(江蘇省) 우시스(無錫市)에서는 하이닉스 반도체 중국공장 기공식이 거행됐다. 두 행사의 공통점은 중국의 중앙 및 지방정부의 고위 공무원이 대거 참석할 정도로 중국측의 관심이 컸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 서부지역과 중앙아시아를 겨냥한 SK텔레텍의 심모원려가 느껴진다. 변방지역에 공장을 세움으로써 중국당국으로부터 손쉽게 휴대폰 제조 허가를 따내는 동시에 통신ㆍ정유 등 SK그룹의 주력사업과 연관지을 수 있는 연계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구상을 했음직 하다.
더욱이 한때 심각한 존폐 위기를 겪었던 하이닉스는 이날 중국의 우시 시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볼 정도로 성대한 현지 공장 기공식을 치르며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의 기회를 거머쥐었다. 두 행사의 또 다른 공통점은 내수 아닌 해외시장의 소비자를 발굴해 내는 글로벌전략을 과감하게 실천에 옮겼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이같은 행사가 열리기 며칠전인 지난 4월25일, 하나로텔레콤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넛) 사업을 포기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두루넷 인수 이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주력하기 위해서'라는 하나로측의 설명이 뒤따랐지만 무선사업 진출의 호기로 평가받았던 와이브로사업을 포기하는 이유로는 다소 미흡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업 `진출' 뿐 아니라 `포기'도 역시 하나의 선택이다. 외국 대주주들이 단기 경영성과에 집착해 포기 결정을 했든, 정통부 의 정책 실패에 대한 반발이든 그 자체가 하나의 전략이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하나로측은 와이브로 포기가 소비자를 감안한 전략적 선택이었음을 명확히 보여줄 의무가 있다. 시장은 그 같은 선택에 대해 준엄한 평가를 내려줄 것이다.
최근 중국기업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소비자, 특히 시장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중국 최대의 종합가전그룹인 하이얼(海爾)이 13억 인구의 거대 중국시장 대신 한국시장의 틈새까지 파고 드는 이유는 한마디로 새로운 시장 창출과 이를 통한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로 압축할 수 있다. 하이얼은 중국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한 업체로, 인도네시아공장을 필두로 1999년에는 미국에 직접 투자를 했고, 2002년에는 일본 가전시장에 진출할 정도로 기세를 떨치고 있다. 아울러 중국시장 진출 등 우리의 대(對)중국 행보에 비해 중국의 자본수출 전략이 더욱 무섭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국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현지기업의 해외진출을 독려하는 `조우추취'(走出去)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 규모가 1991년에는 4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02년 말 93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말에는 120억 달러를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