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냐 손바닥이냐
주요 은행ㆍ기관들 양분화 조짐
정밀ㆍ비용기준 선택 권장키로
일본에서 불법 현금 인출 범죄가 잇따르면서 은행권이 지불한도액을 낮추고 IC카드로 교체를 추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은행들이 생체인증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생체인증은 손바닥정맥과 손가락 정맥방식이 현재로선 유력하지만 전국적으로 ATM을 가장 많이 설치하고 있는 우정공사가 최근 손가락정맥 인증방식을 채택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정공사와 함께 손가락정맥방식을 채용키로 한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다른 대형은행에도 손가락인증방식으로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어 IC카드의 생체인증은 손가락과 손바닥 두 진영으로 나뉘게 됐다.
◇카드위조 대책으로 잇단 도입=생체인증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도쿄미쓰비시은행이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손바닥정맥 인증을 도입한 다기능 IC카드를 발행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일반카드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우정공사는 지난달 말 현금자동인출기(ATM)을 이용할 때 손가락 정맥의 형태로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손가락 정맥인증은 미리 적외선으로 읽어들인 손가락 정맥 정보를 IC카드에 기록, ATM을 사용할 때에 리더기에 손가락을 대 카드 안의 정보를 조회하는 구조이다. 손바닥 인증도 구조는 거의 비슷하지만 손가락정맥 쪽이 ATM에 설치할 경우 공간을 덜 차지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채용하는 금융기관이 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연내 도입할 예정이고, 우정공사도 손가락정맥 인증방식을 채용한 IC현금카드를 내년 10월부터 발행할 계획이다. 미쓰이스미토모와 우정공사측은 손가락은 읽어들이는 범위가 적어 장치가 소형이라는 점과 부상이 생겨도 복수의 손가락을 등록해두면 대응 가능하다는 점 등 고객의 편리성과 시스템 정비상의 비용 등을 비교한 결과 손가락정맥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즈호은행도 손가락정맥 생체인증시스템을 내년 상반기 중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미즈호는 손가락 방식이 손바닥 인증에 비해 IC칩에 기록하는 정맥의 데이터 량이 적어 인증속도와 정확도면에서 뛰어나 이를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우정공사는 인증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해왔지만 손가락정맥방식을 채용한 금융기관과는 ATM으로 인증시스템을 상호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청, 표준화 나서=위조 현금카드 대책으로 ATM에 생체인증 시스템 도입이 늘어나면서 일본 금융청이 인증방식 표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쿄미쓰비시은행과 스루가은행이 손바닥인증을 채택하고 있고, 우정공사와 미쓰이스미토모ㆍ미즈호은행이 손가락인증방식을 채택했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과 우정공사가 각각 손바닥정맥과 손가락정맥 방식을 채택을 하면서 인증방식이 둘로 나뉘게 됐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의 ATM에서는 이체나 송금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융청은 이를 막기 위해 표준화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청은 위조 현금카드 문제에 관한 연구회에서 조만간 생체인증시스템의 표준화를 위한 논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달 말까지는 대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미쓰비시와 스루가은행이 손바닥정맥 방식을 채용하고 있지만 일본우정공사ㆍ미즈호은행ㆍ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손가락정맥 방식을 채용한다고 밝혀 현재 수적으로 손가락방식이 우세한 상황이다.
생체인증시스템은 각 은행이 도입을 시작한 IC칩 탑재형 현금카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손가락 방식이 손바닥 방식보다 정보량이 적어 비용측면에서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손가락을 누르는 방식으로는 지문날인과 마찬가지로 저항감을 갖는 사람이 많아 손바닥 방식 쪽이 예금자들에게는 보급이 빠를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금융청이 표준화를 서두르는 주요원인은 바로 이 두 방식간 호환성이 없다는 것이다. 현금카드 위조와 도난에 의한 피해를 막아 예금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생체인증시스템을 이대로 놔둘 경우 예전의 가정용비디오 시장에서의 VHS방식과 베타방식간의 경쟁처럼 세력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예금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ATM수가 감소할 우려도 있는 데다 금융기관들이 방식경쟁에서 우세를 보이는 진영을 따르기 위해 생체인증 도입을 결정하지 않고 사태를 관망할 경우, 생체인증시스템의 보급 그 자체가 늦어질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도쿄미쓰비시은행과 합병한 UFJ은행은 생체인증 방식 결정을 미루고 있고, 리소나은행ㆍ요코하마은행 등 대다수 지역금융기관들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청은 시스템 관련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인증의 정밀도ㆍ도입비용ㆍ이용자의 편의성 관점에서 두 가지 방식을 비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단 표준화의 여부부터 검토한 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어느 방식으로 결정될 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또 금융청이 표준화를 위해 둘 중 어느 한가지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은행에 채용을 권장할 뿐으로 표준화는 결국 금융계에 달려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주요 은행ㆍ기관들 양분화 조짐
정밀ㆍ비용기준 선택 권장키로
일본에서 불법 현금 인출 범죄가 잇따르면서 은행권이 지불한도액을 낮추고 IC카드로 교체를 추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은행들이 생체인증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생체인증은 손바닥정맥과 손가락 정맥방식이 현재로선 유력하지만 전국적으로 ATM을 가장 많이 설치하고 있는 우정공사가 최근 손가락정맥 인증방식을 채택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정공사와 함께 손가락정맥방식을 채용키로 한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다른 대형은행에도 손가락인증방식으로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어 IC카드의 생체인증은 손가락과 손바닥 두 진영으로 나뉘게 됐다.
◇카드위조 대책으로 잇단 도입=생체인증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도쿄미쓰비시은행이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손바닥정맥 인증을 도입한 다기능 IC카드를 발행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일반카드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우정공사는 지난달 말 현금자동인출기(ATM)을 이용할 때 손가락 정맥의 형태로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손가락 정맥인증은 미리 적외선으로 읽어들인 손가락 정맥 정보를 IC카드에 기록, ATM을 사용할 때에 리더기에 손가락을 대 카드 안의 정보를 조회하는 구조이다. 손바닥 인증도 구조는 거의 비슷하지만 손가락정맥 쪽이 ATM에 설치할 경우 공간을 덜 차지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채용하는 금융기관이 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연내 도입할 예정이고, 우정공사도 손가락정맥 인증방식을 채용한 IC현금카드를 내년 10월부터 발행할 계획이다. 미쓰이스미토모와 우정공사측은 손가락은 읽어들이는 범위가 적어 장치가 소형이라는 점과 부상이 생겨도 복수의 손가락을 등록해두면 대응 가능하다는 점 등 고객의 편리성과 시스템 정비상의 비용 등을 비교한 결과 손가락정맥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즈호은행도 손가락정맥 생체인증시스템을 내년 상반기 중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미즈호는 손가락 방식이 손바닥 인증에 비해 IC칩에 기록하는 정맥의 데이터 량이 적어 인증속도와 정확도면에서 뛰어나 이를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우정공사는 인증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해왔지만 손가락정맥방식을 채용한 금융기관과는 ATM으로 인증시스템을 상호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청, 표준화 나서=위조 현금카드 대책으로 ATM에 생체인증 시스템 도입이 늘어나면서 일본 금융청이 인증방식 표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쿄미쓰비시은행과 스루가은행이 손바닥인증을 채택하고 있고, 우정공사와 미쓰이스미토모ㆍ미즈호은행이 손가락인증방식을 채택했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과 우정공사가 각각 손바닥정맥과 손가락정맥 방식을 채택을 하면서 인증방식이 둘로 나뉘게 됐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의 ATM에서는 이체나 송금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융청은 이를 막기 위해 표준화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청은 위조 현금카드 문제에 관한 연구회에서 조만간 생체인증시스템의 표준화를 위한 논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달 말까지는 대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미쓰비시와 스루가은행이 손바닥정맥 방식을 채용하고 있지만 일본우정공사ㆍ미즈호은행ㆍ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손가락정맥 방식을 채용한다고 밝혀 현재 수적으로 손가락방식이 우세한 상황이다.
생체인증시스템은 각 은행이 도입을 시작한 IC칩 탑재형 현금카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손가락 방식이 손바닥 방식보다 정보량이 적어 비용측면에서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손가락을 누르는 방식으로는 지문날인과 마찬가지로 저항감을 갖는 사람이 많아 손바닥 방식 쪽이 예금자들에게는 보급이 빠를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금융청이 표준화를 서두르는 주요원인은 바로 이 두 방식간 호환성이 없다는 것이다. 현금카드 위조와 도난에 의한 피해를 막아 예금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생체인증시스템을 이대로 놔둘 경우 예전의 가정용비디오 시장에서의 VHS방식과 베타방식간의 경쟁처럼 세력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예금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ATM수가 감소할 우려도 있는 데다 금융기관들이 방식경쟁에서 우세를 보이는 진영을 따르기 위해 생체인증 도입을 결정하지 않고 사태를 관망할 경우, 생체인증시스템의 보급 그 자체가 늦어질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도쿄미쓰비시은행과 합병한 UFJ은행은 생체인증 방식 결정을 미루고 있고, 리소나은행ㆍ요코하마은행 등 대다수 지역금융기관들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청은 시스템 관련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인증의 정밀도ㆍ도입비용ㆍ이용자의 편의성 관점에서 두 가지 방식을 비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단 표준화의 여부부터 검토한 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어느 방식으로 결정될 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또 금융청이 표준화를 위해 둘 중 어느 한가지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은행에 채용을 권장할 뿐으로 표준화는 결국 금융계에 달려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