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대비 가장 효과적 기술" 슬림형 개발 가속
30인치 내년 1분기 시판…평면TV와 공존할듯
세련돼 보이는 평면 TV가 일반 브라운관(CRT) TV 보다 화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가.
평면 TV는 올 크리스마스 시즌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가격도 대폭 떨어져 평면 TV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차세대 TV의 이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평면 TV는 CRT 방식의 TV와 비교했을 때 비용과 화질 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IDC 애널리스트인 봅 오도넬은 "소비자들이 평면 TV를 사면서 첨단기술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감성적인 만족일 뿐이다. 평면 TV를 사는 이유는 사회적인 지위를 과시하려는 의도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CD나 플라즈마 등 평면 TV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제조사들은 더 크고 얇으면서도 가벼운 TV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CRT 방식의 경우 TV 크기가 최대 42인치로 한계가 있지만, 평면 TV는 70인치 제품 시장에 출시돼 있다. 무게 또한 CRT 방식의 몇 분의 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CRT 방식 TV가 평면 TV와 비교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면 TV는 이동이나 조정이 까다로워 벽에 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화질도 CRT 방식에 미치지 못한다.
연구조사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2004년 LCD 모니터는 CRT 모니터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 모니터의 경우에는 LCD가 CRT보다 유리하다. 그렇지만 TV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PDP는 시간이 지나면 밝기가 떨어지며 CRT 방식에 비해 화질이 선명하지 않다. 또 LCD TV는 크기에 비해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
제조사의 관점에서 보자. CRT 사업은 지난 50년 간 상당한 이윤을 창출했지만 이제는 이윤을 창출하기 어려운 한물간 비즈니스 분야다. 현재 CRT가 전세계 TV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상당기간 정체된 상태다.
반면 평면 TV의 매출은 다소 증가하여 현재 전체 시장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윤 폭 역시 상당하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 인터내셔널의 기업전략부장인 시그프리드 트링커는 향후 시장이 성숙하면 평면 TV의 가격이 더욱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CRT TV의 평균 판매가는 304달러. 저가형 CRT TV 시장의 평균 가격대는 250달러 수준이라고 트링커는 밝혔다. 사실 이 정도의 저렴한 가격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다른 고가 제품을 함께 검토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실제 구매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도 같은 입장이다. 아이서플라이는 CRT TV가 2008년에도 전체 TV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TV 사업부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짐 샌더스키는 "CRT TV가 현재 시장에서 비용대비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CRT가 아직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CRT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과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구형 CRT 기술을 개선해 슬림형 CRT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CRT는 기존 브라운관 보다 30% 얇다.
슬림형 CRT TV의 첫 물량은 2005년 중반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아시아 일부지역에서는 30인치 규격의 모델이 2005년 1분기에 시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슬림형 CRT TV는 일반 CRT TV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가격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마쓰시타, 샤프, 도시바 등 대규모 TV 제조사들은 CRT TV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마진폭이 큰 제품군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니는 일본 내 CRT TV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미국 시장용으로는 계속 생산하고 있다.
소니의 가전사업부 수석부사장인 마이클 피들러는 "CRT는 소니의 TV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상당히 성공적으로 비즈니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CRT 방식의 TV를 생산하는 회사가 점차 줄어드는 대신 평면 TV 제조회사의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플라즈마 TV의 평균 판매가는 3342달러이며, LCD TV의 평균 판매가는 1591달러였다. 평면 TV 한 대당 마진은 화면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5~19% 정도다.
이렇듯 높은 마진으로 인해 델, 게이트웨이, HP, 폴라로이드 등 이전에 TV를 생산하지 않던 업체들도 평면 TV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신규 진출업체들은 136억 달러에 달하는 TV 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면 TV와 디지털 전송방식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평면 TV의 스크린은 HDTV의 고화질을 대형 화면으로 구현할 수 있다.
케이블, 위성, 공중파에 상관없이 디지털방송은 구형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훨씬 우수한 화질을 구현한다. HDTV는 SDTV나 개선된 화질의 TV보다 훨씬 우수한 고화질을 구현하는 디지털 TV이다.
디지털 TV와 HDTV는 수년 동안 정체상태였지만 △공중파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디스플레이 및 디지털 저장기술의 개선과 가격하락, △위성, 케이블 사업자간의 치열한 경쟁 △디지털 전송기술의 발전을 점차 수용하는 할리우드의 입장 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이 아날로그를 추월하려면 아직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다소 혼란스러울 것이다. 오도넬은 "앞으로 몇 년간 디지털 TV와 아날로그 TV의 다소 어색한 공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심 씨넷 기자
30인치 내년 1분기 시판…평면TV와 공존할듯
세련돼 보이는 평면 TV가 일반 브라운관(CRT) TV 보다 화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가.
평면 TV는 올 크리스마스 시즌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가격도 대폭 떨어져 평면 TV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차세대 TV의 이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평면 TV는 CRT 방식의 TV와 비교했을 때 비용과 화질 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IDC 애널리스트인 봅 오도넬은 "소비자들이 평면 TV를 사면서 첨단기술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감성적인 만족일 뿐이다. 평면 TV를 사는 이유는 사회적인 지위를 과시하려는 의도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CD나 플라즈마 등 평면 TV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제조사들은 더 크고 얇으면서도 가벼운 TV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CRT 방식의 경우 TV 크기가 최대 42인치로 한계가 있지만, 평면 TV는 70인치 제품 시장에 출시돼 있다. 무게 또한 CRT 방식의 몇 분의 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CRT 방식 TV가 평면 TV와 비교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면 TV는 이동이나 조정이 까다로워 벽에 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화질도 CRT 방식에 미치지 못한다.
연구조사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2004년 LCD 모니터는 CRT 모니터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 모니터의 경우에는 LCD가 CRT보다 유리하다. 그렇지만 TV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PDP는 시간이 지나면 밝기가 떨어지며 CRT 방식에 비해 화질이 선명하지 않다. 또 LCD TV는 크기에 비해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
제조사의 관점에서 보자. CRT 사업은 지난 50년 간 상당한 이윤을 창출했지만 이제는 이윤을 창출하기 어려운 한물간 비즈니스 분야다. 현재 CRT가 전세계 TV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상당기간 정체된 상태다.
반면 평면 TV의 매출은 다소 증가하여 현재 전체 시장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윤 폭 역시 상당하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 인터내셔널의 기업전략부장인 시그프리드 트링커는 향후 시장이 성숙하면 평면 TV의 가격이 더욱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CRT TV의 평균 판매가는 304달러. 저가형 CRT TV 시장의 평균 가격대는 250달러 수준이라고 트링커는 밝혔다. 사실 이 정도의 저렴한 가격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다른 고가 제품을 함께 검토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실제 구매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도 같은 입장이다. 아이서플라이는 CRT TV가 2008년에도 전체 TV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TV 사업부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짐 샌더스키는 "CRT TV가 현재 시장에서 비용대비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CRT가 아직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CRT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과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구형 CRT 기술을 개선해 슬림형 CRT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CRT는 기존 브라운관 보다 30% 얇다.
슬림형 CRT TV의 첫 물량은 2005년 중반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아시아 일부지역에서는 30인치 규격의 모델이 2005년 1분기에 시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슬림형 CRT TV는 일반 CRT TV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가격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마쓰시타, 샤프, 도시바 등 대규모 TV 제조사들은 CRT TV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마진폭이 큰 제품군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니는 일본 내 CRT TV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미국 시장용으로는 계속 생산하고 있다.
소니의 가전사업부 수석부사장인 마이클 피들러는 "CRT는 소니의 TV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상당히 성공적으로 비즈니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CRT 방식의 TV를 생산하는 회사가 점차 줄어드는 대신 평면 TV 제조회사의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플라즈마 TV의 평균 판매가는 3342달러이며, LCD TV의 평균 판매가는 1591달러였다. 평면 TV 한 대당 마진은 화면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5~19% 정도다.
이렇듯 높은 마진으로 인해 델, 게이트웨이, HP, 폴라로이드 등 이전에 TV를 생산하지 않던 업체들도 평면 TV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신규 진출업체들은 136억 달러에 달하는 TV 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면 TV와 디지털 전송방식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평면 TV의 스크린은 HDTV의 고화질을 대형 화면으로 구현할 수 있다.
케이블, 위성, 공중파에 상관없이 디지털방송은 구형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훨씬 우수한 화질을 구현한다. HDTV는 SDTV나 개선된 화질의 TV보다 훨씬 우수한 고화질을 구현하는 디지털 TV이다.
디지털 TV와 HDTV는 수년 동안 정체상태였지만 △공중파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디스플레이 및 디지털 저장기술의 개선과 가격하락, △위성, 케이블 사업자간의 치열한 경쟁 △디지털 전송기술의 발전을 점차 수용하는 할리우드의 입장 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이 아날로그를 추월하려면 아직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다소 혼란스러울 것이다. 오도넬은 "앞으로 몇 년간 디지털 TV와 아날로그 TV의 다소 어색한 공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심 씨넷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