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대규모 시험부정 행위가 전국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정보 사회의 부작용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부정가담 학생들은 오랫동안 모의연습을 통해 `선수(성적이 우수한 학생)→중계조→수험생'방식의 조직적인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으며, 상당수는 이미 교내시험에서도 비슷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글이 포함된 문자메시지까지 수사해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할 작정이지만,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물론, 여론은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인 수능범죄를 밝혀내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개인 사생활 침해도 가능하다는 쪽이다. 그러나 이 같은 뉴미디어의 역기능 예방을 위해선 단호한 법적 조처 보다는 정보화 사회의 윤리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정보화 사회는 개방성, 익명성, 속도성, 접근성, 그리고 쌍방향성으로 특징지어지는데, 이번 수능범죄에서는 이 같은 특성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는 사이버공간이 네티즌들의 참여 민주주의 공간인 이-아고라(e-agora)가 아니라, 은말힌 범행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 수능 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다. 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의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가 2002년 6만68건, 2003년 6만844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인터넷 범죄가 많은 만큼 그 유형도 실로 다양하다. 성매매, 살인 모의 및 시도, 개인 신용카드 번조절도, 가짜 대학졸업증 및 학위 매매 등…
이처럼 사이버 범죄의 해악성은 오프라인 범죄 그 이상이지만, 그 심각성은 쉽게 간과된다. 기술(Technology)이 만든 사이버공간도 일반 사회와 동일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사이버상의 윤리도 실제 생활에서처럼 적용되어야 함에도 두 세계의 불일치는 점차 커져가는 듯 하다. 우리 삶의 현실적 사회윤리가 부실한 까닭에서일까? 아니면, 기술의 본질적인 한계 때문일까?
그리스적 어원으로 돌아가서 생각한다면, 우리가 기술로 옮기는 테크놀로지는 테크네(Techn)에서 유래했으며, 이 테크네는 `짓다' `짜다' 등의 의미를 지닌 테크(tek)를 어간으로 한다. 기술은 본성상 어떤 관계망, 그물망 안에서 성립하는 것이며, 그 자체가 어떤 관계적 질서의 조직체를 의미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같은 기술의 시대에 인간이 사물화하고 기계화한다면, 결국 기계의 그물망에 종속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정보화시대의 사이버 공간은 인간의 자각과 현실적 질서를 교란시킬 정도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화는 역사의 숙명적인 방향인 양, 이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사이버는 21세기 신대륙으로, 풍요를 약속하는 신엘도라도로 평가되는 한편, 모든 사물은 부호로 대치, 환원되고 지식은 코드화된 정보로 변환되는 세상이다. 이처럼 탈사물화-탈인간화되는 정보화 사회에서 사회윤리를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구시대적 발상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사회가 아무리 개벽 된다해도 삶의 기본 윤리는 영원불변하다. 이번 사이버 수능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근본적으로는 수치로 코드화한 입시 평가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해법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소 더디고 비용이 들더라도 효과가 확실한 사이버 윤리교육을 대폭 확대하는 일이다.
경찰은 한글이 포함된 문자메시지까지 수사해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할 작정이지만,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물론, 여론은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인 수능범죄를 밝혀내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개인 사생활 침해도 가능하다는 쪽이다. 그러나 이 같은 뉴미디어의 역기능 예방을 위해선 단호한 법적 조처 보다는 정보화 사회의 윤리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정보화 사회는 개방성, 익명성, 속도성, 접근성, 그리고 쌍방향성으로 특징지어지는데, 이번 수능범죄에서는 이 같은 특성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는 사이버공간이 네티즌들의 참여 민주주의 공간인 이-아고라(e-agora)가 아니라, 은말힌 범행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 수능 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다. 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의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가 2002년 6만68건, 2003년 6만844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인터넷 범죄가 많은 만큼 그 유형도 실로 다양하다. 성매매, 살인 모의 및 시도, 개인 신용카드 번조절도, 가짜 대학졸업증 및 학위 매매 등…
이처럼 사이버 범죄의 해악성은 오프라인 범죄 그 이상이지만, 그 심각성은 쉽게 간과된다. 기술(Technology)이 만든 사이버공간도 일반 사회와 동일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사이버상의 윤리도 실제 생활에서처럼 적용되어야 함에도 두 세계의 불일치는 점차 커져가는 듯 하다. 우리 삶의 현실적 사회윤리가 부실한 까닭에서일까? 아니면, 기술의 본질적인 한계 때문일까?
그리스적 어원으로 돌아가서 생각한다면, 우리가 기술로 옮기는 테크놀로지는 테크네(Techn)에서 유래했으며, 이 테크네는 `짓다' `짜다' 등의 의미를 지닌 테크(tek)를 어간으로 한다. 기술은 본성상 어떤 관계망, 그물망 안에서 성립하는 것이며, 그 자체가 어떤 관계적 질서의 조직체를 의미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같은 기술의 시대에 인간이 사물화하고 기계화한다면, 결국 기계의 그물망에 종속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정보화시대의 사이버 공간은 인간의 자각과 현실적 질서를 교란시킬 정도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화는 역사의 숙명적인 방향인 양, 이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사이버는 21세기 신대륙으로, 풍요를 약속하는 신엘도라도로 평가되는 한편, 모든 사물은 부호로 대치, 환원되고 지식은 코드화된 정보로 변환되는 세상이다. 이처럼 탈사물화-탈인간화되는 정보화 사회에서 사회윤리를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구시대적 발상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사회가 아무리 개벽 된다해도 삶의 기본 윤리는 영원불변하다. 이번 사이버 수능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근본적으로는 수치로 코드화한 입시 평가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해법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소 더디고 비용이 들더라도 효과가 확실한 사이버 윤리교육을 대폭 확대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