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는 게임과 비슷한 점이 많죠. 대부분의 게임은 검도처럼 대련을 하니까요. 게임에도 칼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맛도 비슷하거든요."
인기 3D 온라인 게임인 씰온라인을 만든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강길홍 씨는 검도에서도 게임을 본다. 검도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이 조금 넘었지만, 그는 검도에서 몸으로 체험한 것을 게임 속에 쏟아낸다. 검도의 매력이 묘하게 게임과 닿아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상대방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맞게 빠르게 판단해 행동해야한다는 것이 검도와 게임이 함께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말한다.
특히 PC게임에서는 컴퓨터를 상대로 싱글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미묘한 상대방의 의중을 알아내는 심리전보다는 전투력이 더 중요했다. 그러나 멀티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네트워크 게임 시대로 가면서 심리전에서 이기는 것은 대전에서 이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됐다.
"검도를 하면서 상대방의 심리를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더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미묘한 심리들을 어떻게 게임에 녹일까 항상 고민하고 있죠"
게임과 검도를 연결해서 생각하는 게 버릇이지만 그가 게임만을 위해서 검도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체력단련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할까 생각하다가 검도에 필이 꽂혔다. 마침 도보로 20분 거리에 검도관도 있었다.
"매일 도닦는 기분으로 검도장에 나갔죠.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무거운 호구들을 다 착용하고 끊임없이 움직여야하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말랐는데 시작하자마자 살이 계속 빠졌죠"
한동안 붕대를 감고 다녀야할 정도로 부상도 입었지만, 검도를 하고 난 후의 상쾌함은 검도관으로 가는 그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다니던 검도관에는 넥슨을 비롯해 게임업계에 있는 사람들도 많다.
"막상 검도를 해 보니 애니메이션 동작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더군요. 그 전에는 모르고 만들었던 동작들을 직접 해보면서 더 멋지게 바꿔보기도 했죠. 기획을 담당하기 전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을 했었는데,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는 동작이 크게 들어가기 때문에 검도를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요즘 그에게 검도가 가장 큰 힘을 주고 있는 부분은 심리전도, 애니메이션 동작을 그리는 아이디어도 아니다. 바로 정신집중이 그가 꼽는 검도의 가장 큰 효과.
"기획팀으로 업무가 바뀌고 난 후에도 검도를 잠시 놓았더니 업무가 파악이 안되고 자꾸 잊어버리고 하는 일이 많았어요. 기획팀은 다른 팀과 달리 아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잖아요. 이럴 때 검도의 묵상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 이후로는 정신집중을 위해서라도 빠지지 않고 검도를 하려고 하죠"
검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정신에 대해 적지 않은 비중을 둔다. 그래서 매일 검도 대련을 하기 전과 끝난 후에 1분 정도 무릎을 꿇고 묵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검도를 하면서 달라진 것 하나 더. 게임 캐릭터들끼리 대련을 하는 시스템을 일반적으로 PK(플레이어 킬)라고 불렀는데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해서 `대련 시스템'으로 명칭을 바꿨다.
"시스템 이름도 근사하게 만들어야 게임이 돋보이잖아요. PK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는데 씰온라인은 밝고 긍정적인 게임이라 `대련 시스템'이라고 이름을 바꾼 거죠"
`PK'를 `대련'이라고 바꾼 것처럼 그는 앞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게이머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검도를 할 때도 무턱대고 때려눕히는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죠. 아프게 때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죠. 게임에도 마찬가지예요"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에서는 예전에 인공지능 컴퓨터들과 싸우던 것과는 달리 대전 상대들도 모두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승리만이 최고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검도에서 배워야할 거요? 적을 존중하는 예절이죠. 요즘 게임 세상은 무법천지예요. 이제는 게임 세상에도 서로 예절과 예의를 지키는 문화가 확산되어야할 것 같아요."
아직 그가 검도로 풀어낸 게임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앞으로 더 많은 수련을 통해 그가 배운 검도의 `도'(道)가 게임 속에 녹아들기를 기대해본다.
인기 3D 온라인 게임인 씰온라인을 만든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강길홍 씨는 검도에서도 게임을 본다. 검도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이 조금 넘었지만, 그는 검도에서 몸으로 체험한 것을 게임 속에 쏟아낸다. 검도의 매력이 묘하게 게임과 닿아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상대방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맞게 빠르게 판단해 행동해야한다는 것이 검도와 게임이 함께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말한다.
특히 PC게임에서는 컴퓨터를 상대로 싱글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미묘한 상대방의 의중을 알아내는 심리전보다는 전투력이 더 중요했다. 그러나 멀티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네트워크 게임 시대로 가면서 심리전에서 이기는 것은 대전에서 이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됐다.
"검도를 하면서 상대방의 심리를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더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미묘한 심리들을 어떻게 게임에 녹일까 항상 고민하고 있죠"
게임과 검도를 연결해서 생각하는 게 버릇이지만 그가 게임만을 위해서 검도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체력단련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할까 생각하다가 검도에 필이 꽂혔다. 마침 도보로 20분 거리에 검도관도 있었다.
"매일 도닦는 기분으로 검도장에 나갔죠.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무거운 호구들을 다 착용하고 끊임없이 움직여야하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말랐는데 시작하자마자 살이 계속 빠졌죠"
한동안 붕대를 감고 다녀야할 정도로 부상도 입었지만, 검도를 하고 난 후의 상쾌함은 검도관으로 가는 그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다니던 검도관에는 넥슨을 비롯해 게임업계에 있는 사람들도 많다.
"막상 검도를 해 보니 애니메이션 동작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더군요. 그 전에는 모르고 만들었던 동작들을 직접 해보면서 더 멋지게 바꿔보기도 했죠. 기획을 담당하기 전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을 했었는데,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는 동작이 크게 들어가기 때문에 검도를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요즘 그에게 검도가 가장 큰 힘을 주고 있는 부분은 심리전도, 애니메이션 동작을 그리는 아이디어도 아니다. 바로 정신집중이 그가 꼽는 검도의 가장 큰 효과.
"기획팀으로 업무가 바뀌고 난 후에도 검도를 잠시 놓았더니 업무가 파악이 안되고 자꾸 잊어버리고 하는 일이 많았어요. 기획팀은 다른 팀과 달리 아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잖아요. 이럴 때 검도의 묵상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 이후로는 정신집중을 위해서라도 빠지지 않고 검도를 하려고 하죠"
검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정신에 대해 적지 않은 비중을 둔다. 그래서 매일 검도 대련을 하기 전과 끝난 후에 1분 정도 무릎을 꿇고 묵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검도를 하면서 달라진 것 하나 더. 게임 캐릭터들끼리 대련을 하는 시스템을 일반적으로 PK(플레이어 킬)라고 불렀는데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해서 `대련 시스템'으로 명칭을 바꿨다.
"시스템 이름도 근사하게 만들어야 게임이 돋보이잖아요. PK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는데 씰온라인은 밝고 긍정적인 게임이라 `대련 시스템'이라고 이름을 바꾼 거죠"
`PK'를 `대련'이라고 바꾼 것처럼 그는 앞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게이머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검도를 할 때도 무턱대고 때려눕히는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죠. 아프게 때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죠. 게임에도 마찬가지예요"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에서는 예전에 인공지능 컴퓨터들과 싸우던 것과는 달리 대전 상대들도 모두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승리만이 최고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검도에서 배워야할 거요? 적을 존중하는 예절이죠. 요즘 게임 세상은 무법천지예요. 이제는 게임 세상에도 서로 예절과 예의를 지키는 문화가 확산되어야할 것 같아요."
아직 그가 검도로 풀어낸 게임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앞으로 더 많은 수련을 통해 그가 배운 검도의 `도'(道)가 게임 속에 녹아들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