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자들' `나의 꿈 10억 만들기' 등 돈벌이 관련 서적들이 베스트셀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처녀들의 저녁식사'라는 영화제목을 패러디 한 `부자들의 저녁식사'라는 책까지 등장했다. `뭐니뭐니 해도 머니(Money)'라는 유행가 가사조차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요즈음이다.
`인생역전'을 내세운 로또복권이 `범국민적인' 벼락부자 열풍을 몰고 오더니 며칠 전 도하 신문에 실린 S건설업체 홍모 사장이 횡령했다는 70여억원의 돈 다발 사진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그가 서울 강남구 모 빌라에 몰래 감춰뒀던 1000만원 다발 700여개는 간단히 얘기해서 연봉 5000만원의 봉급자가 140년간 일하면서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만질 수 있는 거액이다. 이 돈을 차곡차곡 쌓으면 가로 1m, 세로 2m40㎝, 높이 40㎝정도라고 하니 돈방석 아닌 대형 `돈침대'가 연상되기도 한다.
특히, 지난 9일 구속된 경남 창원의 한 파렴치범 얘기는 `신뢰의 붕괴'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 할만하다. H금융안전㈜ 호송과장이라는 사람이 1년8개월간 60여차례에 걸쳐 26억원을 가로챘다고 하니 신뢰의 호곡성(號哭聲)이 들리는 듯 하다. 그는 시중은행 현금지급기 15대에 현금을 채워 넣고 회수하는 업무를 맡았으나 회수한 돈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63차례에 걸쳐 2000만~8000만원씩을 `슬쩍'하다 결국 덜미가 잡혔다. `금융안전'과 `호송'을 앞세워 국민의 재산을 도둑질했으니 이제 누가 누구를 믿으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국정을 둘러봐도 신뢰의 위기가 팽배하다. 그 중에서도 돈에 대한 신뢰의 붕괴는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요즘 정치권에서 여야간 공방이 한창인 기업 정치자금ㆍ비자금 논란은 겉으로 볼 때 비리를 밝혀내고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선명성 경쟁처럼 보이지만 한 꺼풀만 뒤집어보면 아전인수격의 음험한 정치논리가 도사리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돈을 둘러싼 정경유착의 `먹이사슬 굿판'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켜봐야 하는 민초들의 가슴은 쓰리고 아플 수밖에 없다.
과거에 조개껍질이 돈으로 널리 통용될 수 있었던 것은 신뢰라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돈은 그 동안 동전, 지폐 등으로 생활 속에 자리잡으면서 진화를 거듭해왔다.
요즘 들어 돈이 마치 신뢰의 붕괴를 가져온 주범인 듯 내몰리다 보니 `머니 경제학'이 휘청거리는 느낌이다. 돈은 애초부터 청탁(淸濁)이나 호오(好惡)와는 거리가 먼 가치 중립적 매개물이다. 하지만 비리와 유착의 고리에 자주 얽매이다 보니 `검은 돈' `더러운 돈' 등의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한다.
돈은 원래 그 민족의 얼과 혼(魂)이 살아 숨쉬는 가치 척도의 수단이자 징표다.
`머니'라는 용어가 로마신화 `모네타(Moneta) 여신'의 신전에서 유래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돈에는 신성미가 담겨 있다. 아울러 문화적 정서도 녹아 있다. 프랑스 지폐에 `어린왕자' 그림과 작가 생텍쥐페리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거나, 대만이 지난해 7월 선보인 2000위안짜리 신권에 최첨단 인공위성 수신기 그림이 도안돼 있다는 사실 등을 떠올려 보자.
한국경제가 바닥을 찍고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 흘러나오는 이 때 돈에 대한 신뢰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인생역전'을 내세운 로또복권이 `범국민적인' 벼락부자 열풍을 몰고 오더니 며칠 전 도하 신문에 실린 S건설업체 홍모 사장이 횡령했다는 70여억원의 돈 다발 사진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그가 서울 강남구 모 빌라에 몰래 감춰뒀던 1000만원 다발 700여개는 간단히 얘기해서 연봉 5000만원의 봉급자가 140년간 일하면서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만질 수 있는 거액이다. 이 돈을 차곡차곡 쌓으면 가로 1m, 세로 2m40㎝, 높이 40㎝정도라고 하니 돈방석 아닌 대형 `돈침대'가 연상되기도 한다.
특히, 지난 9일 구속된 경남 창원의 한 파렴치범 얘기는 `신뢰의 붕괴'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 할만하다. H금융안전㈜ 호송과장이라는 사람이 1년8개월간 60여차례에 걸쳐 26억원을 가로챘다고 하니 신뢰의 호곡성(號哭聲)이 들리는 듯 하다. 그는 시중은행 현금지급기 15대에 현금을 채워 넣고 회수하는 업무를 맡았으나 회수한 돈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63차례에 걸쳐 2000만~8000만원씩을 `슬쩍'하다 결국 덜미가 잡혔다. `금융안전'과 `호송'을 앞세워 국민의 재산을 도둑질했으니 이제 누가 누구를 믿으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국정을 둘러봐도 신뢰의 위기가 팽배하다. 그 중에서도 돈에 대한 신뢰의 붕괴는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요즘 정치권에서 여야간 공방이 한창인 기업 정치자금ㆍ비자금 논란은 겉으로 볼 때 비리를 밝혀내고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선명성 경쟁처럼 보이지만 한 꺼풀만 뒤집어보면 아전인수격의 음험한 정치논리가 도사리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돈을 둘러싼 정경유착의 `먹이사슬 굿판'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켜봐야 하는 민초들의 가슴은 쓰리고 아플 수밖에 없다.
과거에 조개껍질이 돈으로 널리 통용될 수 있었던 것은 신뢰라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돈은 그 동안 동전, 지폐 등으로 생활 속에 자리잡으면서 진화를 거듭해왔다.
요즘 들어 돈이 마치 신뢰의 붕괴를 가져온 주범인 듯 내몰리다 보니 `머니 경제학'이 휘청거리는 느낌이다. 돈은 애초부터 청탁(淸濁)이나 호오(好惡)와는 거리가 먼 가치 중립적 매개물이다. 하지만 비리와 유착의 고리에 자주 얽매이다 보니 `검은 돈' `더러운 돈' 등의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한다.
돈은 원래 그 민족의 얼과 혼(魂)이 살아 숨쉬는 가치 척도의 수단이자 징표다.
`머니'라는 용어가 로마신화 `모네타(Moneta) 여신'의 신전에서 유래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돈에는 신성미가 담겨 있다. 아울러 문화적 정서도 녹아 있다. 프랑스 지폐에 `어린왕자' 그림과 작가 생텍쥐페리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거나, 대만이 지난해 7월 선보인 2000위안짜리 신권에 최첨단 인공위성 수신기 그림이 도안돼 있다는 사실 등을 떠올려 보자.
한국경제가 바닥을 찍고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 흘러나오는 이 때 돈에 대한 신뢰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