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애니메이션에서나 존재하리라 생각했던 로봇들이 인간의 상상력을 실현시키고 있다. 단지 기계에 불과하던 로봇이 무척이나 친근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로봇개발이 산업용에서 인간형으로 점차 확대돼 인간형 로봇개발에 많은 기술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강의 인간형 로봇기술 보유국인 일본의 개발상황을 토대로 인간형 로봇의 진화를 알아본다.
△2003년 4월7일 도쿄. 1963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데쓰가오사무가 제작, TV로 방영돼 오래도록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원조로봇' 인 `철완(鐵腕) 아톰'이 원작에서 밝힌 생일을 맞았다. 이를 축하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사람의 음성 크기와 억양 등을 통해 감정식별이 가능한 로봇이 시판됐다.
△8월21일 프라하 흐르잔스키궁. 혼다가 개발한 아시모(ASIMO)는 `로봇'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체코에서 총리 주최 국빈만찬에 초대돼 고이즈미 일본총리를 수행하며 귀여움을 한껏 발휘했다. 거의 완벽했다. 아주 작은 사건을 뺀다면…
"일본과 체코, 인간과 로봇의 우호를 위해 건배!" 아시모의 친선대사 활동은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피들라 체코총리와 악수도 했다. 그러나 이에 감격한 총리가 두번째 악수를 건넸을 때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아시모가 악수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전프로그래밍과 원격조작에 의해 움직이는 아시모가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을 접했기 때문이다.
△10월1일 새로운 신칸센역이 개장하는 도쿄 시나가와역. 소니가 개발한 큐리오(QRIO)가 이 새로운 역의 승강장을 경쾌하게 걸어갔다. 귀엽게 손을 흔드는 모습에 시민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것은 사전 철저하게 세워진 계획에 의한 것이었다. 승강장의 굴곡은 어느 정도인지, 미끄러지지는 않을지 등등… . 큐리오가 넘어지지 않도록 스탭들은 미리 이동경로를 상세히 점검했던 것이다.
혼다가 아시모의 전신인 P2를 공개한 것은 1996년. 힘들 것으로 보였던 이족보행(二足步行)을 실험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0년에는 소니가 이족보행 SDR-3X를 발표해 그 유연한 춤솜씨에 사람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런 인간형 로봇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혼다와 소니조차도 인간수준의 로봇개발을 위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인간형 로봇의 실제 실력과 소비자들의 기대치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대 차이가 로봇개발자들의 전략에 변화를 초래하는 예도 있다. 소니는 가정용 판매를 목표로 큐리오를 개발했지만 현재 판매계획은 동결중이다. 고가에 걸맞는 만족감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면 왜 인간형 로봇개발에 주목하는 것일까. 인간형 로봇은 로봇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며 때로는 가사를 분담하고 정보를 제공하기에 생활에 밀착한 인간형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집이나 사무실의 계단, 문 등 인간에 맞추어 설계된 환경에서는 비슷한 체형을 하고 있는 편이 움직이기에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생활밀착형 차세대 로봇개발에는 크게 3가지 요소기술이 필요하다.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컴퓨터 인공지능, 근육에 해당하는 모터 등 구동장치, 시각 등 감각센서. 거기다 피부, 뼈에 해당하는 구조소재, 장기간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간단한 동력원 등이다.
그러나 인간과 공생하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함이 많다. 이런 기술의 벽을 깨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로 첨단을 걷고 있는 NEC가 개발한 `파페로(Papero)'. 소리를 지르면 반응하지만 문제는 소리의 구별. 문을 닫는 소리, 떨어진 장소에서 얘기하는 사람의 소리, TV소리 등은 잡음으로 판단하고 중요한 음성만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서 NEC는 재미있는 해결법을 고안했다. 예를 들면 일제히 얘기를 걸면 파페로는 "한사람씩 말해요"라고 부탁한다. 시끄러운 방에서는 "주위가 시끄럽군요"이라고 말해 장애요소를 인간에게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로봇을 사회로 내보내 인간에게 다가가도록 훈련시키려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후쿠오카현은 지난 7일 일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특구 지정에 로봇이 거리에서 활동할 수 있는 `로봇특구' 창설을 신청했다. 현재는 도로환경, 기후변화, 소음 등에 대한 로봇 반응실험을 거리에서 하려고 해도 도로교통법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기술의 축제 `로봇컵 2005'를 향해 적극 나서고 있는 곳이 오사카이다. 로봇컵에는 2005년까지 월드컵축구 우승팀을 이길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35개국 연구자들이 참여한다. 한신대, Vstone 등이 현지 산학협동팀을 만들어 개발중인 `Omni Head'는 상당한 수준으로 공을 차고 던질 수 있다고 한다.
일본로봇공업회는 산업용을 중심으로 현재 5000억엔에 이르는 로봇시장이 2010년에는 가정용 확대로 3조엔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가정용 인간형 로봇의 상품화가 잇따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인간과 대화에 중점을 둔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다. 미쯔비시중공업이 2005년 봄에 시판예정인 와카마루(Wakamaru)는 출근전에 "오늘은 우산이 필요해요"라는 식으로 날씨를 알려준다. 지난 16일에는 일본 경제산업성산하 이미지정보과학연구소 등이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물론 태극권 기본동작을 할 수 있는 로봇 `하지메군'을 공동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로봇개발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로봇이라고 하면 아톰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들이 가지는 `아톰의 환상'에 첨단기술이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느냐가 앞으로 로봇개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로봇개발이 산업용에서 인간형으로 점차 확대돼 인간형 로봇개발에 많은 기술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강의 인간형 로봇기술 보유국인 일본의 개발상황을 토대로 인간형 로봇의 진화를 알아본다.
△2003년 4월7일 도쿄. 1963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데쓰가오사무가 제작, TV로 방영돼 오래도록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원조로봇' 인 `철완(鐵腕) 아톰'이 원작에서 밝힌 생일을 맞았다. 이를 축하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사람의 음성 크기와 억양 등을 통해 감정식별이 가능한 로봇이 시판됐다.
△8월21일 프라하 흐르잔스키궁. 혼다가 개발한 아시모(ASIMO)는 `로봇'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체코에서 총리 주최 국빈만찬에 초대돼 고이즈미 일본총리를 수행하며 귀여움을 한껏 발휘했다. 거의 완벽했다. 아주 작은 사건을 뺀다면…
"일본과 체코, 인간과 로봇의 우호를 위해 건배!" 아시모의 친선대사 활동은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피들라 체코총리와 악수도 했다. 그러나 이에 감격한 총리가 두번째 악수를 건넸을 때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아시모가 악수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전프로그래밍과 원격조작에 의해 움직이는 아시모가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을 접했기 때문이다.
△10월1일 새로운 신칸센역이 개장하는 도쿄 시나가와역. 소니가 개발한 큐리오(QRIO)가 이 새로운 역의 승강장을 경쾌하게 걸어갔다. 귀엽게 손을 흔드는 모습에 시민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것은 사전 철저하게 세워진 계획에 의한 것이었다. 승강장의 굴곡은 어느 정도인지, 미끄러지지는 않을지 등등… . 큐리오가 넘어지지 않도록 스탭들은 미리 이동경로를 상세히 점검했던 것이다.
혼다가 아시모의 전신인 P2를 공개한 것은 1996년. 힘들 것으로 보였던 이족보행(二足步行)을 실험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0년에는 소니가 이족보행 SDR-3X를 발표해 그 유연한 춤솜씨에 사람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런 인간형 로봇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혼다와 소니조차도 인간수준의 로봇개발을 위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인간형 로봇의 실제 실력과 소비자들의 기대치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대 차이가 로봇개발자들의 전략에 변화를 초래하는 예도 있다. 소니는 가정용 판매를 목표로 큐리오를 개발했지만 현재 판매계획은 동결중이다. 고가에 걸맞는 만족감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면 왜 인간형 로봇개발에 주목하는 것일까. 인간형 로봇은 로봇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며 때로는 가사를 분담하고 정보를 제공하기에 생활에 밀착한 인간형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집이나 사무실의 계단, 문 등 인간에 맞추어 설계된 환경에서는 비슷한 체형을 하고 있는 편이 움직이기에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생활밀착형 차세대 로봇개발에는 크게 3가지 요소기술이 필요하다.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컴퓨터 인공지능, 근육에 해당하는 모터 등 구동장치, 시각 등 감각센서. 거기다 피부, 뼈에 해당하는 구조소재, 장기간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간단한 동력원 등이다.
그러나 인간과 공생하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함이 많다. 이런 기술의 벽을 깨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로 첨단을 걷고 있는 NEC가 개발한 `파페로(Papero)'. 소리를 지르면 반응하지만 문제는 소리의 구별. 문을 닫는 소리, 떨어진 장소에서 얘기하는 사람의 소리, TV소리 등은 잡음으로 판단하고 중요한 음성만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서 NEC는 재미있는 해결법을 고안했다. 예를 들면 일제히 얘기를 걸면 파페로는 "한사람씩 말해요"라고 부탁한다. 시끄러운 방에서는 "주위가 시끄럽군요"이라고 말해 장애요소를 인간에게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로봇을 사회로 내보내 인간에게 다가가도록 훈련시키려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후쿠오카현은 지난 7일 일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특구 지정에 로봇이 거리에서 활동할 수 있는 `로봇특구' 창설을 신청했다. 현재는 도로환경, 기후변화, 소음 등에 대한 로봇 반응실험을 거리에서 하려고 해도 도로교통법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기술의 축제 `로봇컵 2005'를 향해 적극 나서고 있는 곳이 오사카이다. 로봇컵에는 2005년까지 월드컵축구 우승팀을 이길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35개국 연구자들이 참여한다. 한신대, Vstone 등이 현지 산학협동팀을 만들어 개발중인 `Omni Head'는 상당한 수준으로 공을 차고 던질 수 있다고 한다.
일본로봇공업회는 산업용을 중심으로 현재 5000억엔에 이르는 로봇시장이 2010년에는 가정용 확대로 3조엔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가정용 인간형 로봇의 상품화가 잇따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인간과 대화에 중점을 둔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다. 미쯔비시중공업이 2005년 봄에 시판예정인 와카마루(Wakamaru)는 출근전에 "오늘은 우산이 필요해요"라는 식으로 날씨를 알려준다. 지난 16일에는 일본 경제산업성산하 이미지정보과학연구소 등이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물론 태극권 기본동작을 할 수 있는 로봇 `하지메군'을 공동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로봇개발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로봇이라고 하면 아톰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들이 가지는 `아톰의 환상'에 첨단기술이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느냐가 앞으로 로봇개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