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아파트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의 분양권 전매 제한ㆍ재건축아파트 중소형 평형 의무 건설ㆍ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 등 정부의 초강경 규제책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면서 은마ㆍ반포주공 등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5000만원~1억원 이상 호가가 내린 급매물이 속출하는 등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일종의 `공황 사태'를 맞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자는 "9ㆍ5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일부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급락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거의 없다. IMF사태 직후인 1997년 말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워낙 큰 충격을 받아 당분간은 거래 실종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규제책,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십자포화=그동안 강남 재건축아파트는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받아 왔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점화된 상승세가 강남권 기타 단지와 목동ㆍ분당 등으로 확산되면서 서울ㆍ수도권 시장 전체가 요동치는 가격 패턴을 그려왔던 것. 지난 5ㆍ23 주택 안정화 대책 이후의 시장 상황도 이같은 흐름을 답습했다. 5ㆍ23 대책 이후 한동안 소강국면을 보이던 주택시장이 여름방학 성수기를 계기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면서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단위 처방.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각종 규제수단을 쏟아부어 집값 상승의 `뇌관'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는 복싱에 비유하자면 잽이 아니라 크로스펀치다. 기존의 각종 규제책은 단기 처방의 측면이 강해 규제책의 약발이 떨어지면 가격이 다시 오르는 악순환이 되풀이 됐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차원이 다르다. 강남 재건축 투자 열풍의 핵심 고리인 개발이익 기대심리를 원천 봉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본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며 "내수경기 부진ㆍ판교신도시 효과 등과 맞물리면서 앞으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안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망에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강남 집값 급한 불끄기 성공, 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정부의 의도대로 9ㆍ5 대책이 강남 재건축 시장을 잠재우는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극심한 매물품귀현상을 보이던 재건축 단지들에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가격 하락 조짐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은마ㆍ청실ㆍ반포주공ㆍ둔촌주공ㆍ개포주공 등에서는 매수세가 완전히 종적을 감춘 가운데 `팔자'는 주문만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신청해 기존 규정대로 재건축이 추진되는 단지에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도곡동의 한 중개업자는 "도곡주공 1?2차의 경우 아직 내림세의 조짐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재건축아파트가 사업추진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도리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주공 1,2,3,4단지와 잠실시영, 영동주공 1,2,3차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와 분양권 시장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평형의 경우 희소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대책의 한계, 그리고 근본 처방=9ㆍ5 대책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강남의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조절하는 데 정부당국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은 크게 세 가지. 공급관리ㆍ수요관리ㆍ금융관리. 이번 조치는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져온 수요관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수요억제책이다. 닥터아파트의 김광석 팀장은 "강남 지역은 투기수요가 아닌 고급 실수요가 엄존한다. 명문 학군ㆍ각종 인프라ㆍ커뮤니티 프리미엄 등 수요자들이 선호할 만한 객관적 이유가 있다"며 "강남의 유효수요를 흡수할 공급 측면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번 조치는 단기적 효과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연이어 공급될 저밀도 재건축 분양물량의 분양가 추이에 따라 강남집값이 다시 출렁일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의 관계자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금리 인상 등의 금융관리가 여의치 않고 판교신도시 등 공급 확대를 통한 대안 모색도 미래의 일인 현 상황에서 공급가, 즉 분양가를 조절하는 게 집값 안정을 담보하는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일부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분양가 적정성 심사를 정부가 수렴해 정책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택chang6502@asset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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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자는 "9ㆍ5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일부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급락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거의 없다. IMF사태 직후인 1997년 말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워낙 큰 충격을 받아 당분간은 거래 실종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규제책,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십자포화=그동안 강남 재건축아파트는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받아 왔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점화된 상승세가 강남권 기타 단지와 목동ㆍ분당 등으로 확산되면서 서울ㆍ수도권 시장 전체가 요동치는 가격 패턴을 그려왔던 것. 지난 5ㆍ23 주택 안정화 대책 이후의 시장 상황도 이같은 흐름을 답습했다. 5ㆍ23 대책 이후 한동안 소강국면을 보이던 주택시장이 여름방학 성수기를 계기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면서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단위 처방.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각종 규제수단을 쏟아부어 집값 상승의 `뇌관'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는 복싱에 비유하자면 잽이 아니라 크로스펀치다. 기존의 각종 규제책은 단기 처방의 측면이 강해 규제책의 약발이 떨어지면 가격이 다시 오르는 악순환이 되풀이 됐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차원이 다르다. 강남 재건축 투자 열풍의 핵심 고리인 개발이익 기대심리를 원천 봉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본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며 "내수경기 부진ㆍ판교신도시 효과 등과 맞물리면서 앞으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안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망에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강남 집값 급한 불끄기 성공, 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정부의 의도대로 9ㆍ5 대책이 강남 재건축 시장을 잠재우는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극심한 매물품귀현상을 보이던 재건축 단지들에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가격 하락 조짐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은마ㆍ청실ㆍ반포주공ㆍ둔촌주공ㆍ개포주공 등에서는 매수세가 완전히 종적을 감춘 가운데 `팔자'는 주문만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신청해 기존 규정대로 재건축이 추진되는 단지에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도곡동의 한 중개업자는 "도곡주공 1?2차의 경우 아직 내림세의 조짐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재건축아파트가 사업추진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도리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주공 1,2,3,4단지와 잠실시영, 영동주공 1,2,3차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와 분양권 시장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평형의 경우 희소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대책의 한계, 그리고 근본 처방=9ㆍ5 대책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강남의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조절하는 데 정부당국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은 크게 세 가지. 공급관리ㆍ수요관리ㆍ금융관리. 이번 조치는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져온 수요관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수요억제책이다. 닥터아파트의 김광석 팀장은 "강남 지역은 투기수요가 아닌 고급 실수요가 엄존한다. 명문 학군ㆍ각종 인프라ㆍ커뮤니티 프리미엄 등 수요자들이 선호할 만한 객관적 이유가 있다"며 "강남의 유효수요를 흡수할 공급 측면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번 조치는 단기적 효과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연이어 공급될 저밀도 재건축 분양물량의 분양가 추이에 따라 강남집값이 다시 출렁일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의 관계자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금리 인상 등의 금융관리가 여의치 않고 판교신도시 등 공급 확대를 통한 대안 모색도 미래의 일인 현 상황에서 공급가, 즉 분양가를 조절하는 게 집값 안정을 담보하는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일부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분양가 적정성 심사를 정부가 수렴해 정책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택chang6502@asset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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