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냉면으로 유명한 집에 식사를 하러 갔다. 그 집은 오래 전부터 맛있기로 이름난 집으로, 그 날도 점심시간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빈자리가 그리 많지 않았다. 메뉴도 냉면 한가지다. 식당에 온 손님들도 모두 냉면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라서 자리에 앉자마자 식사를 주문하고 음식을 다 먹고 식당을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지 않다.
이름난 음식점들은 대부분 메뉴가 많지 않다. 추어탕, 설렁탕, 칼국수 등 한가지 음식만으로 승부를 거는 대신 주력으로 하는 음식의 맛을 유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여러 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하지 않고 한가지로만 승부를 걸면 장점이 많다. 여러 가지 재료를 구입하느라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맛이나 음식의 신선도 등을 관리하는 데도 유리하다. 한두 가지 음식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손님이 음식을 주문해 나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지 않다.
기업도 이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 추진하면 경기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IT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정보화를 추진하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해당 기관이나 기업이 주력으로 하는 업종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정보화의 양상이나 특성이 매우 달라진다. 그래서 기업들이 IT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사업자를 선정할 때면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느냐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삼는다.
사업을 수주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입장에서도 기왕이면 비슷한 업종의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철강ㆍ물류ㆍ유통 등 다양한 회사에서 ERPㆍCRM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주해 추진하는 것보다 특정 분야의 한가지 프로젝트만을 수행하면 훨씬 적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며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으니 시스템의 품질도 자연 높아진다.
그러나 우리 SI업계의 상황은 이와는 반대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프로젝트가 많이 나온다거나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다고 하면 모두 자기 회사가 전문이라고 나선다. 말로는 전문화를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그 주력분야는 연초에 프로젝트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몇 년간 꾸준히 특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연을 넓혀온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기업들이 그룹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업종을 기반으로 특화분야를 선정, 해당 분야를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관계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급급할 뿐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레퍼런스를 만드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관계사가 관련 프로젝트를 마치면 해당 기술이나 시스템은 그대로 사장되기 일쑤다.
물론 우리 SI업체들이 음식점처럼 한가지 업종이나 기술만으로 승부를 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각 업체들이 모두 회사가 탄생한 시점부터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꾸준한 투자와 품질개선을 해 왔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겪지 않아도 될 홍역이 아닐까.
이름난 음식점들은 대부분 메뉴가 많지 않다. 추어탕, 설렁탕, 칼국수 등 한가지 음식만으로 승부를 거는 대신 주력으로 하는 음식의 맛을 유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여러 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하지 않고 한가지로만 승부를 걸면 장점이 많다. 여러 가지 재료를 구입하느라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맛이나 음식의 신선도 등을 관리하는 데도 유리하다. 한두 가지 음식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손님이 음식을 주문해 나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지 않다.
기업도 이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 추진하면 경기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IT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정보화를 추진하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해당 기관이나 기업이 주력으로 하는 업종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정보화의 양상이나 특성이 매우 달라진다. 그래서 기업들이 IT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사업자를 선정할 때면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느냐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삼는다.
사업을 수주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입장에서도 기왕이면 비슷한 업종의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철강ㆍ물류ㆍ유통 등 다양한 회사에서 ERPㆍCRM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주해 추진하는 것보다 특정 분야의 한가지 프로젝트만을 수행하면 훨씬 적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며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으니 시스템의 품질도 자연 높아진다.
그러나 우리 SI업계의 상황은 이와는 반대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프로젝트가 많이 나온다거나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다고 하면 모두 자기 회사가 전문이라고 나선다. 말로는 전문화를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그 주력분야는 연초에 프로젝트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몇 년간 꾸준히 특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연을 넓혀온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기업들이 그룹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업종을 기반으로 특화분야를 선정, 해당 분야를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관계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급급할 뿐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레퍼런스를 만드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관계사가 관련 프로젝트를 마치면 해당 기술이나 시스템은 그대로 사장되기 일쑤다.
물론 우리 SI업체들이 음식점처럼 한가지 업종이나 기술만으로 승부를 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각 업체들이 모두 회사가 탄생한 시점부터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꾸준한 투자와 품질개선을 해 왔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겪지 않아도 될 홍역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