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짐승과 날짐승이 서로 편을 갈라 싸움을 하던 시절 이야기다. 예나 지금이나 일단 편을 가르게 되면 오로지 우리편과 적밖에 보이지 않는 법. 날짐승은 들짐승이라면 무조건 이를 갈았고, 들짐승들도 날짐승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었다. 이 와중에 박쥐란 녀석은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다가 들짐승들이 유리하게 되자 "비록 나에게 날개는 있지만 쥐와 똑같이 생겼다"며 들짐승편이 되었다. 얼마 안가 새들이 우세하게 되자 박쥐는 바로 새들에게 날아갔다. 자기는 날개가 있으니 새라면서. 이렇게 양쪽을 오가던 박쥐는 결국 들짐승과 날짐승 모두에게 외면 받고 컴컴한 동굴 속에서 숨어살게 된다.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우화다. 이 이야기 때문인지 흔히 자신의 이익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쉽게 바꾸는 소신 없는 사람을 꼬집어 박쥐같다고 말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박쥐에 비유되면 무척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솝이야기 중에는 이런 박쥐이야기도 있다.
어두운 밤, 늦게까지 놀던 박쥐가 족제비에게 붙잡힌다. 박쥐는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평소 새들을 싫어한 족제비는 들은 척도 않는다. 다급해진 박쥐는 몸을 웅크리며 자신은 새가 아니라 쥐라고 말했고 그럴듯하게 여긴 족제비는 박쥐를 놓아준다. 불운은 겹쳐서 온다던가, 며칠 후 박쥐는 다른 족제비에게 붙들렸다. 저번에 겪은 곤욕을 생각해 낸 박쥐는 이번에도 쥐처럼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족제비는 쥐를 아주 싫어하는 녀석이었다. 그러자 박쥐는 바로 날개를 활짝 펴며 자신은 새라고 말했고 결국 무사히 풀려나게 된다.
두 이야기 모두 새와 쥐의 모습을 함께 가진 박쥐의 모습을 빗댄 우화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박쥐의 성격은 아주 다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정한 입장이나 태도를 한결같이 유지하는 데 점수를 주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본의 아니게 박쥐처럼 입장을 바꿔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 입장 바꾸기가 목숨을 살리는 `기지'가 될지 아니면 평생 숨어살아야 하는 `수치'가 될지는 상황이나 주변환경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7일부터 중국을 국빈방문하고 있다. 이번 중국방문의 가장 큰 과제는 물론 북핵 문제 해결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IT분야를 비롯한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이다.
많은 기업인들이 중국에 대해 매력이지만 위험한 시장이라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급성장에 대해 경계하는 사람도 많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중국 IT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시장을 공략하기는커녕 오히려 추월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장기적인 계획이나 목표 없이 단기적 이익에 따라 들짐승과 날짐승을 오가는 박쥐보다는 적절한 때 날개를 접고 펼 수 있는 지혜의 박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국이 우리의 어떤 상품,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 지 좀더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고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겠다'고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아직 중국시장에 대한 정보활용 능력을 높이고 관련 전문가를 육성하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우화다. 이 이야기 때문인지 흔히 자신의 이익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쉽게 바꾸는 소신 없는 사람을 꼬집어 박쥐같다고 말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박쥐에 비유되면 무척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솝이야기 중에는 이런 박쥐이야기도 있다.
어두운 밤, 늦게까지 놀던 박쥐가 족제비에게 붙잡힌다. 박쥐는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평소 새들을 싫어한 족제비는 들은 척도 않는다. 다급해진 박쥐는 몸을 웅크리며 자신은 새가 아니라 쥐라고 말했고 그럴듯하게 여긴 족제비는 박쥐를 놓아준다. 불운은 겹쳐서 온다던가, 며칠 후 박쥐는 다른 족제비에게 붙들렸다. 저번에 겪은 곤욕을 생각해 낸 박쥐는 이번에도 쥐처럼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족제비는 쥐를 아주 싫어하는 녀석이었다. 그러자 박쥐는 바로 날개를 활짝 펴며 자신은 새라고 말했고 결국 무사히 풀려나게 된다.
두 이야기 모두 새와 쥐의 모습을 함께 가진 박쥐의 모습을 빗댄 우화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박쥐의 성격은 아주 다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정한 입장이나 태도를 한결같이 유지하는 데 점수를 주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본의 아니게 박쥐처럼 입장을 바꿔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 입장 바꾸기가 목숨을 살리는 `기지'가 될지 아니면 평생 숨어살아야 하는 `수치'가 될지는 상황이나 주변환경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7일부터 중국을 국빈방문하고 있다. 이번 중국방문의 가장 큰 과제는 물론 북핵 문제 해결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IT분야를 비롯한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이다.
많은 기업인들이 중국에 대해 매력이지만 위험한 시장이라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급성장에 대해 경계하는 사람도 많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중국 IT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시장을 공략하기는커녕 오히려 추월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장기적인 계획이나 목표 없이 단기적 이익에 따라 들짐승과 날짐승을 오가는 박쥐보다는 적절한 때 날개를 접고 펼 수 있는 지혜의 박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국이 우리의 어떤 상품,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 지 좀더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고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겠다'고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아직 중국시장에 대한 정보활용 능력을 높이고 관련 전문가를 육성하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