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업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판에 박은 듯 던지는 질문이 있다. "경기가 어렵다는데 그 쪽은 어떻습니까"라는 것이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는 하소연이다.
며칠전 식사를 같이 한 외국업체 지사장은 다른 업체의 1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와 비슷하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하자"지금 같은 상황에서 작년보다 떨어지지 않았으면 선방한거죠"라고 코멘트를 했다. 그 한마디로도 IT업계 인사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외국계 IT업체에서 하드웨어 영업을 맡고 있는 한 임원은 "요즘 정부고 기업이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들어 북핵 사태에다 이라크 전쟁, SK글로벌 분식회계, 사스(SARS) 파문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기업들이 예정됐던 프로젝트조차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자"며 뒤로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얼어붙은 마당에 공공부문과 대기업이 IT투자를 미루다보니 이들에게 제품을 공급해 먹고 사는 IT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혹독한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그나마 대형 IT업체들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나은 편이지만, 특정분야의 솔루션 한 두 개에 의존하는 중소ㆍ벤처기업의 상당수는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청이 발표하는 월별 벤처인증기업 수가 2002년 1월 이후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나, IT벤처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코스닥 종합지수가 여전히 50선 밑을 헤매고 있는 것은 중소ㆍ벤처기업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정보통신부가 정보화촉진기금의 올해 사업비 가운데 70%가 넘는 7000여억원을 상반기에 집중투입하고, 통신사업자들의 등을 떠밀어 투자를 조기집행하도록 하는 등 가망성 있는 IT벤처까지 도매금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또 정부 차원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지피려고 나선 것은 환영 할 일이다.
그러나 상당수 대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냈는데도 최근 들어 금고를 단속하면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는 것은 북핵ㆍ이라크전쟁ㆍ사스 등 연이어 터진 대형 악재의 영향이 크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석에서 만난 IT업계 인사들이 주요 대기업의 IT투자 위축 요인으로 빼놓지 않고 꼽는 것중 하나가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다. 주요 현안에 대해 관계부처간 조율되지 않은 목소리가 터져나오는가 하면, 노사문제 등에 있어서 원칙을 훼손하는 사례가 빈발하여 선뜻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이 어렵게 되면 투자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투자 위축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라도 기업의 투자분위기에 찬물을 뿌리는 일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추경을 편성하고 가용재원을 조기에 투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업활동을 진작시키는 분위기 조성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경제심리가 소비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상식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며칠전 식사를 같이 한 외국업체 지사장은 다른 업체의 1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와 비슷하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하자"지금 같은 상황에서 작년보다 떨어지지 않았으면 선방한거죠"라고 코멘트를 했다. 그 한마디로도 IT업계 인사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외국계 IT업체에서 하드웨어 영업을 맡고 있는 한 임원은 "요즘 정부고 기업이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들어 북핵 사태에다 이라크 전쟁, SK글로벌 분식회계, 사스(SARS) 파문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기업들이 예정됐던 프로젝트조차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자"며 뒤로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얼어붙은 마당에 공공부문과 대기업이 IT투자를 미루다보니 이들에게 제품을 공급해 먹고 사는 IT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혹독한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그나마 대형 IT업체들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나은 편이지만, 특정분야의 솔루션 한 두 개에 의존하는 중소ㆍ벤처기업의 상당수는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청이 발표하는 월별 벤처인증기업 수가 2002년 1월 이후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나, IT벤처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코스닥 종합지수가 여전히 50선 밑을 헤매고 있는 것은 중소ㆍ벤처기업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정보통신부가 정보화촉진기금의 올해 사업비 가운데 70%가 넘는 7000여억원을 상반기에 집중투입하고, 통신사업자들의 등을 떠밀어 투자를 조기집행하도록 하는 등 가망성 있는 IT벤처까지 도매금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또 정부 차원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지피려고 나선 것은 환영 할 일이다.
그러나 상당수 대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냈는데도 최근 들어 금고를 단속하면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는 것은 북핵ㆍ이라크전쟁ㆍ사스 등 연이어 터진 대형 악재의 영향이 크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석에서 만난 IT업계 인사들이 주요 대기업의 IT투자 위축 요인으로 빼놓지 않고 꼽는 것중 하나가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다. 주요 현안에 대해 관계부처간 조율되지 않은 목소리가 터져나오는가 하면, 노사문제 등에 있어서 원칙을 훼손하는 사례가 빈발하여 선뜻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이 어렵게 되면 투자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투자 위축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라도 기업의 투자분위기에 찬물을 뿌리는 일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추경을 편성하고 가용재원을 조기에 투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업활동을 진작시키는 분위기 조성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경제심리가 소비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상식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