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연세대 교수
우리 일상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즐겁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수가 승용차에 채워지는 정도라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승용차 두 대에 채워지는 사람들의 수, 약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서 어울리게 될 때, 나는 갑갑할 때가 많다. 특히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에서는 나의 갑갑함으로 해서 쓸데없이 애꿎은 담배만 축 낼 때도 있다. 그럴 때 느닷없이 미국식 파티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꼭 미국식 파티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나의 경험이 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 묶여있어 그냥 편하게 이야기한다.
보통 조촐한 미국식 파티라는 것은 소박하게 모여 어울리며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것이다. 의자에 앉거나 서 있어도 특별히 지정된 자기 자리는 없다.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나를 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일상은 그것과는 크게 다르다. 대부분의 모임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지정된 자기자리를 의식한다. 보통 한 번 앉은 자리를 옮겨 다른 자리로 간다는 행위는 공연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래서 낯선 모임에서 선남선녀끼리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까지 나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컴퓨터를 켠 다음 그 어떤 프로그램도 실행시키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꼴과 같다. 오프라인 일상에서는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서 경험하는 자유로운 선택이 용이하지 않은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한국식의 모임에 길들여진 사고를 지니고 있으면 창의력과 상상력이 축소될 수 있다. 보통 미국식 파티에서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디지털 세상의 특성인 비선형적(non linear)인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스스로가 원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선택이 자유로운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디지털 멀티미디어의 세계인 것이다.
그에 비해 전형적인 한국식 모임은 디지털 세상과는 상반되는 선형적(linear) 세계다. 소주 한잔 기울이며 2,30명의 무리에 끼어 두어 시간을 그대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면, 개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는 세계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경험하는 현실은 디지털 세상의 특징인 비선형적인 것보다 선형적인 경우가 많다. 어디 모임뿐인가. 지하철이며, 미술관, 박물관 등 공공기관과 문화공간들의 공간적인 구성도 우리 몸과 정신을 선형적으로 길들이고 있다.
IT 강국에 어울리는 디지털 문화인프라 구축은 일상생활 속의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과 병행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몸과 정신이 능동적이고 자유로워질 때, 디지털 세계에서 문화를 일구고 문화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문화를 느끼는 것이 인터넷, 가상현실같은 곳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도시공간, 자연의 풍광, 사람들과의 만남, 빛 바랜 흑백사진, 오래된 엽서 등 우리가 향유하는 그 어떤 세계나 체험이 디지털 세상에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게 하는 밑그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즐겁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수가 승용차에 채워지는 정도라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승용차 두 대에 채워지는 사람들의 수, 약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서 어울리게 될 때, 나는 갑갑할 때가 많다. 특히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에서는 나의 갑갑함으로 해서 쓸데없이 애꿎은 담배만 축 낼 때도 있다. 그럴 때 느닷없이 미국식 파티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꼭 미국식 파티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나의 경험이 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 묶여있어 그냥 편하게 이야기한다.
보통 조촐한 미국식 파티라는 것은 소박하게 모여 어울리며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것이다. 의자에 앉거나 서 있어도 특별히 지정된 자기 자리는 없다.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나를 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일상은 그것과는 크게 다르다. 대부분의 모임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지정된 자기자리를 의식한다. 보통 한 번 앉은 자리를 옮겨 다른 자리로 간다는 행위는 공연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래서 낯선 모임에서 선남선녀끼리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까지 나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컴퓨터를 켠 다음 그 어떤 프로그램도 실행시키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꼴과 같다. 오프라인 일상에서는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서 경험하는 자유로운 선택이 용이하지 않은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한국식의 모임에 길들여진 사고를 지니고 있으면 창의력과 상상력이 축소될 수 있다. 보통 미국식 파티에서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디지털 세상의 특성인 비선형적(non linear)인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스스로가 원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선택이 자유로운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디지털 멀티미디어의 세계인 것이다.
그에 비해 전형적인 한국식 모임은 디지털 세상과는 상반되는 선형적(linear) 세계다. 소주 한잔 기울이며 2,30명의 무리에 끼어 두어 시간을 그대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면, 개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는 세계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경험하는 현실은 디지털 세상의 특징인 비선형적인 것보다 선형적인 경우가 많다. 어디 모임뿐인가. 지하철이며, 미술관, 박물관 등 공공기관과 문화공간들의 공간적인 구성도 우리 몸과 정신을 선형적으로 길들이고 있다.
IT 강국에 어울리는 디지털 문화인프라 구축은 일상생활 속의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과 병행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몸과 정신이 능동적이고 자유로워질 때, 디지털 세계에서 문화를 일구고 문화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문화를 느끼는 것이 인터넷, 가상현실같은 곳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도시공간, 자연의 풍광, 사람들과의 만남, 빛 바랜 흑백사진, 오래된 엽서 등 우리가 향유하는 그 어떤 세계나 체험이 디지털 세상에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게 하는 밑그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