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고 전장의 포연 속을 달린다
나라마다 좋아하는 게임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같은 롤 플레잉 게임 장르에서도 미국 게임과 일본 게임의 스타일은 판이하다.
국적을 타는 대표적 장르가 일인칭 슈팅(이하 FPS)이다. FPS는 서양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장르지만 동양에서는 하드코어 게이머나 하는 게임이다. 게임기용 FPS에서 발군인 게임이 X박스로 출시된 `헤일로'와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로 모두 나온 `메달 오브 어너 - 프론트라인'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FPS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PC쪽 얘기고, 콘솔에서 FPS는 아직도 취약한 장르다.
◈ 플랫폼의 약점을 넘어선 콘솔 FPS `헤일로'
개성.역동성 캐릭터 '만점' 콘솔용 킬러타이틀 조준점 확대 특징
`헤일로'는 애플 최고의 FPS로 불리는 `마라톤'을 만들었던 `번지'가 마이크로소프트로 인수된 후 내놓은 X박스용 FPS 게임이다. 이 게임은 암울했던 X박스 초기 시장을 한 방에 바꿔놓을 만한 놀라운 퀄리티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킬러 타이틀 역할을 한 게임이기도 하다.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외계 종족 코버넌트와 맞서 게릴라전을 벌인다. 아군뿐 아니라 외계 종족의 다양한 무기와 차량도 다루면서 적과 맞서야 한다. X박스답게 인도어, 아웃도어를 가리지 않는 리얼한 그래픽과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숨겨진 곳을 돌아다니며 적을 발견하고 해치운다. FPS의 큰 흐름은 대개 비슷하다. 이 과정이 얼마나 게이머를 몰입시키고 재미를 주는가에서 게임의 성패가 결정된다. 그리고 개발 능력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적들의 행동에서다. 중요한 것은 정교한 인공 지능 설계뿐이 아니다. 적 캐릭터 하나 하나를 특징지을 수 있는 존재감이 있어야, FPS는 단순한 살육의 느낌을 벗어날 수 있다.
`헤일로'처럼 `원 샷 원 킬' 보다는 스피디한 난사전에 가깝다면 더욱 그렇다. 이 게임은 다른 커버넌트 뒤에 숨어 있다가 달려나는 `그런트'나 방패를 이용해서 커버하는 `자칼' 등 개성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때로는 피했다가 한꺼번에 몰려나오고 가끔은 옆 통로에서도 튀어나오는 적들은 총구 앞으로 무작정 달려나오는 지루한 FPS와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헤일로'를 비디오 게임사에 이름을 남길 존재로 만든 것은 따로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PC와 달리 콘솔에서는 컨트롤러 하나로 조작을 해결해야 한다. 이는 신속하고 정밀한 이동과 조준이 요구되는 FPS에서 치명적 약점이다. PC에서 기염을 떨친 FPS들이 콘솔로 이식되어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는 것은 주로 이 때문이다.
`헤일로'는 다른 FPS보다 조준점이 크고 적이 공격하는 방향이 표시된다. 만일 PC로 나왔다면 이는 오히려 약점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콘솔용으로서는 X 박스컨트롤러의 두 개의 스틱과 결합되어 편리하고 자연스러운 조작감을 보여준다. 이 게임이 X 박스의 킬러 타이틀이 된 것은 단지 경쟁작이 없어서가 아니라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콘솔 FPS를 위한 하나의 표준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해야 정당할 것이다.
◈ 전쟁터의 리얼리티를 맛본다 `메달 오브 어너 - 프론트라인'
사실적인 시나리오 '일품' 조작의 정교성 시스템 제약 재미 반감
PC게임으로 출시돼 지금까지와 뭔가 다른 FPS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한 `메달 오브 어너'가 X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2로 컨버팅됐다. `메달 오브 어너 - 프론트라인'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상륙신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 장면은 다른 전쟁 영화와 달리, 상륙 작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내리자마자 총알 세례에 쉴새없이 동료들이 쓰러진다. 어떻게든 적을 쓰러뜨리지 않고는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 스포츠를 즐기는 느낌의 다른 FPS와 달리 전쟁터에 있다는 현장감이 강하고 덕분에 몰입감 역시 확실하다.
`메달 오브 어너'는 게임 전체가 현장감을 위해 설정돼 있다. 등장하는 무기나 장비는 2차 대전이라는 상황에 맞춰 최대한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가전에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포스트마다 스나이퍼들이 배치돼 있는 걸 보면, 이 게임이 단지 무기나 의상에 대한 고증뿐 아니라 실제 전투의 전술에 대해서도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느낄 수 있다.
이런 사실주의적 묘사 때문에 게임은 스피드보다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리얼리티 계열이 될 수밖에 없다. `메달 오브 어너'는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전쟁이라는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었고, 지금까지의 FPS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을 확립했다.
PC판은 FPS 게임으로서 만점에 가까운 게임이었다. 하지만 콘솔로 컨버팅되면서 조작성 문제가 발생했다. 이 게임은 콘솔로 하기는 너무나 불편하다. 리얼리티를 중요시하는 게임이다보니 대충 난사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없다. 항상 한 발에 한 명을 보낸다는 각오로 싸워야 하는데, 웬만큼 연습해서는 콘솔 패드로 정확하게 조준할 수 없다. 콘솔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를 연구하기보다 PC 키를 그대로 패드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콘솔 FPS가 많은 서양에서야 그나마 하겠지만, PC에 익숙한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쉽지 않다.
`메달 오브 아너'는 FPS 게임 역사상 가장 뛰어난 도입부를 가진 게임이다. 하지만 콘솔로용으로서는 조작감의 난점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플레이스테이션용뿐 아니라 X박스용 `메달 오브 아너'도 마찬가지다.
나라마다 좋아하는 게임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같은 롤 플레잉 게임 장르에서도 미국 게임과 일본 게임의 스타일은 판이하다.
국적을 타는 대표적 장르가 일인칭 슈팅(이하 FPS)이다. FPS는 서양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장르지만 동양에서는 하드코어 게이머나 하는 게임이다. 게임기용 FPS에서 발군인 게임이 X박스로 출시된 `헤일로'와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로 모두 나온 `메달 오브 어너 - 프론트라인'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FPS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PC쪽 얘기고, 콘솔에서 FPS는 아직도 취약한 장르다.
◈ 플랫폼의 약점을 넘어선 콘솔 FPS `헤일로'
개성.역동성 캐릭터 '만점' 콘솔용 킬러타이틀 조준점 확대 특징
`헤일로'는 애플 최고의 FPS로 불리는 `마라톤'을 만들었던 `번지'가 마이크로소프트로 인수된 후 내놓은 X박스용 FPS 게임이다. 이 게임은 암울했던 X박스 초기 시장을 한 방에 바꿔놓을 만한 놀라운 퀄리티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킬러 타이틀 역할을 한 게임이기도 하다.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외계 종족 코버넌트와 맞서 게릴라전을 벌인다. 아군뿐 아니라 외계 종족의 다양한 무기와 차량도 다루면서 적과 맞서야 한다. X박스답게 인도어, 아웃도어를 가리지 않는 리얼한 그래픽과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숨겨진 곳을 돌아다니며 적을 발견하고 해치운다. FPS의 큰 흐름은 대개 비슷하다. 이 과정이 얼마나 게이머를 몰입시키고 재미를 주는가에서 게임의 성패가 결정된다. 그리고 개발 능력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적들의 행동에서다. 중요한 것은 정교한 인공 지능 설계뿐이 아니다. 적 캐릭터 하나 하나를 특징지을 수 있는 존재감이 있어야, FPS는 단순한 살육의 느낌을 벗어날 수 있다.
`헤일로'처럼 `원 샷 원 킬' 보다는 스피디한 난사전에 가깝다면 더욱 그렇다. 이 게임은 다른 커버넌트 뒤에 숨어 있다가 달려나는 `그런트'나 방패를 이용해서 커버하는 `자칼' 등 개성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때로는 피했다가 한꺼번에 몰려나오고 가끔은 옆 통로에서도 튀어나오는 적들은 총구 앞으로 무작정 달려나오는 지루한 FPS와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헤일로'를 비디오 게임사에 이름을 남길 존재로 만든 것은 따로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PC와 달리 콘솔에서는 컨트롤러 하나로 조작을 해결해야 한다. 이는 신속하고 정밀한 이동과 조준이 요구되는 FPS에서 치명적 약점이다. PC에서 기염을 떨친 FPS들이 콘솔로 이식되어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는 것은 주로 이 때문이다.
`헤일로'는 다른 FPS보다 조준점이 크고 적이 공격하는 방향이 표시된다. 만일 PC로 나왔다면 이는 오히려 약점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콘솔용으로서는 X 박스컨트롤러의 두 개의 스틱과 결합되어 편리하고 자연스러운 조작감을 보여준다. 이 게임이 X 박스의 킬러 타이틀이 된 것은 단지 경쟁작이 없어서가 아니라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콘솔 FPS를 위한 하나의 표준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해야 정당할 것이다.
◈ 전쟁터의 리얼리티를 맛본다 `메달 오브 어너 - 프론트라인'
사실적인 시나리오 '일품' 조작의 정교성 시스템 제약 재미 반감
PC게임으로 출시돼 지금까지와 뭔가 다른 FPS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한 `메달 오브 어너'가 X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2로 컨버팅됐다. `메달 오브 어너 - 프론트라인'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상륙신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 장면은 다른 전쟁 영화와 달리, 상륙 작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내리자마자 총알 세례에 쉴새없이 동료들이 쓰러진다. 어떻게든 적을 쓰러뜨리지 않고는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 스포츠를 즐기는 느낌의 다른 FPS와 달리 전쟁터에 있다는 현장감이 강하고 덕분에 몰입감 역시 확실하다.
`메달 오브 어너'는 게임 전체가 현장감을 위해 설정돼 있다. 등장하는 무기나 장비는 2차 대전이라는 상황에 맞춰 최대한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가전에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포스트마다 스나이퍼들이 배치돼 있는 걸 보면, 이 게임이 단지 무기나 의상에 대한 고증뿐 아니라 실제 전투의 전술에 대해서도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느낄 수 있다.
이런 사실주의적 묘사 때문에 게임은 스피드보다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리얼리티 계열이 될 수밖에 없다. `메달 오브 어너'는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전쟁이라는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었고, 지금까지의 FPS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을 확립했다.
PC판은 FPS 게임으로서 만점에 가까운 게임이었다. 하지만 콘솔로 컨버팅되면서 조작성 문제가 발생했다. 이 게임은 콘솔로 하기는 너무나 불편하다. 리얼리티를 중요시하는 게임이다보니 대충 난사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없다. 항상 한 발에 한 명을 보낸다는 각오로 싸워야 하는데, 웬만큼 연습해서는 콘솔 패드로 정확하게 조준할 수 없다. 콘솔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를 연구하기보다 PC 키를 그대로 패드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콘솔 FPS가 많은 서양에서야 그나마 하겠지만, PC에 익숙한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쉽지 않다.
`메달 오브 아너'는 FPS 게임 역사상 가장 뛰어난 도입부를 가진 게임이다. 하지만 콘솔로용으로서는 조작감의 난점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플레이스테이션용뿐 아니라 X박스용 `메달 오브 아너'도 마찬가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