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에 매달린 정책 '추진력 제동'
중-정부부처간 정책갈등 및 사업자 이해조정 부족
국내 유일의 합의제 행정기구로 출범했던 제1기 방송위원회는 정치적 독립 면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지만 사업자들간 이해조정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방송위는 출범한지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상파 재송신, 방송 권역 확대와 같은 사업자간 이해조정 문제로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방송계를 강타하고 있는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 재송신 승인요청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제1기 방송위가 사업자들간 이해조정에 실패한 것은 근본적으로 위원회 스스로가 뚜렷한 정책목표를 제시하지 못했거나 일관성이 없고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초 제1기 방송위는 거시적인 방송정책 목표에서는 위성방송의 조기정착과 경쟁력 제고를 제시하면서도, 2차례에 걸친 위성방송사업자 채널정책에서는 사업자의 채널구성을 제한하는 규제 위주의 방안을 제시했다. 정책 목표와 내용이 일관성이 없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방송위는 2001년 11월 위성방송의 지상파 재전송을 2년간 유예한다는 정책적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은 사업자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한 절충안이지만 국회는 이러한 위원회의 정책결정을 무시하고 사업자의 청원으로 방송법 관련조항을 개정했다. 이로 인해 제1기 방송위의 수장인 김정기 위원장이 사퇴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이에 따라 제1기 방송위는 사업자 허가에서부터 관련사업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민감한 사안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부담감을 회피하고 타협책을 우선해 정책결정의 합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강대인 부위원장이 새로운 방송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약속했던 위원회의 회의 공개가 전체위원회의 결과 공개만으로 축소돼 합의제 행정기구로서의 방송위원회의 책임성마저 져버렸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 3년동안 많은 인허가 사업을 추진했지만 상당 부분이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비전과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인허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그 비전과 원칙을 만들다 보니까 사업자들로부터 반발만 사고 일부에서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난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제1기 방송위원회는 급속한 방송환경의 변화 속에서 방송통신 융합의 비전 제시와 역할 수행에도 소홀했다. 내놓는 방송규제 및 방송산업 정책들마다 급변하는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으며, 방송과 통신이 거의 같은 수준까지 진척돼왔음에도 불구하고 통신 부문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디지털 전송방식에 대한 논란은 방송위가 이를 전적으로 정보통신부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좀더 심도 깊게 고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이미 2001년도부터 HD방송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송기술인들과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전송방식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케이블방송도 지난해 디지털케이블 표준방식인 오픈케이블 유예안을 둘러싸고 기술 소관부서인 정보통신부와 마찰을 빚었으나 방송위는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해 업계 관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러한 과오들은 결국 제1기 방송위원회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로 인해 방송위는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디지털방송 정책에 대한 주도권을 잡지 못해 방송정책의 상당부분을 정통부에 넘겨줘야 했으며, 방송법 등 방송 고유영역의 정책 관할에 있어서도 정통부와 다툼을 벌여야 했다.
중-정부부처간 정책갈등 및 사업자 이해조정 부족
국내 유일의 합의제 행정기구로 출범했던 제1기 방송위원회는 정치적 독립 면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지만 사업자들간 이해조정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방송위는 출범한지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상파 재송신, 방송 권역 확대와 같은 사업자간 이해조정 문제로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방송계를 강타하고 있는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 재송신 승인요청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제1기 방송위가 사업자들간 이해조정에 실패한 것은 근본적으로 위원회 스스로가 뚜렷한 정책목표를 제시하지 못했거나 일관성이 없고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초 제1기 방송위는 거시적인 방송정책 목표에서는 위성방송의 조기정착과 경쟁력 제고를 제시하면서도, 2차례에 걸친 위성방송사업자 채널정책에서는 사업자의 채널구성을 제한하는 규제 위주의 방안을 제시했다. 정책 목표와 내용이 일관성이 없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방송위는 2001년 11월 위성방송의 지상파 재전송을 2년간 유예한다는 정책적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은 사업자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한 절충안이지만 국회는 이러한 위원회의 정책결정을 무시하고 사업자의 청원으로 방송법 관련조항을 개정했다. 이로 인해 제1기 방송위의 수장인 김정기 위원장이 사퇴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이에 따라 제1기 방송위는 사업자 허가에서부터 관련사업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민감한 사안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부담감을 회피하고 타협책을 우선해 정책결정의 합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강대인 부위원장이 새로운 방송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약속했던 위원회의 회의 공개가 전체위원회의 결과 공개만으로 축소돼 합의제 행정기구로서의 방송위원회의 책임성마저 져버렸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 3년동안 많은 인허가 사업을 추진했지만 상당 부분이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비전과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인허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그 비전과 원칙을 만들다 보니까 사업자들로부터 반발만 사고 일부에서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난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제1기 방송위원회는 급속한 방송환경의 변화 속에서 방송통신 융합의 비전 제시와 역할 수행에도 소홀했다. 내놓는 방송규제 및 방송산업 정책들마다 급변하는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으며, 방송과 통신이 거의 같은 수준까지 진척돼왔음에도 불구하고 통신 부문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디지털 전송방식에 대한 논란은 방송위가 이를 전적으로 정보통신부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좀더 심도 깊게 고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이미 2001년도부터 HD방송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송기술인들과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전송방식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케이블방송도 지난해 디지털케이블 표준방식인 오픈케이블 유예안을 둘러싸고 기술 소관부서인 정보통신부와 마찰을 빚었으나 방송위는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해 업계 관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러한 과오들은 결국 제1기 방송위원회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로 인해 방송위는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디지털방송 정책에 대한 주도권을 잡지 못해 방송정책의 상당부분을 정통부에 넘겨줘야 했으며, 방송법 등 방송 고유영역의 정책 관할에 있어서도 정통부와 다툼을 벌여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