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곤.김종휘 디지털문화평론가
독자들에게 이색 듣기 평가를 실시합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사이버 공간에 대한 5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중 자신의 생각과 가장 유사한 것을 고르세요. 답은 복수도 가능하고, 아예 없을 수도 있습니다.
1. 넌 어땠니? 난 학창 시절에 연애 편지 봉투에 이름 쓰지 못한 적 있거든. 쪽팔려서가 아니었어. 그 애 부모님의 무자비한 사전검열을 피하기 위해서였지. 전화도 그래. 친구에게 날 찾는 전화가 와도 부모님 멋대로 나는 학원에 가고, 그냥 집에 없고, 초저녁부터 잠자는 사람이 되었단 말야. 십대들이 왜 휴대폰 좋아하겠어? `좀 바꿔주세요' 하지 않아도 되거든. 마찬가지야. 사이버 공간도 간섭 안 받고 바로 소통할 수 있으니까 뜬 거라고. 자기 채널이 없거나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찾는 대안적 미디어, 그게 사이버 공간이야.
2. 난 좀 다른데, 예전에 전화모뎀 접속할 때 나던 소리 알지? 아, 그 연결음을 듣고 있으면, 성당에 들어서며 성수로 성호경 그리는 그때의 경건함이 느껴졌어. 나한텐 지금도 들려. 이 시공간 너머로 물질의 감옥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기분, 그 천상의 소리! 맞아, 인간을 구성하는 건 원자가 아니라 정보 데이터의 패턴이야. 사이버는 새로운 정신이자 영혼의 울림이지. 과거엔 신학이 육체적 초월을 떠맡았다면 이제는 과학기술이 맡은 거야. 에덴이 순결과 무지를 원했다면 새로운 시원은 정보와 앎을 요구한다, 어때?
3. 니들 얘기를 듣자니까 좀 웃긴다. 나는 니들이 밤마다 빗자루 타고 마법 집회에 참석했다가 다음날 해 뜰 때쯤 돌아오는 마녀들 같아. 인터넷 중독과 범죄는 왜 생겼는지 생각해 보라고! 이건 죄다 그 사이버 공간 때문이야. 사이비라고 말해도 모자라. 사기ㆍ스팸ㆍ폭력ㆍ성매매ㆍ해킹ㆍ무료 다운로드…. 넌 초월의 세계를 말하지만, 서핑해서 니가 얻는 게 진짜 뭐니? 육체적 쾌감이잖아. 시각ㆍ청각ㆍ촉각. 그리고 또 너는 부모님 마음도 모르니? 선의와 악의는 구분해야지. 미디어가 대안이라구? 인간이 먼저 대안이 되어야지… 쯧쯧.
4. 어떻게 사이버가 사이비냐! 그건 엄연한 공간이야. 한국 봐라. 땅덩어리가 요만한데, 우리나라가 잘 되려면 이 신대륙을 선점해야 한다고. 달나라에 인간이 처음 갔을 때 인류가 왜 놀랐을 거 같냐? 와- 인간의 능력은 끝이 없어라, 그랬을까? 아냐. 달 표면에 펄럭이는 성조기를 보고 놀랐던 거야. 그러니 우리가 주인 없는 이 부동산을 먼저 먹어야 해, 당장! 자, 사이버 공간, 이 거대한 대륙의 식민지화를 위하여! 다같이 클릭클릭! 야, 너네들 클릭 안 하고 뭐해? 눌러눌러, 저 까부는 미국 애들 콧대를 팍 꺾어놓자구.
5. 음… 사이버 공간이란 현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들의 이기적인 자유주의로 물들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지. 육체적 초월 또는 영혼을 떠들고 있지만 인간 상호간의 책임이나 공동체적 측면은 간과하고 있는 거야. 사회 전체에 대한 인간의 책무보다는 개인적인 이득을 챙기고 있는 거지. 사이버 공간을 두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조화로울 수 있는 유토피아라고 들 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극히 배타적인 그곳을 모르는 착각일 뿐이야. 사이버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이 오랜 명제가 전면적으로 자행되는 곳이지.
독자들에게 이색 듣기 평가를 실시합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사이버 공간에 대한 5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중 자신의 생각과 가장 유사한 것을 고르세요. 답은 복수도 가능하고, 아예 없을 수도 있습니다.
1. 넌 어땠니? 난 학창 시절에 연애 편지 봉투에 이름 쓰지 못한 적 있거든. 쪽팔려서가 아니었어. 그 애 부모님의 무자비한 사전검열을 피하기 위해서였지. 전화도 그래. 친구에게 날 찾는 전화가 와도 부모님 멋대로 나는 학원에 가고, 그냥 집에 없고, 초저녁부터 잠자는 사람이 되었단 말야. 십대들이 왜 휴대폰 좋아하겠어? `좀 바꿔주세요' 하지 않아도 되거든. 마찬가지야. 사이버 공간도 간섭 안 받고 바로 소통할 수 있으니까 뜬 거라고. 자기 채널이 없거나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찾는 대안적 미디어, 그게 사이버 공간이야.
2. 난 좀 다른데, 예전에 전화모뎀 접속할 때 나던 소리 알지? 아, 그 연결음을 듣고 있으면, 성당에 들어서며 성수로 성호경 그리는 그때의 경건함이 느껴졌어. 나한텐 지금도 들려. 이 시공간 너머로 물질의 감옥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기분, 그 천상의 소리! 맞아, 인간을 구성하는 건 원자가 아니라 정보 데이터의 패턴이야. 사이버는 새로운 정신이자 영혼의 울림이지. 과거엔 신학이 육체적 초월을 떠맡았다면 이제는 과학기술이 맡은 거야. 에덴이 순결과 무지를 원했다면 새로운 시원은 정보와 앎을 요구한다, 어때?
3. 니들 얘기를 듣자니까 좀 웃긴다. 나는 니들이 밤마다 빗자루 타고 마법 집회에 참석했다가 다음날 해 뜰 때쯤 돌아오는 마녀들 같아. 인터넷 중독과 범죄는 왜 생겼는지 생각해 보라고! 이건 죄다 그 사이버 공간 때문이야. 사이비라고 말해도 모자라. 사기ㆍ스팸ㆍ폭력ㆍ성매매ㆍ해킹ㆍ무료 다운로드…. 넌 초월의 세계를 말하지만, 서핑해서 니가 얻는 게 진짜 뭐니? 육체적 쾌감이잖아. 시각ㆍ청각ㆍ촉각. 그리고 또 너는 부모님 마음도 모르니? 선의와 악의는 구분해야지. 미디어가 대안이라구? 인간이 먼저 대안이 되어야지… 쯧쯧.
4. 어떻게 사이버가 사이비냐! 그건 엄연한 공간이야. 한국 봐라. 땅덩어리가 요만한데, 우리나라가 잘 되려면 이 신대륙을 선점해야 한다고. 달나라에 인간이 처음 갔을 때 인류가 왜 놀랐을 거 같냐? 와- 인간의 능력은 끝이 없어라, 그랬을까? 아냐. 달 표면에 펄럭이는 성조기를 보고 놀랐던 거야. 그러니 우리가 주인 없는 이 부동산을 먼저 먹어야 해, 당장! 자, 사이버 공간, 이 거대한 대륙의 식민지화를 위하여! 다같이 클릭클릭! 야, 너네들 클릭 안 하고 뭐해? 눌러눌러, 저 까부는 미국 애들 콧대를 팍 꺾어놓자구.
5. 음… 사이버 공간이란 현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들의 이기적인 자유주의로 물들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지. 육체적 초월 또는 영혼을 떠들고 있지만 인간 상호간의 책임이나 공동체적 측면은 간과하고 있는 거야. 사회 전체에 대한 인간의 책무보다는 개인적인 이득을 챙기고 있는 거지. 사이버 공간을 두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조화로울 수 있는 유토피아라고 들 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극히 배타적인 그곳을 모르는 착각일 뿐이야. 사이버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이 오랜 명제가 전면적으로 자행되는 곳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