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의 중국 수도인 베이징, 하루가 다르게 서구화에 채찍질을 가하는 상하이와 선전(深 )은 중국의 오늘과 내일을 상징하는 대표적 도시들이다. 지난해말 이들 도시는 모두 크게 들떠 있었다. WTO(세계무역기구) 가입과 올림픽 유치 등 각종 호재로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이 곳에 집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이라는 세계적 화두 속에 국내외 관련업계의 `만리장성' 공략에 대한 기대도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기술종주국으로까지 불리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본격 개화는 국내 업체들에 `오아시스'처럼 다가왔다.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무대로 뻗어나갈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0개월여 동안 중국 시장은 이러한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 못했다. 최대 1500만명 가입자 확보를 호언했던 사업자는 예상 밖의 시장 미숙에 크게 당황했다. 이제 겨우 400만명을 넘었다는 소식만 전해진다. 연초부터 `거대중화(巨大中華) 잡기'에 앞다퉈 나섰던 국내 업체들도 이제는 다소 지쳐버린 분위기다. 치밀한 시장분석과 진지한 준비자세도 없이 마냥 들뜬 분위기에 편승했던 업체들은 한바탕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들은 경영상 애로까지 겪으며 또 다른 해외시장 개척, 대안기술 개발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브랜드·기술·자본·마케팅 등에서 우위를 앞세운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만이 소정의 성과를 올리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 CDMA 시스템 2차 수주전에서는 국내업체 대부분이 고배를 마셔 중국시장 공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또 국내 업체들끼리 펼치는 과당·저가·출혈 경쟁은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런 와중에 최근 들어 `전자정부'(e-Government)라는 또 하나의 중국발 호재가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최우선 국정과제로 전자정부 구축사업을 채택해 놓고 있다. 중국은 중앙정부 이외에 성(省)급 행정단위만도 3개 직할시, 5개 자치구, 22개 성 등에 달할 정도로 조직이 방대해 전자정부 시장 또한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한 조사기관은 관련시장 규모를 올해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정보서비스 등을 포함해 350억 위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마다 25% 이상 증가해 2005년에는 60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은 CDMA에 이어 전자정부 구축기술 또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최정상급'이라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그래서 추진현황과 구축사례를 배우려는 외국 관계자들의 방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도 올해 초 대표단을 파견할 정도로 우리의 전자정부 구축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만 없는 또 하나의 거대시장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에서 벗어나려는 국내 업체들이 당연히 군침을 삼킬 만하다. 벌써부터 이 황금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업체들간 치열한 물밑경쟁이 감지된다.
올해 중국 IT시장 규모는 1조6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는 세계 3대 IT국가에 진입할 정도의 급성장이다.
하지만 이처럼 `기회의 땅'으로 한 발짝씩 다가오고 있는 `중원'(中原) 공략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신중함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이미 한바탕 겪고 있는 `CDMA 중국전'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자칫 중국은 `위기의 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는 해다. 우리보다 20년이나 앞서 수교를 맺은 일본도 아직 중원에 성공의 깃발을 꽂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과의 지리적·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앞세운다 하더라도 성급함은 스스로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중국 시장을 절대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서둘러서도 안 된다"는 한 대기업 노(老)경영자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보기술'(IT)이라는 세계적 화두 속에 국내외 관련업계의 `만리장성' 공략에 대한 기대도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기술종주국으로까지 불리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본격 개화는 국내 업체들에 `오아시스'처럼 다가왔다.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무대로 뻗어나갈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0개월여 동안 중국 시장은 이러한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 못했다. 최대 1500만명 가입자 확보를 호언했던 사업자는 예상 밖의 시장 미숙에 크게 당황했다. 이제 겨우 400만명을 넘었다는 소식만 전해진다. 연초부터 `거대중화(巨大中華) 잡기'에 앞다퉈 나섰던 국내 업체들도 이제는 다소 지쳐버린 분위기다. 치밀한 시장분석과 진지한 준비자세도 없이 마냥 들뜬 분위기에 편승했던 업체들은 한바탕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들은 경영상 애로까지 겪으며 또 다른 해외시장 개척, 대안기술 개발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브랜드·기술·자본·마케팅 등에서 우위를 앞세운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만이 소정의 성과를 올리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 CDMA 시스템 2차 수주전에서는 국내업체 대부분이 고배를 마셔 중국시장 공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또 국내 업체들끼리 펼치는 과당·저가·출혈 경쟁은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런 와중에 최근 들어 `전자정부'(e-Government)라는 또 하나의 중국발 호재가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최우선 국정과제로 전자정부 구축사업을 채택해 놓고 있다. 중국은 중앙정부 이외에 성(省)급 행정단위만도 3개 직할시, 5개 자치구, 22개 성 등에 달할 정도로 조직이 방대해 전자정부 시장 또한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한 조사기관은 관련시장 규모를 올해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정보서비스 등을 포함해 350억 위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마다 25% 이상 증가해 2005년에는 60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은 CDMA에 이어 전자정부 구축기술 또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최정상급'이라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그래서 추진현황과 구축사례를 배우려는 외국 관계자들의 방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도 올해 초 대표단을 파견할 정도로 우리의 전자정부 구축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만 없는 또 하나의 거대시장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에서 벗어나려는 국내 업체들이 당연히 군침을 삼킬 만하다. 벌써부터 이 황금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업체들간 치열한 물밑경쟁이 감지된다.
올해 중국 IT시장 규모는 1조6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는 세계 3대 IT국가에 진입할 정도의 급성장이다.
하지만 이처럼 `기회의 땅'으로 한 발짝씩 다가오고 있는 `중원'(中原) 공략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신중함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이미 한바탕 겪고 있는 `CDMA 중국전'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자칫 중국은 `위기의 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는 해다. 우리보다 20년이나 앞서 수교를 맺은 일본도 아직 중원에 성공의 깃발을 꽂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과의 지리적·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앞세운다 하더라도 성급함은 스스로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중국 시장을 절대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서둘러서도 안 된다"는 한 대기업 노(老)경영자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