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2'가 정식으로 발매된 지도 반년이 넘어간다. 하지만 게임기보다는 오히려 DVD 플레이어쪽에 마케팅 포인트를 주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게임도 `영화 같은' 게임에 치중하는 것 같다. `플레이스테이션 2' 정식 발매 전부터,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전 `플레이스테이션'과 `새턴'과 `닌텐도 64'의 삼파전 시절부터 비디오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열광할 게임은 많지 않았다. `라 퓌셀'은 정식발매 타이틀에 아쉬워하던 마니아 게이머들을 위한 단비 같은 게임이다.
이 게임은 전형적인 일본풍 시뮬레이션 롤 플레잉 게임(SRPG)이다. 지금까지의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에만 눈이 익었던 사람이라면 하나하나 점을 찍다시피 해서 그린 2D 3등신 캐릭터가 낯설 것이다. 정교한 3D에 화려한 이펙트와는 거리가 먼 `라 퓌셀'이 왜 굳이 플스 2로 나와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3D에 염증을 내던 사람들이 아니라면 `라 퓌셀'의 그래픽이 마음에 들지 않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굳이 2D 마니아가 아니라도 이 게임에는 눈여겨볼만한 점이 많다.
아직 시장이 안정되지 않아서 그랬는지 지금까지 플스 2 게임들은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무난히 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 위주로 발매되었다. 반면 `라 퓌셀'은 아주 집요하게 게임 마니아의 혼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이다. 최근 롤 플레잉 게임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건 타격감과 액션이다. 하지만 원래 롤 플레잉 게임의 핵심은 성장이다. 마법사면 마법사, 전사면 전사 식으로 캐릭터들마다 고유한 성장 특성이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어떤 아이템을 장비하느냐에 따라서 성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HP를 늘려주는 아이템을 장착하고 있으면 HP 성장에서 보너스 포인트를 받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특성치가 성장함에 따라 각각 다양한 스킬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템 출현율을 높여주는 `트레저 현트'라는 스킬을 얻으려면 SP, INT, SPD, HIT를 전부 3레벨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하지만 성장을 촉진하는 아이템은 대개 자체 성능은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좋은 걸 고르느냐, 당장은 힘들더라도 앞으로를 대비하느냐의 선택이 존재하고, 여기서 치밀한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시스템은 `정화'다. 게임맵에 부정점이 존재하고 여기서 어둠의 지세가 흘러나온다. 이를 정화해서 얻는 경험치로 아이템 자체가 또 성장한다. 지세의 흐름을 조정해 15칸 이상의 폐곡선을 만들고 적을 가둬놓은 후 정화를 행하면 `대기적'이 발생해 적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보너스 정화 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대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쓰다 보면 어느 새 정작 게임의 목적을 까먹을 정도다. 정화는 적 몬스터에게도 할 수 있다. 충분히 정화시킨 후 물리치면 동료가 되어준다.
그밖에도 클리어 루트에 따른 멀티 엔딩, 아이템 합성과 스페셜 던전 등 너무나 복잡하면서도 하나하나 흥미롭기 그지 없는 시스템으로 짧게는 30~40시간, 길게는 수백 시간까지도 붙잡을 수 있는 게임이 `라 퓌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충실한 한글화다. 제작사인 `니혼니치'와 긴밀하게 협조해서 그저 의미를 전달하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원래의 의도를 충분히 살리려고 노력한게 역력하다. 한글판 발매에 부친 `니혼니치'측의 특별 인터뷰를 실었고, 후속 작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까지 시도하고 있다. `라 퓌셀'은 게임의 완성도는 물론, 컨버전에서도 모범적인 게임이다.
* 게임약사 : "랑그릿사"
1991년 4월 26일 `랑그릿사' 하드코어 시뮬레이션 롤 플레잉 게임 시리즈의 탄생.
이 게임은 전형적인 일본풍 시뮬레이션 롤 플레잉 게임(SRPG)이다. 지금까지의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에만 눈이 익었던 사람이라면 하나하나 점을 찍다시피 해서 그린 2D 3등신 캐릭터가 낯설 것이다. 정교한 3D에 화려한 이펙트와는 거리가 먼 `라 퓌셀'이 왜 굳이 플스 2로 나와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3D에 염증을 내던 사람들이 아니라면 `라 퓌셀'의 그래픽이 마음에 들지 않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굳이 2D 마니아가 아니라도 이 게임에는 눈여겨볼만한 점이 많다.
아직 시장이 안정되지 않아서 그랬는지 지금까지 플스 2 게임들은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무난히 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 위주로 발매되었다. 반면 `라 퓌셀'은 아주 집요하게 게임 마니아의 혼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이다. 최근 롤 플레잉 게임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건 타격감과 액션이다. 하지만 원래 롤 플레잉 게임의 핵심은 성장이다. 마법사면 마법사, 전사면 전사 식으로 캐릭터들마다 고유한 성장 특성이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어떤 아이템을 장비하느냐에 따라서 성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HP를 늘려주는 아이템을 장착하고 있으면 HP 성장에서 보너스 포인트를 받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특성치가 성장함에 따라 각각 다양한 스킬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템 출현율을 높여주는 `트레저 현트'라는 스킬을 얻으려면 SP, INT, SPD, HIT를 전부 3레벨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하지만 성장을 촉진하는 아이템은 대개 자체 성능은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좋은 걸 고르느냐, 당장은 힘들더라도 앞으로를 대비하느냐의 선택이 존재하고, 여기서 치밀한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시스템은 `정화'다. 게임맵에 부정점이 존재하고 여기서 어둠의 지세가 흘러나온다. 이를 정화해서 얻는 경험치로 아이템 자체가 또 성장한다. 지세의 흐름을 조정해 15칸 이상의 폐곡선을 만들고 적을 가둬놓은 후 정화를 행하면 `대기적'이 발생해 적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보너스 정화 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대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쓰다 보면 어느 새 정작 게임의 목적을 까먹을 정도다. 정화는 적 몬스터에게도 할 수 있다. 충분히 정화시킨 후 물리치면 동료가 되어준다.
그밖에도 클리어 루트에 따른 멀티 엔딩, 아이템 합성과 스페셜 던전 등 너무나 복잡하면서도 하나하나 흥미롭기 그지 없는 시스템으로 짧게는 30~40시간, 길게는 수백 시간까지도 붙잡을 수 있는 게임이 `라 퓌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충실한 한글화다. 제작사인 `니혼니치'와 긴밀하게 협조해서 그저 의미를 전달하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원래의 의도를 충분히 살리려고 노력한게 역력하다. 한글판 발매에 부친 `니혼니치'측의 특별 인터뷰를 실었고, 후속 작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까지 시도하고 있다. `라 퓌셀'은 게임의 완성도는 물론, 컨버전에서도 모범적인 게임이다.
* 게임약사 : "랑그릿사"
1991년 4월 26일 `랑그릿사' 하드코어 시뮬레이션 롤 플레잉 게임 시리즈의 탄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