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바햄 지음/이충호 옮김/한승 출판사 /13000원
요리가 과학이라고? ‘요리의 과학’이라는 책 제목을 들으면 많은 독자들은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른다. “요리에 웬 과학이 필요해?”’라고. 그러나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자질구레한 현상과 작업들은 과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고, 요리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달걀에 열을 가하면 왜 굳을까? 생고기는 익히면 왜 맛있는 고기 냄새가 날까? 스테이크는 오래 익히면 질긴데, 사태나 갈비같은 부위는 왜 오래 익히면 부드러워질까? 쇠고기와 닭고기와 생선은 다 같은 단백질인데 왜 다른 색깔,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걸까?
마치 세상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아이들의 ‘귀찮은’ 질문 같이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과연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누구나 음식을 먹고 살지만, 음식을 먹으면 그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 에너지로 전환되는지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전공자를 제외한다면)그리 많을 것이다. ‘물질 대사 과정을 통해서…음, 그러니까 영양소가 연소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몸 안에 화력발전소가 있다는 말일까? 때로 어린이는 말 그대로 어른의 스승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하기 전에, 자신이 그런 물음의 정답을 과연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뻔해 보이는 일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원론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요리의 과학’은 음식을 만들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나 현상들을 과학적 원리로 밝힌다. 사람들이 냄새를 느끼는 원리나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기본 종류와 성질 등의 아주 근본적인 원리에서부터, 기초적인 음식의 조리법에서 이용되는 과학의 원리까지 설명해준다. 책에 등장하는 음식은 서양 음식이다. 스테이크나 생선 요리, 빵과 소스, 케익과 디저트 등의 조리 원리를 공개한다.
한국 음식을 대상으로 이런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주문은 사실 좀 공허하다. 우리 나라에서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좀체 서로 만나기 힘드니 말이다.
서구에서는 요리와 과학을 접목시켜 만든 책이 그리 드문 것은 아니다. 책에 따라서 초점이 요리에 맞춰진 것도 있고, 과학에 맞춰진 것도 있다. ‘요리의 과학’은 후자에 속한다. 과학자로서 대중강연을 해온 저자의 경력도 그렇거니와, 책의 서술도 과학의 입장에 서 있다. 사실 독자로서는 그 점이 아쉽다.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요리를 배우는 것보다,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과학을 배우는 것이 더 어려우니 말이다. 조금 더 친절하게, 요리 쪽에서 하나씩 짚어주는 편이 초보자에겐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또한, 책의 대상이 어린이인지 어른인지가 불분명한 것은 이 책의 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부분 부분에선 ‘이 실험을 하려면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책의 전체적인 서술은 어른을 위한 쪽에 맞춰져 있다. 책의 어느 부분에선, 과학 공부를 한지 오래되어 그 개념을 잊어버린 어른들을 배려하는 문구가 등장하니 말이다.
어쨌든, 음식은 눈대중과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 전통이었던 우리 나라에서 요리를 과학의 원리로 설명하는 책이 등장한 것은 반갑다. 부디 국내외 관련도서가 풍부하게 출판되어, 이 분야의 책들이 그 나름의 스펙트럼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요리가 과학이라고? ‘요리의 과학’이라는 책 제목을 들으면 많은 독자들은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른다. “요리에 웬 과학이 필요해?”’라고. 그러나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자질구레한 현상과 작업들은 과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고, 요리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달걀에 열을 가하면 왜 굳을까? 생고기는 익히면 왜 맛있는 고기 냄새가 날까? 스테이크는 오래 익히면 질긴데, 사태나 갈비같은 부위는 왜 오래 익히면 부드러워질까? 쇠고기와 닭고기와 생선은 다 같은 단백질인데 왜 다른 색깔,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걸까?
마치 세상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아이들의 ‘귀찮은’ 질문 같이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과연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누구나 음식을 먹고 살지만, 음식을 먹으면 그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 에너지로 전환되는지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전공자를 제외한다면)그리 많을 것이다. ‘물질 대사 과정을 통해서…음, 그러니까 영양소가 연소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몸 안에 화력발전소가 있다는 말일까? 때로 어린이는 말 그대로 어른의 스승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하기 전에, 자신이 그런 물음의 정답을 과연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뻔해 보이는 일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원론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요리의 과학’은 음식을 만들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나 현상들을 과학적 원리로 밝힌다. 사람들이 냄새를 느끼는 원리나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기본 종류와 성질 등의 아주 근본적인 원리에서부터, 기초적인 음식의 조리법에서 이용되는 과학의 원리까지 설명해준다. 책에 등장하는 음식은 서양 음식이다. 스테이크나 생선 요리, 빵과 소스, 케익과 디저트 등의 조리 원리를 공개한다.
한국 음식을 대상으로 이런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주문은 사실 좀 공허하다. 우리 나라에서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좀체 서로 만나기 힘드니 말이다.
서구에서는 요리와 과학을 접목시켜 만든 책이 그리 드문 것은 아니다. 책에 따라서 초점이 요리에 맞춰진 것도 있고, 과학에 맞춰진 것도 있다. ‘요리의 과학’은 후자에 속한다. 과학자로서 대중강연을 해온 저자의 경력도 그렇거니와, 책의 서술도 과학의 입장에 서 있다. 사실 독자로서는 그 점이 아쉽다.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요리를 배우는 것보다,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과학을 배우는 것이 더 어려우니 말이다. 조금 더 친절하게, 요리 쪽에서 하나씩 짚어주는 편이 초보자에겐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또한, 책의 대상이 어린이인지 어른인지가 불분명한 것은 이 책의 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부분 부분에선 ‘이 실험을 하려면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책의 전체적인 서술은 어른을 위한 쪽에 맞춰져 있다. 책의 어느 부분에선, 과학 공부를 한지 오래되어 그 개념을 잊어버린 어른들을 배려하는 문구가 등장하니 말이다.
어쨌든, 음식은 눈대중과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 전통이었던 우리 나라에서 요리를 과학의 원리로 설명하는 책이 등장한 것은 반갑다. 부디 국내외 관련도서가 풍부하게 출판되어, 이 분야의 책들이 그 나름의 스펙트럼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