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뒤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 ‘다이너소어’. 그리고 2001년 여름 깐느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이 확정되며 흥행 돌풍이 예고되고 있는 드림웍스의 3D 애니메이션 ‘슈렉’. 이 두 작품을 통해 3D 애니메이션의 흥행 법칙을 살펴보자.
최근 국내외 제작사들이 너도 나도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3D 애니메이션은 TV시리즈로 일찍 선보였지만 근래에는 영화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토이스토리’와 ‘신밧드모험2001’이 국내에서 상영됐고, 올해에는 ‘파이널판타지’와 국내작품으로 ‘엘리시움’(빅필름) ‘아크’(디지털드림스튜디오) 등이 개봉될 예정이다.
이같은 3D 열기는 디지털 데이터를 손쉽게 게임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원소스멀티유스’의 장점때문에 불이 붙었지만, 매체가 달라졌다해도 ‘작품’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화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영화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이어온 디즈니의 ‘다이너소어’는 ‘작품의 질을 고수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일깨운다. 셀 애니메이션을 선호해오던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의 작품에서 3D를 부분적으로 접목시켜 큰 효과를 거둔 뒤 3D 전문 스튜디오인 픽사와 함께 ‘토이 스토리’를 제작하며 전세계적으로 3D 돌풍을 주도했다. 디즈니는 이후 ‘토이 스토리 2’에 이어 2000년 무려 12년에 걸쳐 제작된 ‘다이너소어’를 개봉했다.
‘토이 스토리’가 ’장난감’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3D의 이질감을 최대한 희석시킨 작품이라면, ‘다이너소어’는 세상에서 사라진 공룡을 진보된 3D 기술을 이용해 화면에 복원시킨 작품이다. 다양한 공룡의 움직임을 해부학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재현했으며, 거대한 숲이나 바다, 사막의 자연환경 역시 실사의 그것처럼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속도감과 현실감, 그리고 거대한 음향효과가 어우러진 오프닝은 공룡의 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화면의 현실적 재현이 일정한 성과에 오른 반면 이야기는 보편성을 획득하는 수준에 멈추었다. 신천지를 찾아가는 공룡들의 모험은 돈 블루스 감독의 1988년도 작품인 ‘공룡시대(The Land Before Time)’와 똑같다. ‘다이너소어’는 첨단 그래픽 기술이 어떻게 진보했는가를 화려한 화면과 음향을 통해 보여주는 82분짜리 그래픽 쇼인 것이다.
올여름 개봉 예정인 ‘슈렉(Sherk)’은 깐느 경쟁부문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윌리암 스타이거의 원작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슈렉’은 드림웍스가 5년을 걸쳐 제작했다. ‘슈렉’ 역시 사람의 뼈와 근육, 햇빛에 반사되는 피부의 색깔, 머리카락 등을 실사에 가깝게 재현해 개봉 이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게임 ‘파이널 판타지 Ⅷ’에 삽입된 3D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인기를 끈 이유도 바로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이나 실사와 닮아있는 사람의 얼굴 표정 때문이었다.
3D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첫 번째 힘은 3D로 재현한 화면의 ‘그럴듯함’이다. 이 그럴듯함의 첫 번째 요소는 세부 디테일의 완성도다. 공룡이라면 피부의 표현이나 근육의 움직임에서부터 시작해 공룡이 밟고 지나가는 땅의 변화와 그림자, 주변의 공룡, 서식환경 등이 모두 있을 법하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3D 애니메이션은 디테일의 완성도를 통해 존재한다. 관객은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박인하 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기획팀장
최근 국내외 제작사들이 너도 나도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3D 애니메이션은 TV시리즈로 일찍 선보였지만 근래에는 영화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토이스토리’와 ‘신밧드모험2001’이 국내에서 상영됐고, 올해에는 ‘파이널판타지’와 국내작품으로 ‘엘리시움’(빅필름) ‘아크’(디지털드림스튜디오) 등이 개봉될 예정이다.
이같은 3D 열기는 디지털 데이터를 손쉽게 게임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원소스멀티유스’의 장점때문에 불이 붙었지만, 매체가 달라졌다해도 ‘작품’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화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영화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이어온 디즈니의 ‘다이너소어’는 ‘작품의 질을 고수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일깨운다. 셀 애니메이션을 선호해오던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의 작품에서 3D를 부분적으로 접목시켜 큰 효과를 거둔 뒤 3D 전문 스튜디오인 픽사와 함께 ‘토이 스토리’를 제작하며 전세계적으로 3D 돌풍을 주도했다. 디즈니는 이후 ‘토이 스토리 2’에 이어 2000년 무려 12년에 걸쳐 제작된 ‘다이너소어’를 개봉했다.
‘토이 스토리’가 ’장난감’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3D의 이질감을 최대한 희석시킨 작품이라면, ‘다이너소어’는 세상에서 사라진 공룡을 진보된 3D 기술을 이용해 화면에 복원시킨 작품이다. 다양한 공룡의 움직임을 해부학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재현했으며, 거대한 숲이나 바다, 사막의 자연환경 역시 실사의 그것처럼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속도감과 현실감, 그리고 거대한 음향효과가 어우러진 오프닝은 공룡의 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화면의 현실적 재현이 일정한 성과에 오른 반면 이야기는 보편성을 획득하는 수준에 멈추었다. 신천지를 찾아가는 공룡들의 모험은 돈 블루스 감독의 1988년도 작품인 ‘공룡시대(The Land Before Time)’와 똑같다. ‘다이너소어’는 첨단 그래픽 기술이 어떻게 진보했는가를 화려한 화면과 음향을 통해 보여주는 82분짜리 그래픽 쇼인 것이다.
올여름 개봉 예정인 ‘슈렉(Sherk)’은 깐느 경쟁부문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윌리암 스타이거의 원작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슈렉’은 드림웍스가 5년을 걸쳐 제작했다. ‘슈렉’ 역시 사람의 뼈와 근육, 햇빛에 반사되는 피부의 색깔, 머리카락 등을 실사에 가깝게 재현해 개봉 이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게임 ‘파이널 판타지 Ⅷ’에 삽입된 3D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인기를 끈 이유도 바로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이나 실사와 닮아있는 사람의 얼굴 표정 때문이었다.
3D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첫 번째 힘은 3D로 재현한 화면의 ‘그럴듯함’이다. 이 그럴듯함의 첫 번째 요소는 세부 디테일의 완성도다. 공룡이라면 피부의 표현이나 근육의 움직임에서부터 시작해 공룡이 밟고 지나가는 땅의 변화와 그림자, 주변의 공룡, 서식환경 등이 모두 있을 법하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3D 애니메이션은 디테일의 완성도를 통해 존재한다. 관객은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박인하 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기획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