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닷컴, 네오위즈, 네이버, 인티즌 등 지난해를 기점으로 유료화를 선언한 인터넷 업체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그러나 유료화 실시 이후 이들의 고민은 하루하루 늘어만 가고 있다. 유료화 이전에 방문했던 네티즌들의 발길이 많게는 90%이상 뚝 떨어져 유료화를 지속해야 할 지 고심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과감하게 유료화를 표방했지만 무료정보에 익숙한 네티즌들의 냉담한 반응은 유료화란 험난한 고지를 넘기에 역부족했기 때문이다.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은 성급한 유료화 시행에는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과금체계, 디지털 저작권보호장치, 콘텐츠관리시스템 등 유료화 실시를 위한 구체적 각론으로 접어들면 국내 인터넷업체의 대다수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지는 인터넷시대의 개척자인 벤처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인터넷벤처기업협회(회장 이금룡)와 공동으로 ‘유료화가 대세다-벤처기업에 힘을 네티즌에게 양질의 정보를’이라는 캠페인을 벌인다. 이를 통해 유료화에 따른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제시 등 유료화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조명해 본다.〈편집자〉
‘콘텐츠 유료화’가 인터넷 서비스업계의 사활을 가를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는 정면돌파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다수의 인터넷업체가 유료화의 불가피성을 인식하면서도 선뜻 유료화에 뛰어들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의 벽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일부 업체가 자사 콘텐츠의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적자생존의 정글’로 뛰어들고 있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는 막다른 골목에서 ‘강요된 선택’이라는 인상이 짙다.
PC통신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어 유료화 논의 자체는 전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하지만 유료화가 최근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 것은 ‘유료화 없이 내일은 없다’는 인터넷업계의 절박한 생존 논리가 표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료화가 인터넷업체의 흥망을 가를 승부수라면 유료화를 통한 생존해법 찾기는 모든 닷컴업체의 당면 과제일 수밖에 없다.
콘텐츠의 무료사용 분위기에 젖어 있는 네티즌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이들을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세계최고의 경제지로 정평이 나있는 월스트리트 저널은 2년전 자사 인터넷사이트의 프리미엄정보에 대해 1인당 연간 59달러를 부과하겠다고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가입자가 무더기로 이탈하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뉴스 기획기사 등 알찬 콘텐츠를 패키징서비스로 제공,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37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경쟁력있는 콘텐츠야말로 유료화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최대무기임을 입증한 것이다.
상당수의 국내 인터넷업체의 경우 콘텐츠를 통한 수익창출 노하우가 결여되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을 비롯해 게임 만화 영화 등 오락물, 재테크정보, 성인물, 음악, 영화 등 유료화할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가 제한돼 있다는 점도 풀어야할 과제의 하나다.
한게임이라는 게임 서비스 등을 통해 매출액 150억원을 거두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네이버를 비롯해, 현재 채팅사이트 세이클럽-하늘사랑 등 인터넷업체들은 이미 유료화의 격랑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이메일·홈페이지·콘텐츠 등에 대한 전면적 유료화를 선언한 인티즌을 필두로 올들어 유료화로 전환한 인터넷업체도 이미 수십개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닷컴기업 가운데 유료화 시행업체는 1%에도 못미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비즈그룹의 수석컨설턴트인 김성원 이사는 “콘텐츠의 고품질은 유료화의 기본 전제이며, 이를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패키징화해 맞춤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어야만 유료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로서는 전자상거래, 광고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유료화를 통한 수익보다 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며 “경영악화 탈출을 위한 대안으로 유료화에만 매달린다면 그만큼 성공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유료화는 벤처정신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안에 인티즌 등 일부 업체의 유료화 시행에 관한 ‘성적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새로운 ‘수익모델’로 부상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실패사례’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유료화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업체나 유료화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업체나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나 ‘성공적 유료화’로 가는 단서는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수백원에 불과한 우표가 일부 우표수집가에게 수백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에서 맞춤형 서비스의 중요성을 끄집어내야 한다. 또한 MP3 등 음악파일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음에도 고액의 입장료를 기꺼이 지불하고 공연장을 찾는 10대들에게서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유료화의 단서를 발굴해야 한다. 네티즌 사이에 유료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도 어찌보면 바람직한 일이다.
유료화를 통한 ‘서바이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네티즌이 정당한 값을 지불하면서 알찬 정보를 담고 있는 사이트에 힘을 실어주고, 불량 사이트를 도태시키는 진정한 의미의 감시자 역할을 해야할 때가 왔다.
<김동원기자>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은 성급한 유료화 시행에는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과금체계, 디지털 저작권보호장치, 콘텐츠관리시스템 등 유료화 실시를 위한 구체적 각론으로 접어들면 국내 인터넷업체의 대다수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지는 인터넷시대의 개척자인 벤처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인터넷벤처기업협회(회장 이금룡)와 공동으로 ‘유료화가 대세다-벤처기업에 힘을 네티즌에게 양질의 정보를’이라는 캠페인을 벌인다. 이를 통해 유료화에 따른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제시 등 유료화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조명해 본다.〈편집자〉
‘콘텐츠 유료화’가 인터넷 서비스업계의 사활을 가를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는 정면돌파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다수의 인터넷업체가 유료화의 불가피성을 인식하면서도 선뜻 유료화에 뛰어들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의 벽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일부 업체가 자사 콘텐츠의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적자생존의 정글’로 뛰어들고 있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는 막다른 골목에서 ‘강요된 선택’이라는 인상이 짙다.
PC통신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어 유료화 논의 자체는 전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하지만 유료화가 최근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 것은 ‘유료화 없이 내일은 없다’는 인터넷업계의 절박한 생존 논리가 표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료화가 인터넷업체의 흥망을 가를 승부수라면 유료화를 통한 생존해법 찾기는 모든 닷컴업체의 당면 과제일 수밖에 없다.
콘텐츠의 무료사용 분위기에 젖어 있는 네티즌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이들을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세계최고의 경제지로 정평이 나있는 월스트리트 저널은 2년전 자사 인터넷사이트의 프리미엄정보에 대해 1인당 연간 59달러를 부과하겠다고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가입자가 무더기로 이탈하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뉴스 기획기사 등 알찬 콘텐츠를 패키징서비스로 제공,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37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경쟁력있는 콘텐츠야말로 유료화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최대무기임을 입증한 것이다.
상당수의 국내 인터넷업체의 경우 콘텐츠를 통한 수익창출 노하우가 결여되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을 비롯해 게임 만화 영화 등 오락물, 재테크정보, 성인물, 음악, 영화 등 유료화할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가 제한돼 있다는 점도 풀어야할 과제의 하나다.
한게임이라는 게임 서비스 등을 통해 매출액 150억원을 거두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네이버를 비롯해, 현재 채팅사이트 세이클럽-하늘사랑 등 인터넷업체들은 이미 유료화의 격랑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이메일·홈페이지·콘텐츠 등에 대한 전면적 유료화를 선언한 인티즌을 필두로 올들어 유료화로 전환한 인터넷업체도 이미 수십개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닷컴기업 가운데 유료화 시행업체는 1%에도 못미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비즈그룹의 수석컨설턴트인 김성원 이사는 “콘텐츠의 고품질은 유료화의 기본 전제이며, 이를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패키징화해 맞춤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어야만 유료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로서는 전자상거래, 광고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유료화를 통한 수익보다 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며 “경영악화 탈출을 위한 대안으로 유료화에만 매달린다면 그만큼 성공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유료화는 벤처정신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안에 인티즌 등 일부 업체의 유료화 시행에 관한 ‘성적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새로운 ‘수익모델’로 부상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실패사례’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유료화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업체나 유료화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업체나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나 ‘성공적 유료화’로 가는 단서는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수백원에 불과한 우표가 일부 우표수집가에게 수백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에서 맞춤형 서비스의 중요성을 끄집어내야 한다. 또한 MP3 등 음악파일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음에도 고액의 입장료를 기꺼이 지불하고 공연장을 찾는 10대들에게서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유료화의 단서를 발굴해야 한다. 네티즌 사이에 유료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도 어찌보면 바람직한 일이다.
유료화를 통한 ‘서바이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네티즌이 정당한 값을 지불하면서 알찬 정보를 담고 있는 사이트에 힘을 실어주고, 불량 사이트를 도태시키는 진정한 의미의 감시자 역할을 해야할 때가 왔다.
<김동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