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주도하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대표 강현두)이 데이콤위성방송이 주도하는 한국위성방송(KSB대표 유세준)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됨으로써 95년 이후 5년여 끌어온 묵은 숙제는 이제 일단락되게 됐다. 이제부터는 지난 5년동안 허송세월을 교훈삼아 차질없이 위성방송이 출범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공식적 반응을 보이고 있진 않지만 데이콤위성방송과 온미디어 등 한국위성방송컨소시엄의 참여업체들을 끌어안는 대승적 결단이 한국디지털위성방송과 방송위에 요구된다. 사실 한국위성방송컨소시엄을 이끌고 지난 5년여 동안 위성방송준비를 해왔던 데이콤 위성방송은 매우 허탈해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데이콤은 한국통신보다 앞서 데이콤위성방송(DSM)이란 자회사를 세우면서 위성방송을 준비해왔다. 국내외에서 위성방송을 위해 펼친 10여차레의 필드조사는 물론 위성방송이란 뉴미디어를 일반에 인식시키는 데 DSM이 해온 역할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큰 틀보다 점수에 얽매인 사업자 선정=그런 측면에서 이번 방송위의 심사는 비록 공정했다고는 하지만 뉴미디어시대로 접어든 방송의 구도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위성방송이 선정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선정됨으로써 거대 기간 통신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출과 기존 방송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사들이 그대로 위성방송사업자로 자리만 옮겨 앉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방송위, 김정기위원장이 기회있을 때마다 방송사들의 비대화로 상대적으로 국내 영상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도 합치되지 않는 결과이다. 따라서 방송산업계에서는 방송위가 지상파들의 위력에 눌려 현실적 타협을 보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매체간의 균형발전에 있어서도 지상파방송사들의 대거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이미 수많은 방송학자들이 문제제기를 했다. 특히 콘텐츠의 제작유통송출까지 거머쥔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케이블TV의 발전에 큰 그림자였으며 독립프로덕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쟁력 있는 위성방송을 도입함으로써 이같은 불균형을 시정해보려는 염원은 이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거대 콘텐츠네트워크기업 독과점은 경쟁제한요소 =올 벽초에 거대 온라인네트워크 사업자인 AOL과 거대 콘텐츠기업 타임워너가 합병을 발표한 이후 미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종 합병허가를 받은 게 지난주이다. 1년간 승인이 지연된 것은 거대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의 합병으로 미국 관련산업의 피해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선정됨으로써 국내 방송산업은 더욱 더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의 지위가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처럼 거대 망사업자인 한국통신과 콘텐츠 독과점 사업자인 지상파방송사들이 손을 잡음으로써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밀어내는 결과를 빚게 될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통신은 통신산업뿐 아니라 인터넷기간망과 케이블TV의 광통신부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에 위성방송망과 콘텐츠공급업마저 확보함으로써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한국통신과 이행관계가 상반된 관련업체들은 한국통신이 가진 망과 콘텐츠소구력에서 제외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황근 선문대신방과교수는 뉴미디어사업이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성격을 지니지만 소수 거대 사업자들에게 시장 독점을 허용할 경우 국민문화와 정서가 이들 사업자들에게 좌우되는 상황에 직면한다며 문화, 정서를 전달하는 미디어사업은 정부가 장기적 안목에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방송위는 한국통신과 지상파들이 주도하는 위성방송사가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에 따라 모든 사업자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도록 감독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거대 독점사업자들에게는 민관 합의제형식의 방송위 행정력이 미칠지는 미지수다.
KDB의 위성방송사업 능력 과연 우수했나 =이번 사업자 선정은 시설이나 서비스경험이 백지상태에서 사업계획서만으로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사업자의 진정한 능력을 시험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 도면심사에 국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KDB는 실제 위성방송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항상 탈락사업자인 한국위성방송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경계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KDB는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 가능성 및 사회적ㆍ문화적 필요성 ▲채널구성ㆍ운용계획의 적정성 ▲재정 능력 ▲경영 계획 ▲방송시설 설치계획의 적정성▲방송영상산업 육성 및 방송발전 지원계획의 우수성 등 6개 분야에서 모두 KSB와의 점수 차이를 벌려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따냈지만 이는 어디까지 계획에서 앞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에는 27만원대 수신기를 무료에서 15만원(12개월 할부)에 대량 보급하고 6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조합을 통해 콘텐츠 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등 사업권을 따기 위한 무모한 계획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규화기자>
그런 의미에서 아직 공식적 반응을 보이고 있진 않지만 데이콤위성방송과 온미디어 등 한국위성방송컨소시엄의 참여업체들을 끌어안는 대승적 결단이 한국디지털위성방송과 방송위에 요구된다. 사실 한국위성방송컨소시엄을 이끌고 지난 5년여 동안 위성방송준비를 해왔던 데이콤 위성방송은 매우 허탈해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데이콤은 한국통신보다 앞서 데이콤위성방송(DSM)이란 자회사를 세우면서 위성방송을 준비해왔다. 국내외에서 위성방송을 위해 펼친 10여차레의 필드조사는 물론 위성방송이란 뉴미디어를 일반에 인식시키는 데 DSM이 해온 역할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큰 틀보다 점수에 얽매인 사업자 선정=그런 측면에서 이번 방송위의 심사는 비록 공정했다고는 하지만 뉴미디어시대로 접어든 방송의 구도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위성방송이 선정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선정됨으로써 거대 기간 통신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출과 기존 방송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사들이 그대로 위성방송사업자로 자리만 옮겨 앉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방송위, 김정기위원장이 기회있을 때마다 방송사들의 비대화로 상대적으로 국내 영상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도 합치되지 않는 결과이다. 따라서 방송산업계에서는 방송위가 지상파들의 위력에 눌려 현실적 타협을 보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매체간의 균형발전에 있어서도 지상파방송사들의 대거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이미 수많은 방송학자들이 문제제기를 했다. 특히 콘텐츠의 제작유통송출까지 거머쥔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케이블TV의 발전에 큰 그림자였으며 독립프로덕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쟁력 있는 위성방송을 도입함으로써 이같은 불균형을 시정해보려는 염원은 이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거대 콘텐츠네트워크기업 독과점은 경쟁제한요소 =올 벽초에 거대 온라인네트워크 사업자인 AOL과 거대 콘텐츠기업 타임워너가 합병을 발표한 이후 미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종 합병허가를 받은 게 지난주이다. 1년간 승인이 지연된 것은 거대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의 합병으로 미국 관련산업의 피해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선정됨으로써 국내 방송산업은 더욱 더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의 지위가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처럼 거대 망사업자인 한국통신과 콘텐츠 독과점 사업자인 지상파방송사들이 손을 잡음으로써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밀어내는 결과를 빚게 될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통신은 통신산업뿐 아니라 인터넷기간망과 케이블TV의 광통신부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에 위성방송망과 콘텐츠공급업마저 확보함으로써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한국통신과 이행관계가 상반된 관련업체들은 한국통신이 가진 망과 콘텐츠소구력에서 제외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황근 선문대신방과교수는 뉴미디어사업이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성격을 지니지만 소수 거대 사업자들에게 시장 독점을 허용할 경우 국민문화와 정서가 이들 사업자들에게 좌우되는 상황에 직면한다며 문화, 정서를 전달하는 미디어사업은 정부가 장기적 안목에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방송위는 한국통신과 지상파들이 주도하는 위성방송사가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에 따라 모든 사업자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도록 감독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거대 독점사업자들에게는 민관 합의제형식의 방송위 행정력이 미칠지는 미지수다.
KDB의 위성방송사업 능력 과연 우수했나 =이번 사업자 선정은 시설이나 서비스경험이 백지상태에서 사업계획서만으로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사업자의 진정한 능력을 시험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 도면심사에 국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KDB는 실제 위성방송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항상 탈락사업자인 한국위성방송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경계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KDB는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 가능성 및 사회적ㆍ문화적 필요성 ▲채널구성ㆍ운용계획의 적정성 ▲재정 능력 ▲경영 계획 ▲방송시설 설치계획의 적정성▲방송영상산업 육성 및 방송발전 지원계획의 우수성 등 6개 분야에서 모두 KSB와의 점수 차이를 벌려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따냈지만 이는 어디까지 계획에서 앞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에는 27만원대 수신기를 무료에서 15만원(12개월 할부)에 대량 보급하고 6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조합을 통해 콘텐츠 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등 사업권을 따기 위한 무모한 계획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규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