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오는 7월 임기가 마무리 되는 함용일 부원장은 "사실상 마지막 브리핑일 것"이라고 시사하며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하던 간에 끈기 있게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함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열고 "중점심사 대상인 유상증자를 일관성 있게 지속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2월부터 유상증자 중점심사제도를 도입했다. 제도 도입 이후인 2월 27일부터 지난 4월 30일까지 총 16건의 유상증자 중 14건이 중점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 중 재무지표가 부실한 한계기업이 12건으로 대부분이었으며 1조원 이상 대규모 증자는 2건으로 나타났다.
감독당국은 최근 3년 연속 재무실적이 부실하거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해당 한계기업들 중 유상증자 계획 자금 규모가 300억원 미만이었던 곳은 9곳에 달했다. 1000억원 미만은 3곳이었다.
주요 심사항목별 정정기재 건수 기준으로는 증자 당위성(12건), 한계기업 투자위험(12건), 주주소통 절차(10건), 기업실사(9건) 순으로 정정사항이 발생했다.
함 부원장은 "증자를 누가 하는가 보면 최근 것만 봐도 한계기업들"이라며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등 한계기업들이 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은행을 통해 자금 조달이 어려우니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상증자 규모가 작아도 주주이익이 훼손되면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며 "감독원이 정정 권한을 남용한다는 문제도 일부 제기가 되지만, 한계기업의 자금조달 행위에 대해 금감원은 마지막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중점심사 대상 유상증자에 대해 일관성 있게 심사를 지속할 예정이며 일정 기간 운영 후 심사 제도 성과를 평가해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부정적 인식이 커진 PEF 업계에 대한 감독·검사 강화를 예고했다. 연 5개 이상으로 검사를 확대하고 투자 규모, 법규 준수 정도,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사 범위와 수준을 차등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PEF 업계는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단기 투자금 회수만을 위한 운용,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따른 기업 재무구조 악화, 사회적 책임의식 부족, 부실한 내부통제 등을 지적받고 있다. 금감원은 2021년 10월 PEF GP 검사권이 도입된 이후 총 18개 GP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함께 학계, 업계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보완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일반주주 이익보호를 위한 M&A 등 제도개선을 위한 입법화를 적극 지원 중이며 내달에는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현황 점검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특히 함 부원장은 이날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 및 밸류업 프로그램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해야만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난해 윤석열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됐던 만큼, 정권 교체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함 부원장은 "밸류업이 무산되냐, 망가지냐 하는 말이 있는데, 자본시장 선진화나 밸류업 프로그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은 누가 하던 간에 끈기 있게 갔으면 좋겠다"며 "일본도 강조하는 것이 단기간에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좀비기업 퇴출, 상장폐지, 이중상장 등의 규제적 요소도국내 증시 저평가의 요인"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자율과 인센티브만 강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기업도 주주환원을 위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IR이나 사업보고서로 밝힐 필요가 있다"며 "여야(與野)나 당국 부처간의 싸움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도 자본시장의 한 축이자 당사자로서 자체적으로 대안도 제시하고 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또한 "투자자도 자기 책임의 원칙, 불공정 이슈 등 에서 성숙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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