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1조5000억 규모의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 수주가 유력한 가운데, 다음 목표인 '압구정2구역'을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누적수주액 6조원을 돌파하며 1위를 차지했었지만, 올 상반기 성적은 저조하다. 현재 5위를 기록 중이며,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격차는 약 3조6000억원이다. 롯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에도 밀리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조합 측은 오는 24일 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앞서 지난 1차에 이어 2차 입찰에도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재건축 사업은 개포동 일원 11만6682㎡에 지하 5층~지상 35층 269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5139억원(3.3㎡당 890만원)에 달한다.
그간 현대건설은 개포주공 수주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현대건설은 도심 복합 개발에 강점을 지닌 미국 건축설계 그룹 SMDP와 협력해 차별화된 설계를 앞세우며 일대를 강남 프리미엄 주거단지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조합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차별화된 브랜드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개포주공6·7단지를 강남권 대표 하이엔드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의 기술력과 글로벌 설계 노하우를 집약해 '랜드마크 단지'로 완성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서울 강북구 미아9-2구역도 수주도 유력한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공동도급(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으며,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의 다음 목표는 '압구정2구역'이다. 이 사업지 재건축을 놓고 삼성물산과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압구정2구역' 재건축조합 측에 압구정과의 연고 및 역사성을 보여주는 상표권 출원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홍보전의 서막을 알렸다. 자신들이 '압구정 터줏대감'임을 강조하면서, 수주 당위성을 조합 측에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이 압구정 현대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압구정 S.Lounge)'를 오픈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맞불 전략 차원이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현대아파트 명칭이 무단 사용되거나 혼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대체 불가능한 역사와 자산을 계승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상표권 등록 이후 명칭에 대한 권리를 조합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