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은 김재욱 박사 연구팀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조기 진단을 위한 새로운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신경심리학적 검사는 인지장애의 최종 결과만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두엽 2채널 뇌파측정장치(EEG)를 활용해 MCI환자군(481명)과 정상인지기능군(1043명)이 청각 자극에 반응하는 선택적 주의력 ERP(특정사건 관련 뇌 내 반응)를 측정했다. 5분 동안 256개의 표준 청각자극과 64개의 목표 청각자극을 무작위로 제시한 후 표준 청각자극에는 가만히 있고, 목표 청각자극에 대해선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그 결과, MCI 환자들은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사람에 비해 뇌 반응의 변동성이 약 12∼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각정보를 인지하는 초기 뇌반응(자극 후 0.2초)에서는 변동성이 약 12% 증가했고, 감각정보의 차이를 선택적으로 인지하고 평가하는 뇌반응(자극 후 0.3초)에서는 진폭의 변동성이 약 18%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MCI환자군의 신경처리과정이 다소 불안정하고, 집중력 지속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ERP 변동성 지표를 기존 ERP 지표나 신경심리학적 검사 결과와 통합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 진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재욱 한의학연 박사는 "ERP 측정은 감각-지각-주의-집중-인지-기억-재연 등 뇌인지 전체 과정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며 "ERP 측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정밀한 치매 조기 선별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치료(지난달 4일자)'에 게재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한국한의학연구원은 ERP(특정 사건 관련 뇌 내 반응) 변동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