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가 다음달부터 초콜릿 등 코코아가 들어가는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물가 억제를 위해 정부가 주요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미 둑이 무너지듯 최근 들어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최근 애널리스트와 진행한 IR간담회에서 원재료 가격 추이에 따라 하반기 추가 제품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 측은 IR간담회에서 "카카오빈 급등이 하반기에 어느정도 손익 훼손을 줄 것인지 예측이 힘든 상황"이라며 "하반기 원가 부담 상황을 보고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해야할 듯 하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롯데웰푸드는 당초 이달부터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시기를 6월로 늦춰달라고 요청하자 이에 응했다. 회사는 다음 달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올릴 예정인데, 이에 따라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초콜릿의 경우 200원, 빼빼로는 100원이 각각 인상된다.
롯데웰푸드 측은 가격 인상 배경과 관련해 "엘니뇨 등 기상 이변과 카카오 병해로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국가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지난해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다"며 "코코아 재배량은 지속 감소될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중국 등지의 초콜릿 소비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수급 불안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다만 최근까지 급등하던 코코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에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지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코아(선물계약 기준) 가격은 톤당 8351.2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달 19일(1만2218달러) 대비 31%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식품업계는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 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김 가격을 11% 인상했고, 맥도날드와 피자헛도 각각 2.9%, 3%가량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파파이스와 KFC 등도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수급 시점부터 제품이 만들어지는 시기까지 어느정도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바로 제품 가격이 떨어지진 않는다"라며 "다만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식품업체 입장에서도 제품 가격을 인상할 명분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웰푸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00.6% 늘어난 373억원이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롯데웰푸드가 코코아 원가 추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사진은 롯데웰푸드 초콜릿 제품.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