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국가 대개조 등 정면 돌파
경제·사회 등 곳곳서 반대 진통
여소야대 정국 높은 벽 실감도
오는 10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2년은 개혁 드라이브와 카르텔 타파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곳곳에서 기득권의 반대에 직면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필두로 의료개혁 등의 기치를 세웠고, 정치·경제·사회·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권 카르텔에 철퇴를 들었다. 또한 '인기 영합주의'와 철저히 선을 그으면서 전임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청와대를 개방하고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해 '용산 시대'를 새롭게 연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재정건전성을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 기조로 삼았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민간주도성장으로, 탈원전정책은 원전생태계 복원 정책으로 개조했다.
윤 대통령의 먼저 노동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로 촉발된 노정 갈등에는 '노사 법치'로 대응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적용 대상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한 화물연대의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법치주의로 대응했다. 이후 노사 법치 확장판으로 노동조합 회계 공시 제도 구축, 일명 고용세습 근절, 불법 쟁의행위 엄정 대응 등을 이뤄냈다. 다만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으로 제시한 주 최대근로 52시간제 폐지 및 주 69시간 근로제는 '과로 조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또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등에는 뚜렷한 진전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으로 출발한 교육개혁은 쓴 맛을 보고 좌초했다. 국민적 반대에 직면한 윤 대통령은 이를 철회하고, 박순애 초대 교육부 장관을 경질했다. 이후 교육개혁은 '사교육 카르텔' 혁파로 전환됐다. 윤 대통령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일명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을 고리로 한 교육당국과 입시·학원 업체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킬러문항을 철저히 배제하도록 지시했다.
연금개혁은 거북이 걸음 상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0월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발표했으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연금특별위원회가 공론화를 거쳤지만 국민적 눈높이와 총선 등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지난 2년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료개혁은 첫 걸음부터 돌뿌리에 걸렸다. 지역·필수의료계를 살려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안은 의료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전공의 집단 사직뿐 아니라 의대 교수들까지 동조사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담화에 나서고 전공의 대표와 비공개 회담까지 진행했지만 여전히 의정갈등을 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재정건정성을 강화하고 부정·부패 이권 카르텔을 혁파한다는 목표 아래 민간단체 보조금을 포함한 각종 국고보조금 원점검토를 지시했고, R&D(연구개발)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금융·통신 등 독과점 시장에도 부당이득을 걷어내도록 지시하는 등 경제계도 카르텔 철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대출이자를 하향 조정하고, 통신비 인하 효과를 거두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집권 2년 평가라 할 수 있는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윤 대통령에게는 국정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졌다. 특히 곧 출범을 앞둔 22대 국회가 21대 국회보다 더 여소야대 정국이 심화해 혹독한 집권 3년차를 맞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를 타개하고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첫 단독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오는 9일에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과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고 수사 외압의혹 등 민감한 현안에도 직접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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