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22대 총선 참패 원인을 되새기기 위해 가동한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가 당 안팎의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책임론이 화두로 떠올랐다. 실명을 특정한 '최종 책임자 리스트'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와서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총선백서 TF는 7일 여의도 당사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전여옥 전 의원, 허민 전 문화일보 선임기자 등을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박 교수는 회의 공개발언부터 "총선백서 최종 페이지에 책임자 리스트가 있어야 한다. 순위가 있어도 좋고, 적어도 어떤 사람 때문에 어떤 것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는지 언급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문책을 주장했다.
회의에 동참한 전 전 의원은 친윤(親윤석열) 논객으로 꼽힌다.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 총선 참패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 3,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7"이라며 우파 진영이 "선택의 지점"에 왔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회의 후 블로그를 통해 "후보를 당선시키는 총선인데 대선후보 맛보기 쇼였다", "집토끼가 깡총깡총 가출", "보수참칭 정당"이라며 한동훈 책임론을 폈다고 전했다. "당을 해체하자는 이야기도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영·호남 의석이 줄고 수도권이 늘었다. 앞으로 수도권 확장이 예상된다"며 지지층 고령화 등으로 인해 "4·10 총선은 국민의힘이 가장 유리한 환경에서 치른 선거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취재진을 만난 조 의원은 회의 내용에 관해 "이 상태로 아무 것도 안 하면 만년 2등 정당이 될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박 교수의 '책임자 리스트' 주장에 대해선 "개인적 의견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정인을 저격하기 위해 백서를 쓰는 게 아니다"면서도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졌고, 왜 졌는지는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당 출입기자단 설문조사 일부 문항이 '한동훈 저격성'이란 해석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향후 계획에 관해선 "총선에 핵심 역할을 한 분들을 만나 어떤 상황인지 알아가야 한다. 가장 주요한 실무"라며 "대통령실에 어떻게 면담을 진행하면 될지 소통을 시작했고 조만간 심층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조정훈(왼쪽) 국민의힘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TF 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