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과학자 출신 황정아 전략공천
與, 당적 옮긴 이상민 6선 도전
정부심판론·진보 강세에 '불리'
與, 당적 옮긴 이상민 6선 도전
정부심판론·진보 강세에 '불리'
![[이준기의 과ㆍ알ㆍ세] R&D예산 삭감 타격 입은 `과학 1번지`… 표심은 어디로?](http://contents.dt.co.kr/images/202403/2024033102109931731003[1].jpg "[이준기의 과ㆍ알ㆍ세] R&D예산 삭감 타격 입은 `과학 1번지`… 표심은 어디로?")
4.10 총선이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과학기술 1번지'로 불리는 대전 유성을(乙) 선거구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며 과학계의 관심이 뜨겁다. 대덕연구단지 일대를 지역구로 하는 대전 유성을은 올해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이슈와 함께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으로 옮기고, 과학자 출신 정치 신인 황정아 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민주당 영입인재로 전략공천을 받아 치루는 총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8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 후보와 황 후보는 국공립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기관, 벤처·스타트업 등이 집적해 있는 선거구 특성상 R&D 예산 복원과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 등 과학기술 분야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 연일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과학 1번지에서 만들어진 치열한 대결구도
대전 유성을은 지난해 과학계의 최대 이슈인 R&D 예산 삭감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이다. 특히 올해 R&D 예산이 전년보다 4조6000억원 가량 줄어든 탓에 정부와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지역민들의 민심이 좋지 않다. 여기에 진보 정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여당에 여러 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정부 R&D 예산 삭감으로 좋지 않은 민심이 과연 얼마나 표심에 반영되느냐에 따라 여야 표심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유성에서만 내리 5선을 지낸 이상민 의원이 여당인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기고, 그 빈 자리에 올초까지만 해도 과학자로 연구현장을 지켰던 황정아 전 천문연 박사가 민주당 영입인재로 정치에 뛰어드는 새로운 구도 속에서 치러진다. 정치 신인인 황 후보와 5선의 이 후보 간 누가 진정한 과학기술 대변자로 선택을 받을 것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 후보는 5번의 의정 활동기간 동안 과학기술 분야 상임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과학적 전문성과 역량을 쌓으며 국회 내 과학기술 대변자 역할을 해 왔다. 황 후보는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로, KAIST를 졸업하고 24년 간 천문연에서 위성을 만드는 과학자로 활동했다. 그는 정치 입문의 변을 "과학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R&D 예산 삭감 놓고 신경전 속 '과학 공약'으로 표심 공략
두 후보는 지난달 23일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두고 책임 공방론을 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황정아 민주당 후보는 "아무도 사과하지 않고 뻔뻔하게 R&D 예산을 전액 복원하겠다는 '후안무치'의 말을 정부가 하고 있다.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는 "R&D 예산 삭감 책임은 1차적으로 예산을 편성한 정부에 있으나, 거대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막았어야 했지만 합의 처리했고, 이제 와서 발뺌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야당의 책임론을 내놨다.
이렇듯 두 후보는 '과학'을 키워드로 공약을 내걸고 과학 표심에 파고 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의식한 듯 내년 R&D 예산 복원과 함께 올해 긴급한 R&D 예산 1087억원을 추경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R&D 예산 삭감이 재발되지 않도록 세출 예산의 5%를 R&D 예산으로 의무화하는 법제화 방안도 내놨다. 또한 출연연 연구자 65세 정년 환원, 사학연금에 준하는 과학기술인 연금 확충, 과학기술부총리제 승격, 출연연의 공공기관 제외에 따른 후속조치 마련, 연구행정 전문성 고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상민 후보는 "정부 여당의 힘 있는 다선 의원으로서, 과학기술인 우대와 과학기술계 현안을 해결하고 과학기술계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황 후보는 '과학강국 수도, 완전히 새로운 유성'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R&D 예산에 국가 예산의 5% 이상을 투입하는 'R&D 예산 목표제' 법제화를 비롯해 R&D 예산 복원을 위한 5000억원 규모의 'R&D 추경' 추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한국형 하르나크 원칙' 마련 등 과학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으로 유권자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 연구자 지원 확대,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 과학기술 기관 유치 근거 마련, 우주항공청 연구개발본부 신설 및 유성 유치, KAIST 의대 신설 및 의사과학자 육성 등을 대표적인 과학 공약으로 내걸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유성의 발전을 책임져 온 민주당에 힘을 모아 달라"며 "과학자의 긍지가 샘솟는 대덕특구, 누구나 존중받고 살기 좋은 사람중심 행복도시 유성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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