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장기대 못 미친 `증시 밸류업` , 투자자 입장에서 더 생각하라

입력: 2024-02-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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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기대 못 미친 `증시 밸류업` , 투자자 입장에서 더 생각하라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26일 베일을 벗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마련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공개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먼저, 오는 7월부터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연 1회 자율 공시하게 된다. 이와 관련, 매년 우수기업을 표창하고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등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우등생 기업'에 자금이 유입되도록 관련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를 공표·출시하고 전담 지원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연기금 등의 스튜어드십 코드(행동지침)도 개정한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차갑다. 지원 방안이 발표되면 증시가 불을 뿜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되레 떨어졌다. 코스피는 0.77%, 코스닥은 0.13% 각각 하락 마감했다. 최대 관심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이 실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 주가에 미칠 영향이었지만 기대와는 정반대였다. 일명 '밸류업 수혜주'로 불렸던 은행·보험·카드·자동차 주는 일제히 떨어졌다. 정부 발표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 컸다. 의무가 아닌 자발적 참여 형태라 강제성이 떨어지고, 인센티브도 약한데다 구체적인 세제지원 내용도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증명하는 데 그쳤다.

정부의 이번 프로그램은 일본의 성공적인 증시부양 정책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 수준의 대책이 나올 거라 예상했지만 베일을 걷어보니 의무나 벌칙이 아닌 인센티브 위주의 내용이었다. 이 정도로는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는 어렵다. 금융위는 6월 중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아마도 이번이 한국 증시를 키울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더 생각해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보다 과감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수립을 촉구한다. 그래야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가치 있는 투자처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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