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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삼킨 금융채… 돈맥경화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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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금융채 5조7674억건 급증
신용 낮은 회사채 수요 감소 우려
우량 채권인 금융채, 한전채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우량채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 회사의 채권은 인기가 시들하다. 업계에서는 작년 '은행채 발행 자제령'이 또 나오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채는 17조9584억원(318건) 발행됐다. 직전달인 7월 대비 5조7674억원(85건)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8월 금융지주채는 7000억원, 은행채는 7조9053억원, 기타금융채는 9조3531억원 발행됐다. 전달에 비해 금융지주채는 600억원(9.4%), 은행채는 3조7253억원(89.1%), 기타금융채는 1조9821억원(26.9%) 각각 증가했다.

은행채는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순발행 물량(발행액-상환액)의 증가폭도 커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 발행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3조77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4조6711억원 순상환에서 8월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이후 순발행 기조는 계속됐다. 이달 역시 22일까지 8조2600억원이 순발행됐다. 은행채 순발행 최대 규모를 보였던 작년 7월(7조9880억원)과 9월(7조4600억원) 도 넘어선 수준이다.

작년 은행채가 매달 7조원 넘게 순발행 되자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 자제령'을 내렸다.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 발행을 최소화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에 은행들은 작년 말부터 올해 7월까지 순상환 기조를 유지했다. 은행채 발행 현황은 9595억원을 순발행했던 올해 5월을 제하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달 발행보다 상환이 많았다.

금융당국은 기저효과라고 봤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 기준은 만기도래 100%에서 분기별 만기도래 125%로 변경돼 시행되고 있다"며 "은행채 발행 자제령이 있던 작년 4분기부터 은행들은 채권 발행을 못하고 수신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발행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은행들의 금융채 발행이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입장과 달리 3분기 들어 급격히 늘어난 우량채 물량에 주목하고 있다. 우량한 채권들이 쏟아지면서 시중 자금이 한쪽으로만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회사들의 자금난이 계속되고 있으면서도 은행들의 채권 발행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물량 자체를 줄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에는 석 달 만에 한전채 발행도 재개했다. 이달 11일 한전은 2년물과 3년물 채권을 2500억원어치씩 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3일 2800억원 규모로 한전채를 찍은 뒤 이달 재개한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8월 중에 카드채도 많이 발행됐다는 식으로 은행채 증가세를 흘려보면 안된다. 수 천 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캐피탈, 하나카드, 롯데카드 등은 등급이 높거나 시장에서 선호하는 채권으로 여전채보다 인기 있다"며 "금융채와 한전채 등 우량채가 많이 발행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채권 수요는 필연적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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