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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ESG 공시 핵심은 투자자 보호… 전문가 "한국은 공시의무화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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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정해 의무화된 ESG 공시
美, 사회·지배구조로 영역확장
韓, 평가기관만 있고 제재못해
기업반발로 가이드라인도 없어
그나마 가능한 '환경공시' 찔끔
[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ESG 공시 핵심은 투자자 보호… 전문가 "한국은 공시의무화 갈 길 멀어"
연합뉴스



韓, ESG공시 걸음마 단계

우리나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는 선진국에 비해 걸음마 수준이다. ESG 공시는 의무가 아닌 자율이다. 업권 간 삼삼오오 모여서 협회 차원에서 기준을 만들고 ESG 공시를 하고는 있지만 기준은 정하기 나름이다. 당연히 법률적 제재는 어렵다.

ESG 공시의 핵심은 투자자 보호다. 기업의 실태를 투자자에게 소상히 제공하는 게 목표다. 유럽에서는 2014년 ESG 공시를 의무화했다. 그 뒤를 미국은 바짝 쫓고 있다. 작년 미국은 임직원 보수와 성과 간 관계에 대한 공시 규정을 정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환경은 물론이고 사회·지배구조까지 공시 의무 영역을 넓힌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에서는 2025년까지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실제로는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다보니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시 의무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해당사자들이 사이에서도 이렇다 할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았다. 시행 가능해보이는 분야는 환경(E) 중 기후변화 관련 공시 정도다.

우리나라는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고 있다. 기업 ESG를 평가하는 기관은 있지만 공시하지 않았다고 법적 제재를 가하진 않는다. ESG 평가 기관의 눈치를 보는 기업들은 공시 자료에 ESG 활동을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적시하는 정도로 대응한다.

작년 8월 미국이 확정한 보수 관련 공시규정은 세부적이다. 상장기업은 최근 5개 회계연도의 임원보수 및 재무성과 지표를 공개해야 한다. 대상임원은 최고경영자(CEO)과 최고재무책임자(CFO), 그리고 보수총액 상위 3인 임원이다. 고액연봉자들의 정보를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투자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는 미흡하다. 우리나라 임원 보수 공시는 자본시장법 상 강제하는 기준이 있다. 상장법인에 한해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의 개인별 보수 내역 공개해야한다. 하지만 재무적인 성과 지표는 알 수 없다. 왜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는 셈이다. 그나마 의사 결정의 핵심인 CEO도 5억원이 넘지 않으며 보수 내역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기업은 개별적으로 주주제안도 수용하고 있다. 이들 주주가 제안한 사회(S) 안건은 기업의 정치 로비자금 공개, 작업장 안전, 성별·인종 등 직장 내 다양성, 임직원에 대한 공정한 보상, 성희롱, 직장 내 차별·괴롭힘 행위 은폐에 악용될 수 있는 고용계약서상의 광범위한 비밀유지조항 변경, 고객정보 보호 등이다. 이사회의 ESG 감독책임, 보상체계 내 ESG KPI 도입 등 지배구조(G) 안건도 적극 제안된다.

반면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는 경직돼 있다. 직장내 성희롱, 차별대우, 임금 불평 등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도 이슈에 대응하는 속도는 늦다.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소식에도 책임지는 임원은 몇사람 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 정부가 제도 보완에 우물쭈물하고 있는 결과라는 말들이 나온다.

학계는 국내 ESG 공시 의무화의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의 한 교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0년 8월 상장기업의 임원보수와 재무성과 간 관계를 설명하도록 의무화하는 공시규정을 채택했다. 큰틀에서 사회(S), 지배구조(G)가 시행되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며 "다만 우리나라 상황은 미국에도 못 미친다. 실제 2025년부터 시행되는 분야는 환경(E)일텐데 이마저 기후변화 정도에만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분위기를 보고나서 움직이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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