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엽 고문 회전문 인사 비판
"사측, 비용절감하려 구조조정 운운
경영악화 책임은 경영진의 몫"
노조, 구내식당 피켓시위 예고
"사측, 비용절감하려 구조조정 운운
경영악화 책임은 경영진의 몫"
노조, 구내식당 피켓시위 예고
카카오 노조 첫 장외집회
"우리는 정말 카카오가 다시 사랑받는 기업이 되길 원합니다."
카카오 노동조합이 26일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경영 실패와 회전문 인사를 지적하면서 고용 안정을 촉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크루 유니언)는 26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사를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IT위원회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카카오가 경영 실패의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카카오는 현재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비용 절감을 앞세워 구조조정, 희망퇴직을 운운하고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면서 "경영악화의 책임은 경영진의 몫인데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된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에서 대규모 사업·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백 전 대표는 지난 5월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나 이후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사측은 "동종업계 이직 방지로 영업기밀을 보호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상장 후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도 퇴임 후 고문으로 위촉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류 전 대표의 경우 거의 모든 국민들이 알 수 있을 정도의 과오가 있는 상태였는데 비밀 유지 때문에 고문으로 위촉한다면 제도 자체가 문제로, 관련 규정을 바꿔야 한다"며 "비슷한 일이 또 반복되고 있는 만큼 개선의 의지가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회사의 고통을 왜 직원들만 감내해야 하는지를 되물었다. 오치문 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그 고통을 직원들에게만 전가해선 안 된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이 경영 실패임에도 불구하고 백 전 대표는 사과도 없이 떠나나 싶더니 고문 계약으로 아직까지 회사의 곳간을 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센터장 또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자격이 없는 대표를 선임했고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직원들을 내몰았다"고 했다.
노조는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구내식당에서 피켓시위 등을 펼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이 항의서한에 답변하지 않을 경우 8~9월 예정된 단체협약을 중심으로 사측과 논의를 이어간다. 노조의 항의서한은 카카오 CA협의체 인사 담당이 수령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의 위기는 일시적인 재무 위기로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두면 또다시 제3의, 제4의 위기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의서한에 대한 답변이 있을지 기대는 별로 없지만 행동을 멈춘다면 앞으로도 대답을 들을 기회가 없을 것이기에 계속 소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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