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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로 투자 늘지 않는다는 건 단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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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런던대 교수의 저서는 국내에서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전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의 논리에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상당하다. 특히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이런 비판이 나온다.

이번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 논쟁점이 적지 않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최근의 금융 불안이 2008년 금융위기의 연장선상에 있다거나, 생산성만이 한 나라나 개인을 부자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그레고리 맨큐 미 하버드대 교수도 저서 '맨큐의 경제학'에서 경제학 10대 원리의 하나로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능력(생산성)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번 저서에서 논쟁점은 △균형 외교 △노동시간과 임금 △세금과 투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장 교수는 미·중 사이의 균형 실리외교와 한·미·일 동맹 일변도의 위험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최근의 국제 정세에 눈감은 '이상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미·중 간 갈등은 균형외교를 허용하지 않는 1980년대 '체제 전쟁'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핵심 원자재나 부품, 소재를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의 문제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세계 각국이 경제와 안보를 연결시키는 경제안보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노동시장 연장 논의를 임금 삭감과 연결시키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주 69시간 노동시장 연장 논의가 임금을 낮춰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논리와 같다고 했는데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임금 총액을 그대로 두고 노동 시간만 늘린다면 장 교수의 말이 타당하겠지만, 노동관계법 등에 따르면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늘릴 경우 임금을 더 줘야 한다. 게다가 근로시간을 제한하지 말고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는 중소기업 노동자들도 적지 않다.

감세와 투자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장 교수는 감세를 해도 투자가 늘지 않는다고 단언하지만 이는 특정 상황이나 시대의 일부 케이스에서만 찾아진다는 게 주류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투자 결정엔 세금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데, 감세 당시의 상황에 따라 투자가 늘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감세는 투자와 소비를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정설이다. 미국 레이건 정부는 감세 등을 골자로 하는 공급주의 정책인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를 통해 미국 경제의 호황을 이끌기도 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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