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노웅래 반대 161표보다 적어
與 "정치적 사망선고" 표현도
노웅래 반대 161표보다 적어
與 "정치적 사망선고" 표현도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연합뉴스>
수치상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고,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161석)도 넘지 못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사실상의 정치적 사망선고"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 대표가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무더기' 반란표= 민주당 의원이 전원 참석하고도 체포동의안에 공식적으로 반대한 표수는 민주당 전체 인원수(169석)에 한참 못 미친 138표였다. 결과는 '부결'이었지만 찬반 수를 따지면 찬성표가 오히려 1표 더 많았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탈표가 30표 이상 나왔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권표(9표)와 무효표(11표)를 합쳐도 20표여서 민주당내에서 찬성에 표를 던진 의원도 10명 이상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친야 무소속 등의 표가 5표 안팎이어서 기권 등을 포함해 이탈표가 40여표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말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됐던 노 의원보다 더 가결표가 더 많이 나왔다. 당시 재석 271명 가운데 찬성 101표, 반대 161표, 기권 1표였다. 그동안 민주당이 주장해왔던 '단일대오'는 말 뿐이었다.
압도적인 '부결'을 자신했던 친명(친이재명)계는 충격에 빠졌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굉장히 큰 충격"이라며 "당에서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다는 것도 느꼈고 규모가 이 정도인 줄 몰랐다"고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심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하고 이 대표의 방탄은 허물어졌다"며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리더십 휘청=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되면서 당내 '방탄' 기조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지금부터가 문제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건건히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 결단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 역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후 검찰이 이 대표를 향해 계속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방탄이미지'만 강화되면서 당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억지로 대표직을 끌고 가다가 역풍으로 차기 총선에서 의석수를 대거 잃으면 이 대표 개인적으로도 큰 정치적 위기가 올 수 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대항할 수 있을 만한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체포동의안 '부결'이란 방법도 쓸 수 없다"며 "개인적으로 보면 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본인이 한 발 물러서면서 공천과정에 변화를 주는 것도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표직과 공천권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혁신 공천이 이뤄줘야 차기 총선까지 기약할 수 있다"며 "지금 이대로는 너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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