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임상 3상 세부결과 공개
무진행 생존기간 20.6개월로 개선
비소세포폐암에서 뛰어난 효과
무진행 생존기간 20.6개월로 개선
비소세포폐암에서 뛰어난 효과
유한양행은 6일 렉라자의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 세부 결과를 공개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7월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코스코로부터 도입해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비임상 및 임상을 거쳐 31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 받은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다. 이번 글로벌 임상 3상은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393명(아시아인 258명, 비아시아인 1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재 1차 치료제인 게피티니브 투여 대비 레이저티닙 투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배정, 이중눈가림, 다국가 시험 방식으로 이뤄졌다.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레이저티닙 투여군이 게피티니브 투여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시켰음을 보여준다.
PFS은 항암제의 효능을 평가하는 변수로,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객관적인 종양 진행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인종에 따른 PFS 하위 그룹 분석 결과에서도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나 아시아인에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여줬다.
특히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비소세포폐암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EGFR 돌연변이형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 결과, 엑손19 결손 돌연변이(Ex19del)를 가진 환자군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 20.7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 10.9개월이었다. Ex19del을 가진 환자군에 비해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인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를 가진 경우 레이저티닙 투여군 17.8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 9.6개월로 확인됐다. 중추신경계(CNS) 전이가 있는 환자군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6.4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5개월로 나타났다.
임상을 주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이는 레이저티닙이 고른 효과를 보여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2차 평가변수도 공개됐다. 레이저티닙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76%로, 게피티니브 투여군(76%)과 유사했다. 반응지속기간(DOR)은 레이저티닙이 19.4개월로 게피티니브(8.3개월) 투여군보다 10개월 이상 길었다.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데이터 성숙도 29%)에서는 사망에 대한 위험비는 0.74로 나타났다. 18개월 시점에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80%, 게피티니브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72%였다.
조 센터장은 "아직 데이터 성숙도는 낮지만, 레이저티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저티닙의 안전성도 확인됐다. 레이저티닙 투여군에서 가장 빈번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감각이상 39%, 발진 36%, 가려움증 26% 순이었다. 보고된 이상반응 대부분은 1~2등급 수준의 경증이었다. 간질성 폐질환 및 3등급 이상 QTc연장 같은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2.5%, 1% 수준으로 낮았다.
조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두 번째 3세대 표적치료제가 성공적인 3상 결과를 보였다는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임상 결과를 토대로 내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라자의 1차 치료 적응증 추가를 위한 심사를 제출하고, 미 FDA(식품의약국), EMA(유럽의약품청) 등에 허가 신청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렉라자 단독으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임상을 진행했고, 결과를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면서 "국내 확대 넘어 전 세계 환자들에 1차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와 레이저티닙 기술 수출·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으로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한국 개발·판매 권한을, 얀센은 글로벌 상업화와 판매 권한을 확보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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