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제 美 FDA 승인 불발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 임상 진행
녹십자, 품목 허가 신청 등 속도전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 임상 진행
녹십자, 품목 허가 신청 등 속도전
한미약품이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미 FDA(식품의약국) 신속승인이 불발됐다. 한미약품은 올해 9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한국 제품명 롤론티스)의 미 FDA 승인에 이어 포지오티닙으로 '7번째 FDA 승인 국산신약' 타이틀을 획득하고 세계 최대 시장에 진출하려 했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7번째 FDA 승인 국산신약 타이틀을 잡기 위해 유한양행, GC녹십자, HLB 등이 치열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지난 25일 저녁 "미국 FDA로부터 '현 시점에서는 포지오티닙을 승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보완요청 서한(Complete Response Letter)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포지오티닙은 이전에 치료 받은 경험이 있거나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스펙트럼은 지난해 12월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FDA의 시판허가 여부 결정에 앞서 미국 항암제자문위원회(ODAC)는 올해 9월말 포지오티닙이 환자에게 주는 혜택보다 위험이 크다는 의견을 9대 4의 표결을 거쳐 내놨다. 이런 내용의 권고가 FDA의 신속승인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FDA 통보에 따라 스펙트럼은 사업의 우선순위에서 포지오티닙 허가를 뒤로 미루고, 이미 허가를 획득한 롤베돈의 마케팅과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포지오티닙의 뒤를 이어 7번째 FDA 승인 국산신약 타이틀을 노리는 후보로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GC녹십자 면역결핍질환 치료제 '알리글로', HLB(에이치엘비)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등이 거론된다.
이중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미국 파트너 얀센이 현재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내년 중 FDA 승인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렉라자는 지난해 1월 31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이미 사용 중인 만큼 FDA 승인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제제 신약 알리글로를 통해 7번째 FDA 승인 국산신약 타이틀을 노린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 판매 승인을 위한 오창공장 생산시설 실사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이뤄지지 못하면서 관련 절차가 늦어졌다. 그러다 지난 2월 FDA로부터 보완요청 서한을 받아 대응작업을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현재 FDA와 협의를 하면서 공장 실사를 요청하고 있다. HLB는 내년 상반기 중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품목허가를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HLB에 따르면,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1차 치료요법에 대한 FDA 신약 허가 전 사전 미팅(Pre-NDA)에서 FDA는 임상 주요 지표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관련 자료가 제출되는 대로 상세항목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지금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신약은 LG화학(팩티브), 동아에스티(시벡스트로), SK케미칼(앱스틸라), SK바이오팜(수노시·엑스코프리), 한미약품(롤베돈) 등 6개 품목이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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