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앞서 남미국가인 수리남의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 대통령과 우호교류의 물꼬를 튼 데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알버트 람찬드 람딘 수리남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수리남 관계를 더욱 단단히 했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해 람딘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개발·에너지·자원·농수산 협력 △한국전 수리남 참전 용사에 대한 보훈 △지역 및 한반도 정세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수리남 간의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2016년 서울에서 개최된 이후 6년 만이다.
박 장관과 람딘 장관은 한-수리남이 1975년 수교 이래 지속해온 우호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자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박 장관은 한국전에 참전한 수리남 군인의 희생에 사의를 표하고, 이에 보답하고자 한국 정부에서 수리남 참전용사 및 유족들에 대한 지원사업 확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전에는 수리남 군인 115명이 네덜란드군 소속으로 참전했으며, 현재 단 2명만이 생존해 있다.
람딘 장관은 한국 정부가 다양한 개발 협력 사업을 통해 수리남의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음을 평가하고, 기술·교육·과학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가기를 희망했다. 또 에너지·자원·농수산·관광 등 분야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람딘 장관은 "수리남은 중남미의 공급망 허브로서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며 "현재 수리남이 개발 중인 오일·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 한국 기업이 투자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람딘 장관은 또 "수리남은 그간 역사적·전통적 유대 관계에 기반 해 대(對)아시아 외교 관계에 집중해왔으나, 최근에는 실질 협력에 기반 한 외교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국과의 외교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계획과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 등 대북 정책을 람딘 장관에게 설명했다. 박 장관은 람딘 장관에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현재 CARICOM(카리브국가공동체) 의장국인 수리남의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와 2024-2025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수리남 측의 지지를 요청했다. 람딘 장관은 한국의 글로벌 활동 노력을 적극 평가하며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에 앞서 수리남과의 소통을 시작한 것은 장 기획관이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전 일선에서 뛰고 있는 장 기획관은 지난달 19~20일 직접 수리남을 찾아 산토키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한-수리남 간의 공감대 구축에 나섰다.
장 기획관은 수리남 방문 첫날이던 지난달 19일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 및 가족들을 초청해 만찬을 개최했으며 이튿날인 20일 산토키 대통령을 예방해 한-수리남 간 미래지향적 협력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장 기획관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우리 정부가 수리남 군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수리남 참전용사 2인 중 반 곰(Wilfred van Gom) 용사를 직접 찾아 함께 헌화하고 식사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뒤이커(Andre Duiker) 용사의 댁도 방문해 윤 대통령의 선물과 감사인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장 기획관은 특히 산토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대신해 한국전 참전국으로 오랜 친구 국가인 수리남과의 양국관계 강화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입장과 의지를 전달하고,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자유, 인권, 법치주의, 시장경제, 책임, 연대, 민주주의, 공정을 설명했다. 장 기획관은 수리남에서의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에 대해 "빈곤에서 세계경제강국으로 발전해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한국으로서 2030부산엑스포를 유치해 인류가 공동으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해결책들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CARICOM 의장국인 수리남과 같이 역내 리더와 함께 준비해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며 "이에 대해 산토키 대통령은 한국의 노력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각료들과 상의해 심사숙고 하겠다고 하며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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