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블록체인 행사 앞두고
국내 대신 글로벌 업체와 협약
"시장위축 행위" 업계 불만 고조
국내 대신 글로벌 업체와 협약
"시장위축 행위" 업계 불만 고조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와 손잡고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시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사이에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부산시가 내달 27~29일 벡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대규모 블록체인 행사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2'에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참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2019년 블록체인 규제 자유특구로 지정된 부산시는 그간 여러 차례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시도해왔다. 그러나 관계부처와 공감대 구축 실패 등으로 무산되면서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와 손을 잡는 방향으로 기조를 바꿨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끌어들이는 부산시= 부산시는 지난달 26일 바이낸스를 시작으로 FTX(30일), 후오비글로벌 및 후오비코리아(9월 14일) 등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와 잇달아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가 해외 블록체인 전문 기술자를 부산에 유치하고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거래소 설립 후에는 이들과 오더북(호가창) 공유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차별화를 위해 현재 국내 거래소가 제공하지 못하는 선물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낸스 등 세 거래소는 BWB 2022 행사에도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해외연사 초청, 전시 부스, 행사 프로그램 등 부산시에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낸스와 FTX, 후오비는 모두 글로벌 10위권 내로 꼽히는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다. 29일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거래소별 거래량으로는 바이낸스가 1위, FTX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후오비 글로벌은 9위다.
◇"국내 관련업계 질식 앞장서는 부산시"= 이들이 부산시에 자리잡게 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입장에서는 유동성 공급 규모가 다른 만큼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자체가 국내 거래소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는 차이가 많이 나는데, 국내에 정식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도 하지 않은 해외 거래소가 자리를 잡으면 국내 중소형 거래소 업계의 경우 존폐 여부 자체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에 신고되지 않은 해외 대형 거래소와 지방 정부의 협력은 대외 의존도를 심화하고 국내 블록체인 산업 발전 자체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부산시가 지역은행인 부산은행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도 있어 이 경우 원화마켓 운영을 위한 실명계좌 확보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현재 국내 5개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 거래소들은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지 못해 원화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이용자의 정보 유출 위험과 함께 특금법 위반 여지도 지적된다. 지난 2021년 3월 금융위원회 금융분석정보원이 개정한 특금법 하위규정에 따르면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허가를 받고 고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와만 오더북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규제 샌드박스의 취지 자체가 특정 산업의 육성과 성장을 위해 도입하는 제도인데 부산시가 멀쩡한 국내 거래소를 두고 굳이 해외 대규모 거래소를 규제 유예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상자산거래업체들이 가상자산 거래 중개외에 NFT(대체불가능토큰)나 스마트 계약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도 부산시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간 협력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해외에 넘겨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지난 2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국내 시장에 (해외가상자산 거래소가) 들어오게 된다면, 저희도 똑같은 수단이 있어야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외국인 회원에 거래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개정 특금법 시행에 따라 거래소들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관련 심사를 받는 상황에서 지원이 중단됐다.
다만 국내 거래소 입장에서는 부산시를 향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키우기엔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중소형 거래소뿐 아니라 상위 1~5위 업체끼리도 점유율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개별 거래소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입장에서는 공통적으로 부산시의 행보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면서도 "점유율이 큰 업체의 경우 해외 거래소 진입이 고객 이탈로 직결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작은 업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산시와의 비즈니스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추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끌어들이는 부산시= 부산시는 지난달 26일 바이낸스를 시작으로 FTX(30일), 후오비글로벌 및 후오비코리아(9월 14일) 등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와 잇달아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가 해외 블록체인 전문 기술자를 부산에 유치하고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거래소 설립 후에는 이들과 오더북(호가창) 공유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차별화를 위해 현재 국내 거래소가 제공하지 못하는 선물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낸스 등 세 거래소는 BWB 2022 행사에도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해외연사 초청, 전시 부스, 행사 프로그램 등 부산시에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낸스와 FTX, 후오비는 모두 글로벌 10위권 내로 꼽히는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다. 29일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거래소별 거래량으로는 바이낸스가 1위, FTX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후오비 글로벌은 9위다.
◇"국내 관련업계 질식 앞장서는 부산시"= 이들이 부산시에 자리잡게 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입장에서는 유동성 공급 규모가 다른 만큼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자체가 국내 거래소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는 차이가 많이 나는데, 국내에 정식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도 하지 않은 해외 거래소가 자리를 잡으면 국내 중소형 거래소 업계의 경우 존폐 여부 자체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에 신고되지 않은 해외 대형 거래소와 지방 정부의 협력은 대외 의존도를 심화하고 국내 블록체인 산업 발전 자체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부산시가 지역은행인 부산은행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도 있어 이 경우 원화마켓 운영을 위한 실명계좌 확보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현재 국내 5개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 거래소들은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지 못해 원화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이용자의 정보 유출 위험과 함께 특금법 위반 여지도 지적된다. 지난 2021년 3월 금융위원회 금융분석정보원이 개정한 특금법 하위규정에 따르면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허가를 받고 고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와만 오더북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규제 샌드박스의 취지 자체가 특정 산업의 육성과 성장을 위해 도입하는 제도인데 부산시가 멀쩡한 국내 거래소를 두고 굳이 해외 대규모 거래소를 규제 유예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상자산거래업체들이 가상자산 거래 중개외에 NFT(대체불가능토큰)나 스마트 계약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도 부산시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간 협력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해외에 넘겨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지난 2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국내 시장에 (해외가상자산 거래소가) 들어오게 된다면, 저희도 똑같은 수단이 있어야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외국인 회원에 거래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개정 특금법 시행에 따라 거래소들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관련 심사를 받는 상황에서 지원이 중단됐다.
다만 국내 거래소 입장에서는 부산시를 향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키우기엔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중소형 거래소뿐 아니라 상위 1~5위 업체끼리도 점유율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개별 거래소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입장에서는 공통적으로 부산시의 행보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면서도 "점유율이 큰 업체의 경우 해외 거래소 진입이 고객 이탈로 직결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작은 업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산시와의 비즈니스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추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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