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후천적 유전자 변이 '클론성조혈증' 발굴
특이적 과잉 염증반응 유발 유전자 발현에 관여
국내 연구진이 기저 질환이 없는 코로나19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코로나 환자의 맞춤형 치료 전략에 유용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KAIST는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지놈오피니언사 등 산학병 공동 연구팀과 함께 단일세포 오믹스 실험과 생물정보학 분석 기술을 융합해 기저 질환이 없는 저위험군에서 코로나19 중증 위험 인자인 '클론성조혈증'이라는 후천적 유전자 변이를 발굴했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6억 명 이상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600만 명이 사망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단핵구(크기가 큰 백혈구)의 과잉 염증반응에 의해 중증으로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중증 코로나19 환자 중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기저 질환이 없어도 중증으로 진행되는 등 개별 환자마다 면역반응의 편차가 크게 생기는 현상에 대해선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국내 4개 병원에서 243명의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과 후성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기저 질환이 없는 집단 내 코로나19 중증 환자에서 '클론성조혈증'을 찾아냈다. 클론성조혈증은 혈액과 면역세포를 형성하는 골수 줄기세포 중 후천적 유전자 변이다. 코로나19 중증 환자에서 단핵구에서 특이적인 과잉 염증반응이 확인됐고, 클론성조혈증이 이 같은 특이적인 과임 염증반응 유전자 발현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단일세포 오믹스 생물학 기법을 적용해 클론성조혈증이 코로나19 신규 중증 인자임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다.
최백규 KAIST 석박사통합과정생은 "앞으로 기저질환이 없는 저위험군 코로나19 환자라도 클론성조혈증을 갖는 경우 보다 체계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임상 현장에서 코로나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헤마톨로지카(9월 15일)' 온라인과 '실험 및 분자의학(8월 1일자)에 각각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KAIST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없는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진행에 영향을 주는 '클론성조혈증'이라는 후천적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