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차기 당권주자로서 잠재적 경쟁자들 견제…출마 공식화한 安 등 겨냥
"지도자급들이 이미지관리만…尹정부 붕괴 혈안된 민주당과 싸울 강한 리더십 필요"
"지도자급들이 이미지관리만…尹정부 붕괴 혈안된 민주당과 싸울 강한 리더십 필요"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의 저급한 융단폭격에 맞서야 할 우리 당의 몇몇 지도자급 인사들이 당의 위기 상황을 마치 남의 일인 양 방관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이미지 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포문을 열었다.
우선 그는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과 그 동조 언론들의 정권 흔들기로 우리 당은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역대급 불량 대표인 이재명 의원 방탄을 외치며 가미카제식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매국 조작방송'으로 제2의 광우병 사태를 재현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 모욕성 막말을 했다'는 내용의 자막 영상을 최초보도한 MBC와 대치 중인 상황을 시사한 셈이다.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엉터리 장관 해임 건의안으로 윤석열 정부를 흔들고 있으며,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터무니없는 의혹을 부풀려 고발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등 윤석열 정부와의 한판 전면전을 벌일 기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몇몇 지도자급 인사들'의 처신으로 화살을 돌려 "'샌님'같은 이미지 정치, 그때그때 간을 보다가 여야 논쟁이 치열해지면 뒤로 숨어버리는 '비겁한 정치', 내부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먼저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불리하다 싶으면 상대 진영과의 논쟁을 회피해 버리고, (여야 쟁점현안에) 하나 마나 한 양비론적 평론을 펼치다가 당이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을 때 해외로 철수해 버린다면 그것은 동지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는 안철수 의원이 대야(對野)전선에서 거리를 두고 있거나, 이준석 전 당대표 중징계에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문자 노출이 겹쳐 당이 내전으로 치닫던 7월말~8월초 미국으로 여름휴가차 출국했던 것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안 의원이 차기 당대표 출마를 확언한 날 저격한 셈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또 "상대 진영의 터무니없는 가짜 조작방송에 현혹돼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자당의 대통령과 당을 공격하며 '내부총질'을 한다면, 그것 또한 동지로서의 처신이 아니다"며 "사실확인이 되지도 않은 민주당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도 정도(正道)는 아니다"고 했다.
이는 당내에서 드물게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성과와 집권 이후 외교 전반을 비난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6일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미 통화스와프는 말도 못꺼냈다"며 무능하다고 규정했고, 그 전날(25일) MBC 보도를 근거로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고 비속어 논란 확대에 가세했다.
지난 22일에도 "나토 방문은 온갖 구설만 남기고, 한국까지 온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은 패싱하고, 영국 여왕 조문하러 가서 조문도 못하고, 유엔 연설은 핵심은 다 빼먹고, 예고된 한미 정상회담은 하지도 못하고, 한일 정상회담은 그렇게 할 거 왜 했느냐"며 외교 전반과 김건희 여사까지 아울러 겨냥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 당의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엔 지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윤석열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저들에 맞서, 맨앞에 나서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자신을 경쟁자들과 대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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