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으로 국내 웹툰·웹소설 이용자들이 연간 약 690억원을 더 부담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은 자체 분석 결과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으로 콘텐츠 이용자들이 부담할 추가 비용만 연간 3000억원에 육박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웹툰·웹소설과 음원 스트리밍,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자의 추가 비용을 모두 합한 수치다.
양 의원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에 유료결제 경험 비율을 곱해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 수를 추정했다.
남녀 웹툰·웹소설 월평균 유료이용금액에 남녀 비율(50.9% 대 49.1%)을 적용해 '가격 인상전 월평균 이용금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20% 인상률을 적용한 '가격 인상후 이용금액'을 산출한 뒤 이들간 차액에 12개월을 곱해 연간 추가 부담액을 계산했다. 다만 이는 유료이용자들의 콘텐츠 결제가 모두 인앱 결제라고 가정하고 산출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앱 마켓 시장 76% 이상을 점유한 구글은 이달 1일부터 국내 앱 개발사들에 자사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경우 앱 마켓에서 삭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양 의원은 "구글은 국내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앞으로 눈덩이처럼 더 불어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이 국내 앱 마켓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86.2% 이상 점유하는 것에 있다고 봤다. 이에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이 앱을 출시할 때 국내 앱 마켓 입점을 권고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하나의 앱 마켓에 등록하는 경우 정부가 나서서 다른 앱 마켓에도 앱 등록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권고에 따라 다른 앱 마켓에 입점하려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보조금 지급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가 아니라 지원을 수반한 권고로 경쟁을 활성화하고 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양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무형의 비용과 절차 때문에 여러 앱 마켓에 등록을 기피하던 사업자들도 보다 수월하게 다양한 앱 마켓에 모바일 콘텐츠를 등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독점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앱 마켓 시장에서 시장 경쟁이 도입돼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애플의 경우 자사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 마켓 설치를 제한하고 있는데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스마트폰 OS(운영체제)와 앱 마켓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업자가 다른 앱 마켓의 설치·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