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일반인 게재 불허-정당 가능 현수막 예시에 "신천지 비호세력" "술·주술 빠진 대통령" 등 포함
羅 "與 우리 후보 공격한 문구에다 단순반대 아닌 허위비방…민생파탄·거짓말은 '與 특정된다'며 막던 총선 편파 떠올라"
羅 "與 우리 후보 공격한 문구에다 단순반대 아닌 허위비방…민생파탄·거짓말은 '與 특정된다'며 막던 총선 편파 떠올라"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서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나 전 의원은 전날(1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위 문구들은 그동안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우리 윤석열 대선후보를 향해 공격했던 문구들"이라며 "'특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표현이 명시적이지 않다'는 것이, 도대체 납득이 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선관위가 교부한 표지를 부착할 경우, 현수막을 내걸 수 있다. 다만, 특정 후보자에 대한 비방이나 허위사실이 아닌 경우에 한해서"라며 "게다가 (윤 후보를 향한 신천지, 주술, 굿당 등) 그 표현은 단순 반대가 아니라 비방이고 허위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소수정당 후보와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은 '친일파 나경원 낙선'을 매일 지하철역에서 외치고, '100년 친일청산'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며 "(당시) 선관위는 친일청산은 '100년'을 기재했으므로 우리 당이나 나를 특정하지 않는다고 허용하더니, 우리 지지자들의 '민생파탄' '거짓말 out'은 '여당이 특정된다'고 불허했다. 편파도 그런 편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지지자들이 '10년 민생파탄'으로 피켓을 바꿔들고 나가니 그제야 선관위 논리가 궁색하다고 느꼈는지 (100년 친일청산과 10년 민생파탄) 둘다 불허했다. 이미 (21대 총선) 투표일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며 "상식과 원칙, 법과 정의가 모두 무너진 지금 대한민국의 선관위여서 정권교체를 해야 될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월9일 진짜 봄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선대본도 지난 18일 황규환 대변인 논평에서 "지난 총선 당시 야당이 '민생파탄'이라는 피켓을 사용하려 하자 '현 정부가 연상된다'며 불허하고, 4·7 재보궐 선거 때는 '내로남불', '무능', '위선' 등의 표현조차도 막아섰던 그 선관위가 맞는지 되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황 대변인은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의힘에 신천지가 바글바글하다'며 구태의 '주술', '신천지' 프레임으로 네거티브를 하겠다는 민주당 내부 보고서가 보도된 마당인데도 야당과 야당 후보에 대한 인격모독을 넘어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는 허위사실 유포나 다름없는 문구에 대해, '특정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이 명시적이지 않다'고 한다"며 "진정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것인가. 차라리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편이 낫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해주 전 선관위원(선관위 상임위원)의 주도하에 '여당무죄 야당유죄'의 행태를 이어오던 선관위는 초유의 '(조 전 위원 사표 반려로) 선관위원 알박기'가 실패한 이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당장 지난달에도 여당 국회의원이 공개 회의 석상에서 버젓이 질병관리청장에게 '여당 후보를 찍도록 코로나 관리를 잘해달라'며, 사실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리라 종용했지만, 선관위는 그 흔한 구두 경고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여당으로 기울어진 선관위라지만 공무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내팽개친 행태는 결국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라며 " 대통령이 공언한 '철저한 정치중립'이 허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선관위는 또 선거법 90조에 따라 일반인은 게재해선 안 될 현수막 내용으로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촉구-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 '무당 공화국, 신천지 나라, 검사 정부 반대합니다' 등을 들었다. '이 설계 제가 한겁니다 성남시장 시절 최대치적? 화천대유 진짜 주인 국민은 압니다'도 가능하며,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 현수막은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얼굴 사진이 포함된 현수막 예시는 불허하되 문구만 있는 경우 허용됐다.
특정 후보자를 떠올리게 하고 그에 대한 반대가 포함된 문구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일반인 게재를 불허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제20대 대선에서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은 관할 구·시·군선관위가 내어준 표지를 붙여서 위 사례 현수막을 선거운동용으로 게시할 수 있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선관위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조화롭게 실현될 수 있도록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이 특정되는 경우에 한해 제한하고 있다"며 "그 외의 경우에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폭넓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여·야를 막론하고 그 대상이 누구든지 공정하고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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